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웹 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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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하게 많은 논란을 거쳤지만 여전히 웹 2.0의 실체는 모호하다. 그만큼 범위도 넓고 형태도 다양하다. 그러나 변화의 징후는 명확하다. 사용자들은 웹 1.0 시대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자발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고 이 큰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웹 2.0 시대를 여는 여덟 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한다.

참고 : 이미 시작된 거대한 변화, 웹 2.0. (이정환닷컴)

무차별 광고 공세는 가라.
구글 애드센스. http://www.google.com/adsense

방문자가 많든 적든 개인 홈페이지가 있다면 누구라도 구글 애드센스로 돈을 벌 수 있다.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 가입을 하고 사이트 정보를 적어넣으면 소스 코드가 뜬다. 그 소스 코드를 복사해 광고를 게재할 페이지에 집어넣으면 끝이다. 구글 애드센스는 본문을 검색해 본문의 내용과 가장 잘 맞는 광고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골프 이야기가 나오는 페이지에 골프채나 골프 가방 광고를 집어넣는 식이다.

생일 파티 이야기가 나오는 페이지에는 꽃 배달 서비스의 광고가, 아르바이트 이야기가 나오는 페이지에는 과외 알선 사이트의 광고가 뜬다. 이를 테면 영화 감상문이 있는 페이지에는 최신 개봉 영화의 홈페이지 광고가 뜰 수도 있다. 페이지마다 각각 맞춤형 광고가 뜨고 그만큼 클릭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구글은 클릭 수에 따라 광고료를 산정하고 100달러가 넘을 때마다 우편으로 수표를 보내준다.

지금까지 온라인 광고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단 보여주고 보자는 식이었다. 노출이 많을수록 클릭이 많고 클릭이 많을수록 광고 효과가 높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구글 애드센스는 이런 발상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딱 맞는 곳을 찾아 딱 맞는 사람들에게만 광고를 보여주자. 그리고 이들이 클릭한 만큼만 광고료를 받자. 굳이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비싼 광고를 내걸 게 아니라 구석구석에 작지만 효과적인 광고를 내걸자.

구글 애드센스는 삼성이나 LG 같은 대형 광고주가 아니라도 누구나 광고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테면 이제는 동네 통닭집도 광고를 낼 수 있다. 봉천동에 있는 족발집이라면 ‘봉천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페이지에 광고를 집어넣고 클릭할 때마다 50원씩 지불한다든가 하는 방식이다. 본문 내용과 연계된 이런 광고는 실제로 클릭과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주목할 부분은 대형 포털 사이트 뿐만 아니라 개인 홈페이지나 동호회 사이트나 어디에든 이런 광고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주들은 이제 과거처럼 무차별 광고 공세로 클릭을 유도할 수 없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애드센스는 페이지 뷰가 아니라 클릭한 만큼만 광고료를 내면 되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머지않아 애드센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 블로거’가 나올 수도 있다.

분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플릭알. http://www.flickr.com

사진 동호회나 사진 공유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수천장의 사진이 올라온다. 문제는 열어보기 전에는 이 사진이 무슨 사진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제목이 없거나 제목만 보고는 내용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술관에서’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은 어느 미술관에서 찍은 사진인지, 누구의 뭐하는 사진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 이런 사진이라면 수백수천장이 쌓여있어도 큰 쓸모가 없다.

플릭알이 다른 사진 사이트와 다른 점은 사용자들이 태그를 붙일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과천’과 ‘현대 미술관’과 ‘피카소 전시회’, ‘홍길동’이라는 사진 설명을 붙여두면 사진 찾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과천이라는 주제의 다른 사진을 검색해 한꺼번에 볼 수도 있고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다른 곳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서 볼 수도 있다. 플릭알는 한번 보고 지나치는 사진에 정보를 불어넣었다.

플릭알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태그가 초기 화면에 나타나는데 그 태그를 클릭하면 관련 주제의 사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테러’라는 태그가 붙은 사진이 한꺼번에 수백장씩 올라오기도 했다. 웬만한 뉴스 사이트에 뒤지지 않는 신속성과 정확성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언론사들이 플릭알에 오른 사진을 전재해서 쓰기도 했을 정도다.

플릭알은 넘쳐나는 정보의 계열화를 가능하게 한다. 사진 한장한장은 큰 가치가 없지만 그런 사진이 수백수천장 모이고 그 사진들이 주제에 따라 정확하게 분류돼 있다면 당신이 여기서 원하는 사진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된다. 플릭알은 이제 사진을 구경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사진을 공유하고 필요한 사진을 찾고 활용하는 거대한 사진 데이터베이스가 됐다.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정보를 계열화하고 정보의 가치를 높인 경우다.

