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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생명지주회사로 삼성전자 지배 가능하게 되나.

보험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그 아래 삼성전자를 손자회사로 둘 수도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는 이야기다. 금산분리 원칙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셈이다.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12월27일 발표한 보험업법 개편 방안에 따르면 자회사 보유 지분을 15%로 한정하는 선에서 보험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임승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대기업 소속 보험사들이 상호·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업 회사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하지만 소유규제를 완화하면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업종제한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비은행지주회사는 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상호·순환출자 해소, 내부거래 통제 등이 전제돼야 한다.

재경부가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가 워낙 복잡한 탓에 이를 해소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삼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왔던 경제개혁연대의 입장은 다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보험업법 개편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그룹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만 내다 팔면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고 에버랜드를 보험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요건이 성립된다. 이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에버랜드를 지배하고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가 여전히 유효하게 된다. 순환출자 구조를 일부 해소하는 대신 더욱 강력한 지배구조가 구축되는 셈이다.

특히 이번 보험업법 개편에서 방카슈랑스와 함께 어슈어뱅킹을 허용한 부분도 주목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말이고 어슈어뱅킹은 보험회사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한다는 말이다.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내줄 건 내주고 더 큰 실익을 챙기는 셈이다.

문제는 이 경우 사실상 삼성은행의 설립도 가능하다는데 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삼성 내부문건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은행의 대안으로 어슈어뱅킹 설립을 모색하고 전방위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추측된다. 주요 언론의 보험업법 개편 보도에는 이런 사실이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보험 지주회사가 도입될 경우 삼성으로서는 현재의 그룹 지배권에 큰 변화나 비용 지출 없이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해진다”면서 “이번 보험업법 개편방안의 가장 큰 수혜자는 또 다시 삼성그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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