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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IMF 구제금융 신청 8주년.

Written by leejeonghwan

November 21, 2005

8년 전, 1997년 11월 21일 우리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IMF의 지원자금은195억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그해 12월 204억달러에서 지난달 15일 기준 2070억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기업들 부채비율도 396.3%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85.5%까지 떨어졌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는 건 외환위기의 위험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미국 경제에 종속돼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우리 국민들 세금으로 미국의 빚을 갚아주고 있는 셈이니까.

참고 :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빚 갚아주기, 그만둬야 된다. (이정환닷컴)
참고 : 달러 경제와 미국 자본주의의 위기. (이정환닷컴)

부채비율이 줄어들었다는 건 그만큼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역동성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무엇보다도 기업들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다. 설비투자는 1997년 -9.6%에서 1999년 36.8%, 2000년 33.6%까지 늘어났다가 2001년 -9.0%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3.4%에 그쳤다.

기업들이 새로운 공장을 짓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돈을 쓰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니까 당연히 은행에 빚을 낼 일도 없다. 기업의 이익은 늘어나지만 경제의 외형은 갈수록 위축된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실업률은 1997년 2.6%에서 1998년 6.8%까지 올랐다가 올해 10월까지 3.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두배인 6.8%나 된다.

참고 : 경제 성장해도 일자리 안 늘어난다. (이정환닷컴)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50 소득의 5.41배에 이른다. 이 비율은 1997년에 4.49배였다. 비정규직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노동부 추산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모두 548만3천명, 전체 노동자의 36.6%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816만명, 전체의 55.9%로 보고 있다. 임시일용직을 정규직으로 보느냐 비정규직으로 보느냐의 차이다.

참고 : 주주 자본주의가 경제 말아먹는다. (이정환닷컴)
참고 : 주주 자본주의라는 유령. (이정환닷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투자 등급은 AA- 등급에서 한때 투자부적격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A등급까지 올라섰다. 지난 8년,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IMF 이후 한국 경제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래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 ‘한국 경제가 사라진다’를 읽다. (이정환닷컴)
참고 :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읽다.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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