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근로자는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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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근로자는 어떻게 다를까. 근로자라는 말은 거의 안 쓰지만 오늘 퇴직연금 기사를 쓰면서 모처럼 근로자라는 말을 썼다. 일단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노동―자 (勞動者) : [명사] 1. 육체노동으로 살아가는 사람. 2. ☞ 근로자 (勤勞者).
근ː로―자 (勤勞者) : [글―] [명사]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 노동자.
(참고 : 동아새국어사전)

근로기준법 14조에 나온 근로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근로자 :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

한편 노동조합법의 4조에서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돼 있다. 또한 제3조 제4호 단서에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14조에서는 실업자나 해고노동자가 근로자에 포함되지 않지만 4조에서는 포함된다.

이런 맥락에서 근로자면서 사용자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노무과장이나 경영지원실장, 좀더 나가면 전무나 상무, 이사 같은 경영진, 심지어 사장도 월급 사장이라면 근로자에 해당될 수 있다. 폭넓게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나 노동자는 근로자보다 좀 더 계급적인 개념으로 쓰인다. 노동자는 이를테면 사용자 또는 자본가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의 특성으로 다음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기업적으로 조직된 노동에 종사한다. 둘째, 잉여 가치의 생산자이다. 셋째, 직업이 불안정하다. ‘공산당 선언’에서는 프롤레타리아를 “부르주아지에 대항하여 싸울 유일한 혁명적 계급”으로 정의했다. 노동 계급 가운데서도 자신이 착취의 대상임을 분명하게 의식하고 이 착취를 종식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일부의 노동자만을 프롤레타리아로 부른 것이다. (참고 : 장 폴 사르트르, ‘지식인의 소멸’.)

우리나라에서 노동자와 근로자가 굳이 구분돼 쓰이는 것은 이런 계급적 개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노동자에서 계급의식을 인위적으로 거세한 개념이 근로자일 수 있다.

영어에서는 ‘worker’와 ‘laborer’, ’employee’가 우리와 다른 맥락에서 서로 구분돼 쓰인다. 각각 노동자, 육체노동자, 고용노동자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굳이 구분짓자면 오늘 기사에서 퇴직연금의 수혜 대상을 근로자라고 한 것은 적절하다. 심지어 사장도 퇴직금은 받으니까. 영어로는 ’employee’ 정도로 쓰면 되겠지만 사장을 노동자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만 심상정 의원 등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강조하는 부분은 계급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맞다. 그래서 이때는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자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상하고 불편한 어법이지만 오히려 나름대로 명확한 부분도 있다.

참고 : 퇴직연금, 누구를 위한 블루오션인가.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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