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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는 안 되는 질문은 없다.

Written by leejeonghwan

September 11, 2020

(월간 신문과방송에서 뭔가 제일 쓰기 어렵고 아무도 쓰고 싶어하지 않는 복잡한 주제를 저에게 던진다는 느낌이 듭니다만 이번달에는 이런 주제로 썼습니다. 기자들이 자기 할 일만 잘 해도 조금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월간 신문과방송 2020년 9월호 기고입니다.)

사회부 기자 시절 자살 사건이 발생해서 장례식장을 찾을 때가 있었다. 일단 들어가서 넙죽 절부터 하고 “그런데 이유가 뭔가요?”하고 물어봤다간 욕 들어먹고 쫓겨나기 십상이다. 하다보니 좀 더 기술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노하우가 생겼지만 결국 질문의 핵심은 같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 사건에 대해 알아야겠으니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다.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니 일단 부딪혀 보는 수밖에 없다. 비슷한 경험이 기자들마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는데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은 없습니까.”

지난 7월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이 대표는 기자를 노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합니까. 그걸, 최소한도 가릴 게 있고.” 그리고 분이 풀리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XX 자식 같으니라고.” 그리고 그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으로 중계됐다.

이 기자가 이런 욕을 먹을 정도로 무례한 질문을 한 것일까? 3선 서울시장이고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그가 성 추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박 전 시장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야 모두 다르겠지만 장례식장에 나간 기자들이 뭘 하겠는가. 조문하러 온 사람들 가운데 이야기가 될 만한 사람들에게 뭐라도 묻고 답변을 끌어내는 게 그들의 일이다. 예의? 상갓집에 왔으니 조용히 조문이나 하고 사라져야 한다는 말인가?

기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의 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혹이 제기됐고 당 대표가 조문을 왔다. 어떤 기자라도 이해찬 대표를 만났다면 비슷한 질문을 했을 것이다. “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답을 하지 않거나 뻔한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질문을 해야 한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기사가 될 것이고 그 답을 들으려고 기자들이 장례식장 앞에 죽치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죽음에 대한 예의? 이날 이해찬 대표를 둘러싼 기자들은 조문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일을 하러 간 것이다. 욕을 먹더라도 필요한 질문을 해야 하는 게 기자다. 그 자리에 있었던 기자들 모두 박 전 시장의 죽음에 대한 평가가 다 다르겠지만 그것과 질문은 별개다. 그리고 여당 대표에게 못할 질문이 뭐가 있나.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대변인이 대신 사과를 했고 한국기자협회까지 나서서 이 대표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추가 사과는 없었다.

질문할 책무와 보도의 준칙은 충돌하는가?

박 전 시장의 시신이 수습된 현장에서 경찰 브리핑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사인을 좀 더 조사하셔야 되겠지만 목을 맨 건가요, 떨어진 건가요?”
“성곽 높이는 어떻게 되나요?”
“발견 당시 상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외모가 심하게 손상됐나요? 아니 그걸 분명히 이야기해주세요. 외모로 확인할 수 있습니까?”
“자살 흔적이 있었나요? 타살 가능성은 없나요?”

이 장면을 생방송 속보로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사람이 죽었는데, 기자들이 어떻게 저렇게 천박한 질문을 던질 수 있나. KBS ‘저널리즘토크쇼J’에 출연한 임자운 변호사는 “자살 보도 준칙을 어긴 질문이 쏟아졌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논평을 내고 “기자들이 던진 몰상식한 나쁜 질문은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이 금지하는 내용이자 어떤 공익적 목적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질문은 문제가 없다. 저리톡이나 민언련은 질문과 보도를 뒤섞고 있는데, 보도 준칙은 보도에 적용되는 것이고 질문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로 내보내지는 않더라도 목을 맸는지 투신을 했는지, 타살 가능성은 없는지 현장의 기자라면 당연히 물어야 한다. 경찰이 답변을 하지 않으니 성곽의 높이를 물어본 것이고 외모가 손상됐는지 우회해서 물어본 것이다. 이 경우 비판은 질문하는 기자들이 아니라 그 현장을 그대로 내보낸 방송사에게 향해야 한다.

누가 조주빈에게 마이크를 갖다줬나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비슷한 논란은 ‘n번방’ 사건의 조주빈이 체포됐을 때도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 사람에게 마이크를 쥐어줬을까. 조주빈이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이상 당연히 한 마디 한 마디가 기사가 된다. 그리고 이 기사가 가해자 서사를 만들고 독자들은 가해자를 타자화하고 문제를 예외적인 사건으로 인식하게 된다.

질문이 문제라기 보다는 카메라가 문제였지만 애초에 경찰이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한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카메라가 켜져 있으니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여기까지만 찍고 카메라를 끄고 가자고 해야 하는 것인가. 현장의 기자들은 현장을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가해자의 발언을 방송에 내보내는 것이 적절치 않으니 현장 중계를 여기서 마치겠다”라고 카메라를 끊을 방송사도 없다.

