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론스타 게이트, 추경호의 거짓말과 여전히 남은 질문.

Written by leejeonghwan

October 18, 2022

(MBC PD수첩과 인터뷰할 때 준비하면서 적은 메모입니다. 1시간 정도 촬영했는데 짧게 세 번 등장했군요.)

1. 2018년 론스타 게이트를 다룬 ‘투기자본의 천국’이라는 책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와 이유가 궁금합니다. (책을 쓰기 위해 수만 페이지 분량의 수사기록 등을 확보해 검토하셨다고 적혀있던데요. 어떤 문건, 총 어느 정도의 분량이었는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론스타 사건은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만 워낙 복잡하고 여러 가지 사건이 뒤엉켜 있어서 전체 실체를 알기가 어렵죠. 기자들도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한 기자가 많지 않습니다.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 감사 녹취록, 문서검증 특별위원회, 검찰 공소장과 증인신문 조서, 법원 재판 기록,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외환은행 노조 문건 등등의 자료를 확보했고 몇 번씩 읽으면서 사건을 다시 구성했습니다.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게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분석하고 추적하는 기자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된 계기는 2002년 월간 말지 취재 기자로 있을 때 BIH라는 사모펀드가 브릿지증권을 인수한 사건을 취재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조세회피지역에 설립된 사모펀드였는데 자금 출처를 알 수 없었습니다. 증권사를 사들이자 마자 자사주를 매각하고 배당으로 돈 빼가고 건물을 팔고 회사가 껍데기만 남게 됐죠. 결국 팔고 떠났고요. 당시 여의도에는 이런 투기자본들이 만든 부띠끄들이 넘쳐났습니다. 한국에 큰 시장이 섰고 알짜배기 기업들을 주워담고 있었죠. 한국 정부가 외자 유치라고 포장하고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2. ‘론스타’가 생소한 분들도 있는데요. ‘론스타’는 어떤 회사였는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어떤 일들을 주로 했는지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미국 텍사스주에 자금으로 만든 사모펀드죠. 석유 재벌과 연기금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요. 정확한 실체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과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펀드는 뿌리가 같습니다. 뉴브리지 대주주가 론스타 공동 창업자고요. 한미은행을 인수한 칼라일에 있던 제이슨 리는 론스타 코리아 대표 스티븐리와 형제입니다. 이 은행들이 모두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데 편법을 써서 들어왔고 막대한 이익을 챙겨서 나갔습니다. 사실 론스타가 많이 알려졌지만 아주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론스타는 1997년 아시에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들어온 벌처펀드였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자금 압박 때문에 헐값에 매물로 나온 걸 쓸어담았죠. 정부가 공적 자금을 쏟아부어서 살렸다가 이를 되파는 과정에서 이를 사고 팔아서 엄청난 이익을 챙겼습니다. 론스타는 아예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사장 심광수를 론스타코리아의 회장으로 영입하기도 했고요. 론스타가 사들인 부실 채권이 10조 원 규모에 이릅니다.

만약 내가 외국계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한국에 들어와 은행을 인수하려고 한다면 누구를 먼저 접촉해야 할까요. 정부 관료들과 형동생 선배 후배 할 수 있는 로비스트들이 필요했겠죠.

3. 론스타 게이트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첫째, 외환은행은 정부 소유의 은행이었다.
둘째, 론스타는 은행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사모펀드였다.
셋째, 이걸 승인한 게 한국 정부였다.

그런데 론스타가 팔고 나가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매각 승인을 못하겠다고 질질 시간을 끌다가 소송을 당했고 불법 매각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소송을 주도했습니다. 당연히 질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죠.

론스타 게이트의 본질은? 론스타는 원래 돈만 보고 덤비는 벌처펀드고 이 론스타에게 은행을 팔아넘긴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그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론스타가 사기를 쳤다고 주장하려면 그 사기를 받아준 사람들이 한국 정부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그걸 처벌하지 않았고 그 사람들이 여전히 정부 요직에 있죠. 그리고 그걸 뭉개려다가 매각을 지연시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게 된 것입니다.