참여하는 기쁨을 준다.
테크노라티. http://www.technorati.com

테크노라티는 블로그만 전문적으로 검색하는 검색엔진이다. 테크노라티에서 검색되도록 하려면 회원에 가입하고 블로그의 RSS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당신이 당신의 블로그에 새로 글을 쓸 때마다 그 글의 목록이 자동으로 테크노라티에 뜬다. 문제는 이곳에 너무 많은 블로그가 모여 있고 너무 많은 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글을 읽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테크노라티는 태그 분류방식을 도입했다. 글을 쓰고 ‘황우석’이라는 태그를 붙여두면 이 태그가 붙은 다른 블로그의 다른 글과 하나의 카테고리로 엮이게 된다. 이 카테고리가 커지면 태크노라티 첫 화면에 ‘황우석’이라는 태그가 뜬다. 카테고리의 크기에 따라 태그의 글씨 크기도 커진다. 그래서 테크노라티 첫 페이지에서는 지금 뜨는 태그가 무엇이고 세계적으로 무엇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태그는 수많은 글과 자료를 관리하는데 매우 편리하다. 그동안에는 새로 글을 쓰면 시간 순서대로 쌓아두는 수밖에 없었다. 오래 된 글은 잊혀지거나 다른 글과 뒤섞여 찾기 어렵게 되고 굳이 찾으려면 본문 내용을 검색해야 했다. 그러나 태그를 붙여두면 본문의 잡다한 내용과 별개로 간단히 주제를 찾아들어갈 수 있다. 이를테면 ‘황우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글을 모두 찾는 게 아니라 ‘황우석’을 주제로 쓴 글만 쉽게 뽑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테크노라티는 이런 개인들의 필요를 묶어 더 큰 가치를 끌어낸다. 사용자들은 자료 관리를 위해 태그를 붙이지만 그 태그를 모아놓고 보면 유용한 검색 정보가 된다. 이 정보는 본문 검색으로 뽑아낸 정보보다 훨씬 정확하다. 구글 검색보다 훨씬 빠르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사람들이 ‘황우석’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찾으려고 할 때 테크노라티는 매우 유용하다. 테크노라티는 사용자들에게 이슈에 참여하는 기쁨을 준다.

함께 찾으면 훨씬 쉽다.
딜리셔스. http://del.icio.us

웹에는 1억5천만개의 웹페이지가 있다. 정작 문제는 이 가운데 어떤 페이지에 필요한 정보가 숨어있느냐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참고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플리커가 사진에 가치를 부여한 경우라면 딜리셔스는 북마크를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계열화하는 경우다. 이른바 ‘소셜 북마크’라는 개념이다. 웹 브라우저의 즐겨찾기 메뉴를 인터넷으로 옮겨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딜리셔스에서도 다른 사람이 알아보기 쉽도록 태그를 활용한다. 이를테면 ‘경제’나 ‘신자유주의’, ‘사회적연대’ 등의 태그를 붙여 ‘이정환닷컴’ 홈페이지 주소를 딜리셔스에 등록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특정 주제, 이를 테면 ‘파생상품’이나 ‘비정규직’ 등의 태그를 붙여 특정 기사의 웹페이지를 등록할 수도 있다. ‘파생상품’이라는 태그로 ‘이정환닷컴’의 웹페이지를 등록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정환닷컴’의 순위는 갈수록 높아지게 된다.

사람들은 딜리셔스에서 ‘이정환닷컴’을 등록한 사람들 숫자를 확인하고 ‘이정환닷컴’이 유용한 사이트라고 생각하게 된다. 딜리셔스는 이처럼 더 수준 높은 사이트를 골라내고 양질의 정보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 혼자만 알고 있던 정보가 공개되고 서로 공유되면서 객관적인 평가 척도가 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딜리셔스의 추천 목록이 검색엔진이 기계적으로 뽑아낸 목록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를 믿어라.
위키피디아. http://www.wikipedia.org

‘위키위키’는 하와이 방언으로 ‘빨리빨리’라는 뜻인데 줄여서 ‘위키’라고도 한다. 위키는 보통의 웹 게시판과 달리 누구나 쓰고 고치고 지울 수 있게 돼 있다. 로그인이 필요 없고 당연히 작성자의 이름도 남지 않는다. 이를테면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동작업 시스템인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더 정확한 정보가 된다는 믿음이 있다. 내가 쓴 글 가운데 잘못된 부분을 누군가가 고쳐서 다듬을 수 있고 아예 지워버릴 수도 있다.

