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확대하면 전 국민 무상의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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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은 수다스럽고 말많은 아줌마다. 언제 어디서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는 아마도 우리나라 보험 시스템의 문제를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이다. 보험이론을 전공한 대학 교수들도 그만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도의 이면을 고민하지 못한다. 진보진영의 이론가들 못지 않게 그의 관점은 명확하고 정치적으로도 올바르다.

인터뷰 / 김미숙 한국보험소비자협회 회장.

한때 잘 나가던 보험설계사였던 그는 어느 날 보험회사들이 계약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걸 깨닫고 보험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지금은 보험회사와 맞서 싸우면서 계약자들의 권리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의 문제점을 파고들던 그가 언젠가부터 공적보험의 강화라는 주제에 매달린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사적 보험의 한계가 너무나도 분명하고 결국 해답은 사회적 합의와 연대, 공적 보험의 강화 밖에 없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는 건강보험과 생명보험의 효율성을 비교해보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건강보험은 9조6082억원의 보험료를 받아서 16조1305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지급률은 무려 167.9%에 이른다. 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받고 있는 셈이다. 직장 가입자의 사용자 부담금과 정부의 지원금이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운 덕분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지급률은 59.7%밖에 안 된다.

김 회장은 “건강보험을 확대하면 전 국민 무상의료도 가능하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암 환자는 모두 31만4652명인데 이들의 진료비가 연간 1조1158억원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건강보험에서 나간 비용이 8056억원으로 72.6%나 돼요. 건강보험에서 암 환자 진료비를 이렇게 많이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8056억원을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수로 나누면 1인당 부담액이 2만2979원이 된다. 만약 암 진료비를 전액 건강보험에서 보장한다면 나머지 27.4%의 예산이 3102억원, 1인당 8672원씩만 더 부담하면 된다.

“한 사람 앞에 한 달에 722원만 더 내면 암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무상의료가 가능하게 된다는 이야기죠. 그렇게 되면 따로 암 보험 등에 가입할 이유도 없게 됩니다. 이게 바로 공적보험의 매력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험료를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낸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합쳐 한 사람 앞에 1년에 145만원을 보험료로 낸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낸 보험료는 모두 70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9%에 이른다. 보험료의 3분의 1만 내도 전 국민 무상의료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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