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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단종시킨 비운의 하드웨어, 크롬캐스트 오디오.

Written by leejeonghwan

April 11, 2022

중고로 보이면 무조건 질러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35달러짜리 제품이 요즘 중고가가 10만 원을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기능 가운데 하나가 크롬캐스트 오디오가 광(optical) 출력을 지원한다는 것. 그러니까 3.5mm 구멍으로 아날로그 출력과 디지털 출력(mini-toslink)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이야기죠. 같은 구멍에 아날로그 케이블을 꽂으면 아날로그 출력이, 디지털 케이블을 꽂으면 디지털 출력이 나오는 거죠. (두 번째 사진이 디지털 광 케이블. 흔히 각대원이라고 부르는 케이블입니다.)

애플도 과거(2015년 이전) 맥북과 맥미니 등 일부 디바이스에서 아날로그 출력과 디지털 출력을 동시에 지원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 사라졌습니다.

지금 사진에서 보는 3.5mm 오디오 잭은 디지털 신호를 받아서 아날로그로 변환해서 아날로그 신호를 내보내는데, 사실 내장된 DAC(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의 성능이 그리 좋지 않아서 음질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그런데 디지털 출력을 뽑을 수 있으면 손실 없이 그걸 그대로 좀 더 좋은 DAC에 연결할 수 있고요.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는 앰프라면 바로 연결할 수도 있겠죠. 크롬캐스트 오디오를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죠.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음원 소스를 재생하는 데 이 보다 더 편리한 툴은 없습니다. 일단 스포티파이 커넥트가 가능하고요. 구글 홈과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음성 명령도 가능하고요. 이 정도 크기에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기능과 확장성을 갖춘 제품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고요. 참고로 크롬캐스트는 디바이스끼리 데이터를 전송하는 게 아니라 명령만 주고 받고 마지막 디바이스에서 직접 데이터를 끌어오는 방식입니다.

구글은 이렇게 좋은 걸 왜 단종시켰을까요? 의외로 판매가 신통치 않았고,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1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죠. 재고가 넘쳐났다고 하고요. 아직도 미개봉 신품이 팔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내장된 제품을 더 비싸게 팔기 위한 전략이었을 수도 있고. 음질로는 홈 맥스가 있고 가격으로는 홈 미니가 더 싸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런 건 모두 완제품이고요. 기존의 스피커에 연결해서 쓰는 디바이스는 역시 크롬캐스트 오디오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HDMI 기반의 크롬캐스트에 주력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 일단 가격도 비싸고 HDMI에서 음성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또 신호 손실이 불가피하겠죠.

좋은 제품이지만 시장이 크지 않았고 마니악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하이엔드 시스템에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잡고 음악 들을 때도 있지만 이를 테면 설거지할 때 음성 명령으로 음악 고르고 듣고 켜고 끄고 할 때 편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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