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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교통정보.

월요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틀어놓은 TV에서 뉴스 끝물, 오늘의 교통 정보가 흘러나온다.

“오늘 오후 여의도에서는 1만5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근처 지나시는 차량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무슨 집회? 궁금했던 나는 짧게 끝나는 뉴스에 아연실색했다. 1만5천명의 절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다만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는 것. 그것만이 뉴스가 된다.

이날 집회는 쌀 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집회였다. 농민과 경찰을 포함, 300여명의 크고 작은 부상자가 났고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2명의 농민이 음독자살을 기도해 끝내 숨지기도 했다. 이들은 죽고 난 뒤에도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들의 주장보다는 집회의 폭력성이 뒤늦게 뉴스가 됐다. 남의 일처럼, 그런 뉴스를 보는 우리는 너무 무디다.

다음날 국회는 APEC 회의를 앞두고 농민들의 과격 시위가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의식해 쌀 협상 비준안 처리를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달 안에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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