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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Written by leejeonghwan

January 27, 2009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브뤼노 다베르는 어느날 갑자기 직장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2년 반이 흘렀다. 어느날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보는데 아들이 말한다. “우리 아빠도 저런데서 일해야 되는데.” 브뤼노는 중얼거린다. 저 친구가 내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군. 그날 저녁 브뤼노는 위험한 계획을 떠올린다. 내 경쟁자가 과연 몇명이나 되는지 알아야겠어.

브뤼노는 다음날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낸다. 사서함에 경쟁자들의 이력서가 가득 쌓인다. 브뤼노는 그 가운데 자신보다 잘 생기고 경력도 좋은 5명을 추려낸다. 내가 인사 담당자라면 나보다는 이 사람들을 먼저 뽑을 거야. 만약 이 5명이 사라진다면? 그럼 그 다음은 당연히 내 차례가 되는 거지. 그래서 브뤼노는 그 5명과 TV에서 본 그 남자를 모두 죽이기로 한다.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과 파국의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든다.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러 나선 착한 아내.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아들과 딸. 숨길 수 없는 가난. 그리고 기약없이 늘어진 시간과 무력감. 막연하고 과장된 희망. 경찰은 그를 다음 희생자 또는 살인 용의자로 주목하고 사서함에는 새로운 이력서가 또 금방 쌓인다. 관객들은 조급해진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일자리를 잃는다는 건 삶의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간다는 걸 의미한다. 가정이 있고 40대 후반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브뤼노는 아내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 곧 취업이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잘 나갔던 과거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게 삶의 밑바닥에서 그가 꿈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 영화에서 실직과 죽음의 간극은 그리 멀지 않다. 실제로 브뤼노가 죽이려 했던 경쟁자 가운데 하나는 결국 자살을 한다. 브뤼노는 비슷한 처지의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면서도 이들을 죽이지 않으면 결국 자신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5+1명만 죽이면 내가 살 수 있다. 참혹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브뤼노가 죽였거나 죽이려고 했던 그의 경쟁자들은 음식점이나 옷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한다. 그런데 브뤼노는 하루 종일 전화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 일을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은 생계 유지의 방편이면서 날마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삽질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MB 아저씨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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