4. 론스타가 1조 3834억 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의 가치는 어느 정도였다고 보시는지요? 또 10인 비밀회동 이후 외환은행의 BIS 전망은 널뛰기를 하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신용카드 부실이 심각했던 때라 전망이 불확실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10인 비밀회동에서 BIS 비율이 5.4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그날 외환은행 이사회에서는 당시 이강원 행장이 영업이 부진하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는 사실입니다. 2003년 이익이 2000억원 수준이라고 전망했고요.

실제로 매각되던 그해 213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그 이듬해인 2004년에는 5221억 원의 당기순이익 흑자로 돌아섰으며 2005년에는 당기순이익이 무려 1조 9293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외환은행이 알짜배기 은행이었는데 헐값에 넘어갔다, 이건 확신을 갖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들도 평가가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론스타가 아니었으면 외환은행이 망하고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을 거냐, 이건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하는데 1조3834억 원을 썼죠. 추가로 콜옵션 행사로 들어간 돈을 포함하면 2조1549억 원을 들여서 7조3085억 원을 챙겨서 나갔습니다. (단순 총 수익률은 216.4%, 연간 내부 수익률로 환산하면 23%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일단 론스타가 2006년에 산업자본이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이미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산업자본이었을 가능성도 있고요. 2003년에는 이걸 알면서도 뭉갰을 수도 있고 애초에 조사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에는 알고 있었고요. 그렇다면 론스타 너네 우리에게 거짓말한 거 아니냐, 너네 2003년 인수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계약을 무효로 해야겠다 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던 거죠. 론스타에 귀책 사유만 있으면 원금에 이자 정도만 주고 내쫓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지 않았죠.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당시 정책 결정권자들이 자신들 책임을 피하려고 했을 수 있습니다.

5. 론스타는 애초에 의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었던 건가요? 우리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심사와, 인수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외국 자본이 한국에서 금융기관 대주주가 되려면 부실금융 기관 정리 등 예외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 둘째, 산업자본은 어떤 경우에도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일단 외환은행은 부실금융기관이 아니었죠. 그런데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이라고 돼 있어서 등에 해당한다는 게 당시 변양호씨 등의 주장이었고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서 매각을 승인했던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론스타가 이미 2003년 이전부터 산업자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외환은행이 아무리 부실하다고 해도 설령 당장 내일 문을 닫게 될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론스타는 법적으로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전혀 안 되는 사모펀드였습니다.

여기서 다시 문제는 두 가지인데요.

론스타가 속였느냐, 아니면 알고도 속았느냐는 것입니다.

제가 이 사건 취재를 하면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지점은 정부 관료들이 론스타의 조력자들로 활동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매각을 승인했던 2003년 9월25일 회의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 2년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했다는데 2년 안에 팔고 떠나겠다는 거 아닌가.“투자계약서에 2년동안 팔지 말라는 조항을 넣었다.
– 론스타는 투자구조가 왜 이렇게 복잡한가.“조세회피 목적이라고 한다.”

론스타가 대주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따져 물어야 할 금감위원들이 여기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도장을 찍어준 거죠.

중요한 건 이때 론스타가 산업자본이고 이렇게 매각하면 문제가 될 걸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외환은행은 처음에 매각이 아니라 외자 유치를 추진했습니다. 유상 증자를 해서 자금을 끌어들일 계획이었는데 이게 어느 순간 은행을 통째로 팔아넘기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확인한 외환은행 태스크포스팀 메모에 보면 변양호 국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론스타의 자격 요건 문제는 외환은행에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됨. 론스타에게 맡기기 바람.”

내부에서 반발도 있었습니다.

추경호 당시 재경부 은행 제도 과장이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했죠. “자격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해석 등의 문제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 부분이 클리어하지 않으면 딜은 조금도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진창 역시 “부실 금융 기관으로 처리한다면 론스타 딜을 진행할 의미가 없다”면서 “공적자금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요.

