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영화, 오페라의 유령.

Written by leejeonghwan

December 26, 2004

유령과 크리스틴은 언뜻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사라 브라이트만을 생각나게 한다. 음악을 가르쳐 주었지만 크리스틴은 유령을 존경하기만 할 뿐 사랑하지는 않는다. 유령은 그런 크리스틴을 소유하려고 한다. 그것은 가망없는 욕망이다.

대신 크리스틴은 너무나 쉽게 라울과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에서 라울은 젊고 돈이 많다는 것 말고 특별한 매력이 없다. 노래도 그냥 그렇다. 유령도 마찬가지다. 늘 신경질을 부리고 잔뜩 폼만 잡을뿐 그에게서는 어떤 안타까움마저도 느껴지지 않는다. 관객들은 라울이나 유령이나 어디에도 쉽게 감정 이입을 하지 못한다.

현재에서 과거로,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가는 첫 장면은 놀랍고 신기하다. 그러나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 영화는 뮤지컬을 화면에 옮겨 놓은 것 이상의 아무런 새로움도 없다. 오히려 뮤지컬의 현장감은 사라지고 지루하고 뻔한 줄거리를 따라 예정된 결말로 달려간다. 당연히 별다른 감흥도 없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잘 만들어진 조화 같다. 정성을 들여 꽃을 흉내냈지만 향기는 없고 가까이 들여다 보면 볼수록 어딘가 어설프다. 이 영화는 스펙터클에 신경쓰느라 특히 클로즈 업 장면에 약했다. 음악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집에서 CD로 듣던 사라 브라이트만에 못미쳤다.

사라 브라이트만.

.

www.leejeonghwan.com
leejeonghwan.com audio
Voiced by Amazon Polly

Related Articles

Related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10년도 훨씬 전에 '주말의 명화'에서 봤던 영화다. 기억을 더듬어 한참을 찾았는데 DVD 따위는 아예 없고 어렵사리 토런트에서 내려 받아 영어 자막으로 다시 봤다. 미키 루크가 권투에 다시 빠져들기 전, 살인 미소를 흘리고 다니던 무렵의 영화다. 마틴은 아일랜드 해방군의 테러리스트다. 경찰에 쫓기다가 원치 않은 살인 청부를 떠맡은 마틴은 살인 현장을 한 신부에게 들키고 만다. 그는 신부에게 총을 겨눴다가 그냥 돌려 보낸다. 그 뒤 마틴은 성당으로 숨어들어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브뤼노 다베르는 어느날 갑자기 직장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2년 반이 흘렀다. 어느날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보는데 아들이 말한다. "우리 아빠도 저런데서 일해야 되는데." 브뤼노는 중얼거린다. 저 친구가 내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군. 그날 저녁 브뤼노는 위험한 계획을 떠올린다. 내 경쟁자가 과연 몇명이나 되는지 알아야겠어. 브뤼노는 다음날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낸다. 사서함에 경쟁자들의 이력서가 가득 쌓인다. 브뤼노는...

영화 ‘디바’.

영화 ‘디바’.

장 자끄 베넥스의 1981년 영화로 이른바 누벨 이마쥬의 대표 작품으로 꼽힌다. 이미지만 강조한 현실 도피적인 영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영화가 또 얼마나 되나. 나는 이 영화를 10번쯤 봤다. 여기 두 개의 테이프가 있다. 하나는 소프라노 신시아 호킨스의 공연 실황을 몰래 녹음한 테이프고 다른 하나는 인신매매 조직에 개입한 장 사포르타 경감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테이프다. 영화가 시작되면 알프레도 카탈리니의 오페라 '라 왈리' 가운데 '나는 멀리 떠나야...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Join

Subscribe For Updates.

이정환닷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

www.leejeonghw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