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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탐욕과 맞서 싸우기.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원고료 대신 쌀을 한 포대 보내왔다. 어렵게 만드는 책인 걸 아는 터라 반갑고 고마웠다. 원고를 쓰면서 그리고 책을 받아서 읽어보면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반성을 하게 됐다. 가뜩이나 요즘 일을 핑계로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 같아서 심난하던 참이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블로그도 더 열심히 꾸릴 생각이다. 여러가지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 지켜봐 주시길.

아래는 고쳐서 다시 보낸 원고. 관심있는 사람은 스콧 니어링 평전도 읽어보기 바란다.

참고 : ‘스코트 니어링 평전’을 읽다. (이정환닷컴)

자본주의의 탐욕과 맞서 싸우기.

스콧 니어링 자서전.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실천문학사 펴냄, 1만2천원.)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우리가 현실과 타협할 때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변명이다. 타협은 흔히 무기력한 패배주의로 이어진다. “그래봐야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아”라는 뿌리 깊은 체념. 그리고 그런 패배주의가 현실을 더욱 강화한다. 분명한 것은 현실 그 너머를 꿈꾸지 않으면 결코 현실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

벌써 10년도 지난 일이다. 스콧 니어링을 읽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는 평생에 걸쳐 자본주의의 탐욕과 맞서 싸웠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섣불리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체념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가 옳다고 믿는 것을 직접 몸으로 실천했다.

누구나 그의 생각에 동의할 수는 있지만 그가 살았던 방식으로 살기는 어렵다. 그의 글이 불편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사회의 분배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당연히 기득권 계층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가뜩이나 1차 세계대전과 함께 색깔 논쟁이 한창이던 무렵이었다. 그는 대학에서 쫓겨났고 어느 언론 매체에서도 그의 글을 실어주지 않았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스스로 반문하게 된다. 나는 과연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그 중간 어딘가에서 포기하거나 어설프게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가. 더 아픈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나는 과연 자본주의의 탐욕에서 자유로운가. 나는 과연 자본주의의 탐욕을 벗어던질 의지라도 있는가.

그는 대학에서 쫓겨난 뒤 스무 살 연하의 두 번째 부인과 함께 시골 마을에 내려간다. 이들은 직접 땅을 일궈 먹을거리를 길렀고 죽은 동물의 고기는 먹지 않았다. 필요한 것 이상으로 욕심을 부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삶은 건강했고 여유가 넘쳤다. 직접 지은 벽돌집 마당에서 플루트를 불고 있는 두 사람의 사진은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다.

그는 자본주의의 탐욕이 잉여이익을 만들고 필연적으로 착취와 억압을 부르고 불평등을 확산시킨다고 믿었다. 자본주의의 탐욕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처럼 시골로 내려가 농사라도 지어야 하는 것일까. 그처럼 완벽하게 탐욕을 벗어던지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그가 말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건강한 삶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르주아 독재자들이 발전시키고 통제하는 대중 매체의 시사 프로파간다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둘째, 자본주의 사회에 복무하는 답례로 제공되는 물질적 보상을 거부하는 것이다. 셋째, 독점 자본주의 정책들을 용인하거나 정책 결정과 실행에 참여,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것이고 넷째, 부르주아 체제와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관계를 끊는 것이다.

그는 묻는다. 기층 민중이 왜 기층 민중의 의식을 갖지 못하는가. 기층 민중이 왜 기득권층의 의식에 젖어 있는가. 그는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고 충고한다. 그는 막연한 이상을 부르짖지 않았다. 대안 사회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실험과 실천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니어링은 말한다. “결국은 일상적으로 대안적인 삶의 주체로 거듭나야 하고 그것이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사회적 실천을 해야 한다. 변화는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의식적 실천을 꾸준히 하는 한, 역사의 변화는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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