위키는 사용 방법도 매우 쉽다. 누구나 ‘수정’ 버튼만 누르면 글을 수정할 수 있고 글 가운데 링크를 만드는 것도 매우 간단하다. 이를테면 꺽쇠를 두 번 겹쳐 ‘[[백과사전]]’이라고 쓰면 ‘백과사전’이라는 페이지로 가는 링크가 만들어진다. 이 페이지에 들어가서 우리는 백과사전에 대한 글을 쓰거나 고치거나 지우거나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이렇게 고치고 다듬고 하다 보면 조금씩 더 완벽하고 풍성한 정보가 된다.

위키피디아는 위키로 만든 사이트 가운데 가장 거대하고 풍성한 사이트다. ‘위키’로 만든 백과사전(encyclopedia)이라는 의미의 위키피디아는 2001년 1월에 문을 열어 올해 1월 기준으로 모두 313만개 항목이 올라와 있다. 세계 전역에 걸쳐 200개 언어 버전이 있는데 영어로 된 항목이 92만6천건, 한글로 된 페이지가 1만9천건에 이른다. 조회 수도 하루 평균 900만건, 1년이면 25억건에 이른다.

위키피디아는 이미 세계 최고로 꼽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위상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이미 항목 수나 조회 수에서는 비교가 안 될 정도고 내용이나 공신력에서도 브리태니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등록된 회원 수만 80만8천명, 이밖에 감수를 담당하는 600여명의 전문 편집자가 있고 최근에는 별도로 상근 편집자를 두기도 했다. 누구나 고쳐 쓸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내용의 정확성을 확인·검증하겠다는 의도에서다.

획일적인 걸 강요하지 마라.
파이어폭스. http://www.mozilla.org/firefox

그동안 PC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에 덤으로 따라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웹에 접속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워낙 높은 탓에 대부분 웹 사이트가 익스플로러에만 맞춰져 있고 오페라나 사파리 등 다른 웹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화면이 제대로 뜨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04년 11월에 1.0판을 출시한 파이어폭스는 분명히 달랐다.

화면이 제대로 뜨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단 익스플로러보다 가볍고 빨랐다. 또한 익스플로러에는 없는 새롭고 편리한 기능들이 많았다. 익스플로러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이 파이어폭스에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사람들은 파이어폭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에 저항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표준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파이어폭스는 하나의 창 안에서 여러 개의 탭을 띄우는 기능이나 기본으로 내장된 검색 툴 바, 구글과 연계된 주소 입력 창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파이어폭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확장 기능에 있다. 모든 소스 코드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추가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 홈페이지에 가면 다른 사용자들이 올려놓은 수백개의 스킨과 확장기능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 지역별로 일기예보를 표시할 수도 있고 거추장스러운 광고나 플래시를 아예 안 뜨게 할 수도 있다. 일정관리 기능이나 RSS 리더를 장착할 수도 있다. 설정만 해두면 메일함에 새로운 메일이 왔는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기능을 입맛에 따라 새로 넣거나 뺄 수 있다.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대로 써야했던 익스플로러에 비교하면 활용도와 확장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은 대로 본다.
그리스몽키. http://greasemonkey.mozdev.org

그리스몽키는 파이어폭스의 수많은 확장기능 가운데 하나지만 유독 돋보인다. 가장 ‘웹 2.0스러운’ 확장기능이기 때문이다. 이 확장기능을 깔면 스타일시트를 건드려 웹 페이지를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여러 웹 사이트에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 한 페이지에서 볼 수도 있고 포털이나 언론사 웹 사이트라면 광고를 모두 빼고 내용만 보이도록 할 수도 있다. 한번 설정만 해두면 다음부터는 계속 바뀐 환경으로 접속할 수 있다.

이를테면 온갖 배너광고와 잡다한 링크가 붙은 네이버 첫 화면을 구글 첫 화면처럼 산뜻하고 간결하게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언뜻 시시한 장난 같지만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제 사람들이 보여주는 대로 보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야말로 보고 싶은 것만 골라내서 보고 싶은 방식대로 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참여가 많을수록 효율적이다.
비트토런트. http://www.bittorrent.com

우리나라에서는 일찌감치 당나귀나 프루나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비트토런트 같은 P2P 사이트는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효율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웹 2.0 서비스다. 비트토런트의 원리는 한군데서 파일을 받는 것보다 여러 군데서 나눠받는 게 훨씬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흔히 업로드 속도가 다운로드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인데 파일을 업로드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동시에 여러 군데서 내려받을 수 있어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비트토런트는 과거 냅스터의 계보를 잇고 있지만 최근의 변화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파이어폭스는 비트토런트를 확장 기능 가운데 하나로 제공할 계획이다. 웹 브라우저와 P2P가 결합되면 웹 서핑을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서 파일을 검색하거나 내려받을 수 있게 된다. 비트토런트는 한발 더 나가 파일 공유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계속 추가할 계획)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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