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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권서를 만나다.

인터뷰 / 구권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의장.

12월 여의도의 칼바람은 뺨을 에이는 듯했다. 구권서 의장은 이곳에서 7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계속 해왔다. 천막 앞에서는 드럼통 난로가 활활 타고 있었지만 얼어붙은 손을 잠깐 녹여줄뿐 매서운 칼바람을 막지는 못했다. 천막 안은 그나마 바람은 피할 수 있었지만 싸늘한 냉기가 감돌았다. 구 의장은 이 정도 추위는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위보다 견디기 어려운 건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 정말 견디기 어려운 건 뭔가.
= 언론의 왜곡이다. 기껏 취재해가면 뭐하나. 딴 소리만 한다.

– 잠도 여기서 자는가. 춥지 않은가.
= 추워도 할 수 없다. 우리의 미래와 우리 자식들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 비정규직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 그런 보호 필요없다. 차라리 안 만드느니만 못한 법안이다. 핵심 이슈들이 다 빠져 있고 오히려 독소조항을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이건 개악이다. 상위법인 근로기준법과도 심각하게 충돌한다. 비정규직 보호는 지금 있는 법만 잘 지켜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정부의 의지다.

– 재계는 비정규직을 못 쓰게 하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 거짓말이다. 사용자들이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꼭 필요하니까 쓰는 거다. 우리 요구는 필요하면 정규직으로 쓰라는 것이다. 임금은 적어도 좋다. 최소한의 권리와 안정된 생계를 보장해 달라는 거다.

– 어려운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은 뭔가.
= 기간제는 특별한 경우에 한정하고 동일한 목적으로 일련의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는 기간제 사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건설 일용직도 마찬가지다. 간접고용을 합법화하고 있는 파견법도 당장 철폐돼야 한다. 위장도급을 구분해 원청 사용자와 직접 고용관계를 인정해야 한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도 인정돼야 한다. 이런 문제들이 이번 법안에는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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