그랬는데 변양호 국장이 이걸 찍어누른 겁니다.

추경호 과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부총리에게까지 보고돼 결정된 사안에 대해 은행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신임 과장이 기존의 진행 방침을 뒤엎고 새로운 절차로 진행하자고 할 수 없었다.”

정리를 해보면 분명한 건 변양호 추경호 등은 외환은행 매각이 불법이란 걸 알았다는 겁니다. 변양호 국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추경호 과장은 계속 승진을 거듭해서 부총리가 돼 있습니다. 이 추경호 부총리가 론스타 소송 TF를 맡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론스타가 자격이 안 된다는 걸 알았던 사람이 정작 소송에 가서는 이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게 자신들 책임이란 걸 아니까 덮은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론스타가 소송을 걸었을 때 만약 제대로 진상 파악이 됐다면 추경호 등이 빠지고 애초에 론스타가 소송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파고 들었어야 했습니다. 2003년부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안 됐고, 공무원들과 짜고 한국 정부를 속였다, 그래서 이 소송은 원천 무효다. 한국 정부가 오히려 손해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6. 2007년 론스타가 퍼시픽 골프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고한 이후에도, 금융감독위원회는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보시는지요? 2011년 5월 KBS의 골프장 보도 이후 론스타가 비금융 주력자가 명확해진 이후에도 금감위 위원들은 왜 침묵했을까요?

론스타는 이미 2003년부터 산업자본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확실하게 2007년에는 산업자본이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 곧바로 론스타의 의결권을 4%로 제한하고 매각 명령을 내렸어야 합니다. 그런데 KBS 보도로 알려질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시인하는 순간 자신들에게 책임이 돌아올까봐, 뭉갰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론스타가 주가 조작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그때서야 지분 매각 명령을 내렸죠. 그런데 이게 매각 명령이라는 게 울고 싶은데 뺨때려준 거나 마찬가지죠. 팔겠다고 하는데 못 팔게 하다가 5년 뒤에 너희들 유죄니까 팔고 나가 한 겁니다. 론스타는 이 과정에서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 분쟁 소송(ISDS)을 낸 거고요.

– 2012년 11월 론스타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중재 신청을 한 뒤,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안타까운 건 한국 정부는 애초에 2003년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주장하지 않았다는 거죠. 이놈들이 우리를 속였다, 산업자본이면서 지분 구조를 밝히지 않아 결과적으로 불법 매각이 됐다, 이런 주장을 했어야 했는데, 스스로를 부정할 수 없는 모순에 빠져있었습니다. 당신들이 제대로 검증을 안 한 거 아니냐고 반문했겠죠.

론스타의 먹튀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먹튀를 허용해 준 게 한국 정부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잘못인가, 변양호와 추경호, 김석동 등의 잘못인가를 가렸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로비스트로 이용한 검은머리 외국인들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게 소송 대응의 핵심이 됐어야 했습니다. 론스타의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어야 했는데 이런 변론을 펴지 않았죠.

–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에 관여한 관료들이 중재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팀에도 있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여기엔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론스타 매각이 진행되던 무렵 지금 한덕수 총리가 김앤장 고문으로 있었습니다. 김앤장이 론스타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었죠.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부실금융 정리 등을 적용하면 안 된다고 반대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찬성으로 돌아섰죠.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이 김주현 현재 금융위원장이고요.

7.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을 통해 4조 원 이상의 이익을 챙겼을 뿐 아니라, 약 3천억 원의 배상금까지 챙기게 됐습니다. 누구의 책임이 크다고 보시는지요?

몇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 외자 유치를 한다는 게 명분이었지만 실제로 인수 대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조달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화로 100억원 단위로 입금된 정황이 있고 환전도 되지 않았습니다. 영화 블랙머니가 상당 부분 사실과 허구를 섞은 팩션이지만 이 부분은 팩트입니다.

