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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대회에 가다.

Written by leejeonghwan

October 10, 2004

“시민 여러분. 저희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입니다.”

노동자들 파업 때문에 주가도 안오르고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떠난다고 난리법석을 떠는 세상에 모처럼 큰 집회가 열렸다.

지난달 10일 열린우리당이 입법예고한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파견근로의 전면 허용이나 다름없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준 셈이다. 이걸 열린우리당은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라고 부른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 법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11월부터 총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할아버지들의 집회에는 10만명이 모였다는데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 대회는 주최측 추산으로 8천명,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적어보이는 사람들이 모였다.

길가던 여자애 투덜거리는 소리가 뒷전을 아프게 찔렀다. “지나다니는 사람 길은 터주고 해야할 거 아냐.”

아마 그 여자애는 몇년 뒤 졸업 후 자기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그의 아들과 딸들 세대에 가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금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를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결국 나와 내 가족의 문제고 우리 모두의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는 인권의 문제고 사회 정의의 문제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는 일용직을 포함, 784만명으로 이미 전체 노동자의 55.4% 수준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03만원으로 정규직 노동자 201만원의 51.2%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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