둘째,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처조카가 론스타 직원이었고 투자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죠. 이 부분도 수사가 제대로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셋째, 투자자 바꿔치기 논란도 있었습니다. 9개 펀드가 나눠서 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3개가 나중에 인수 승인 뒤에 입금 직전에 바뀝니다. 이게 한국인 펀드라는 의혹이 있었죠. 사실 투자자가 달라지면 법적으로 동일인이 아니기 때문에 승인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도 건너 뛰었죠.

넷째,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한국 정부가 언제 알았느냐도 중요합니다. 2007년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고 책임을 물었어야 했습니다. 모피아들이 론스타에 속았는지 아니면 론스타와 짜고 정부와 국민들을 속였는지는 밝혀져야 합니다.

다섯째, 변양호의 단독 범행이었을까요? 변양호 혼자 청와대와 금감위를 설득하고 밀어붙였을까요? 총리는 보고를 제대로 받았을까요? 김앤장의 수많은 고문들, 얽히고 설킨 모피아의 인맥, 곳곳에서 발견되는 검은 돈의 흔적, 제대로 조사가 됐을까요?

8.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에 관여한 재경부·금융위·금감원 관료들 중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지금도 정부 요직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 공무원이 헌신적으로 일하다 저지른 실수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의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잘못했으면 책임을 물어야죠.

돌아보면 IMF 이후 금융기관 매각 과정에서 금융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절차적으로 큰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비금융 주력자 여부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걸 공무원의 소신이라고 보고 적당히 덮고 넘어갔기 때문에 배상금까지 물어주게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 론스타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요? 또 못다한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론스타가 문제가 아니라 론스타와 손잡은 우리 내부의 적이 더 큰 문제다,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론스타는 당연히 문제죠. 하지만 이런 투기 자본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를 무너뜨린 정부 관료들을 우리는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변양호씨는 부총리에게 보고를 했다고 하면서 밀어붙였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정확히 이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변양호 윗선에 누가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른바 재경부 모피아들의 헤게모니가 너무 강력했고 이들이 법을 쥐락펴락하는 데도 아무런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론스타 소송은 패소했지만 아직 바로 잡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합니다.

leejeonghwan.com audio
Voiced by Amazon Polly

Related Articles

Related

뉴욕타임스가 말하는 이태원 참사.

뉴욕타임스가 말하는 이태원 참사.

한국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최상훈 기자의 뉴욕타임스 기사. 뉴욕타임스는 참사 이후 20일이 지난 11월18일 이 기사를 1면 톱으로 내걸었다. 희생자들의 신발 사진도 실렸다. 누군가는 지나간 사건이겠지만 아직도 여전히 이 사건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미국인들에게도. 이 기사에는 한국 언론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맥락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줄 한 줄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왜...

편집권 독립이라는 과제, 만연한 관행과 타협.

편집권 독립이라는 과제, 만연한 관행과 타협.

(최근 출간한 ‘한국 언론 직면하기’에 실린 한 챕터입니다.) 언론이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의 압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별개로 언론사 내부에서 편집권을 흔드는 구조적인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광고와 기사를 맞바꾸자는 건 광고주의 달콤한 제안이기도 하지만 이들과 타협하고 편집국에 이를 강요하는 건 언론사 내부의 의사 결정권자들이다. 단순히 기사 한 건을 살리느냐 날리느냐의 문제를 넘어 저널리즘의 원칙 위에 군림하는 힘의 논리의 문제고 결국 뉴스 룸의 조직 문화의...

‘바이든’과 ‘날리면’ 논란이 던진 질문.

‘바이든’과 ‘날리면’ 논란이 던진 질문.

(10월1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홍원식 교수님의 발표에 대한 토론문입니다.) 객관주의의 관행을 벗어나 목적론적 윤리관으로서 객관성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홍원식 교수님의 발표문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먼저 생각했던 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이 객관주의 관행과 객관적인 사실 추구를 구분하는 이런 논의의 사례로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몇 년 전 조국 사태가 더 이런 주제를 다루기 적당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Join

Subscribe For Updates.

이정환닷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