취재 현장을 편집 없이 날 것 그대로 내보는 건 방송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 뉴스가 다음날 아침에 잘 포장돼서 배송되는 오프라인 상품이 아니라 순간순간 업데이트되는 스트리밍 상품에 가깝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뉴스가 발생하는 현장에 함께 하면서 기자들과 함께 질문을 하는 시대다. 뉴스가 완제품으로 팔리던 시절에는 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기자의 질문이 뉴스가 되는 시대고 독자들의 반응이 뉴스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시대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도중 배달 음식을 시켜먹어 논란이 된 적 있다. 아파트 입구에 죽치고 있던 기자들이 식사 배달을 하러 온 배달원을 붙들고 질문을 하는 장면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배달원은 “9인분을 배달했다”면서 “중년 여성과 젊은 여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런 기사 가치가 없는 사실이지만 압수수색 현장을 지키면서 뭐라도 묻고 지푸라기라도 붙드는 게 그들의 일이다.

독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건 왜 이런 사소한 것까지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이냐는 불만 때문이겠지만 이 사건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윤춘장’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줬고 검찰의 과잉 수사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실제로는 짜장면이 아니라 한식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고 정경심 교수가 함께 식사하자고 권유했다고 하지만 이 일련의 해프닝은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 관행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눈여겨 볼 부분은 과거와 달리 취재 현장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기자들이 뉴스의 주인공이 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기자들은 이렇게 멍청한 질문을 던지는가. 독자들이 보기에는 한심해 보이겠지만 원래 현장 취재는 멍청한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유서를 남겨두고 죽은 사람을 두고 타살 가능성이 없는지 물어야 하고 물어볼 사람이 없으면 배달원을 붙들고 점심 메뉴가 뭔지라도 물어야 하는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흔히 보는 클리셰 가운데 하나가 기자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한 말씀해 주십쇼”하는 장면이다. 취재라는 건 원래 그렇게 사소한 조각들이 모여서 이뤄지는 것이다.

쓸모 없는 질문에 가려진 진짜 중요한 질문

독자들의 불만은 우리를 대신해서 질문하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게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했던 KBS 송현정 기자에게 쏟아졌던 비판은 단순히 표정이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에 깊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과 생방송으로 한 시간 이상 대담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권 홍보 인터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벗어났지만 시청자들은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했다.

송현정 :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이 있나요?”
문재인 : “네 지금도 있고요.”
송현정 : “오늘 봤습니까?”
문재인 : “하하하, 대체로 월별 단위 발표라서 매달 수정이 되는데요. 고용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3월분까지만 발표되어서, 현재 상황들이 지금 일자리 상황판이 있습니다. 수출은 4월달까지 있고요…”
송현정 : “상황판을 자세히 설명해주실 필요는 없고요.”

송 기자는 마치 준비한 질문을 다 던져야 하는 사람처럼 계속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터뷰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야당의 비난을 소재로 끌어내 반박할 기회를 주려는 질문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문 대통령은 정색하고 받아들였고 송 기자는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한 기자로 낙인 찍혀 온갖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좀 더 질문을 다듬고 좀 더 많은 질문을 포괄하고 깊은 의미를 끌어낼 수는 없었을까. 누가 봐도 준비가 부실한 기색이 역력했고 애초에 1시간 20분의 생방송 인터뷰를 감당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을 KBS를 대표해서 모든 국민을 대신해 질문을 해야 할 사람으로 내세운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애초에 준비가 부족했고 송현정 개인이 아니라 KBS의 조직 역량의 한계가 드러난 사건이었다.

사실 이 정도의 인터뷰를 생방송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기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기자들은 늘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지만 기사를 최종 결과물로 내놓을 뿐 치고 받는 인터뷰 현장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데스크와 기자들이 모여서 질문을 뽑고 순서를 맞추고 수없이 카메라 테스트를 하고 리허설을 하면서 준비했어도 부족했을 텐데 송 기자는 아마 본인의 실력을 과신했을 수도 있다.

“100명의 기자들이 모두 똑같은 질문을 한다”

100여명의 기자들이 질문 공세를 퍼부었던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도 한국 언론의 바닥을 드러낸 사건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애초에 이날 기자회견은 일문일답이 아니라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면 조 후보자가 한꺼번에 모아서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기자들이 서로 질문할 기회를 노렸기 때문에 한 번 질문을 하면 마이크를 넘겨 줄 수밖에 없었고 답변을 듣고 반박하거나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없는 구조였다.

이날 기자 간담회 직후 “근조 한국 언론”이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 것은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큰 그림을 읽지 못하고 현장에 매몰된 기자들, 지면으로는 온갖 비판을 쏟아냈지만 막상 판을 깔아놓으니 핵심을 짚지 못하고 했던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면서 변죽만 울리는 모습이었다. 민주당이 깔아놓은 멍석을 뒤집기 보다는 결국 조국의 해명 이벤트에 들러리를 서는 데 그쳤다는 비판도 있었다.

1년이 지난 시점에 돌아보면 최고 권력자의 비리를 검증한다는 명분과 달리 상당수 기자들이 검찰이 설정한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서 이를 의식하지 못했거나 오히려 적극적으로 검찰의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했다. 표창장과 사모펀드 등의 의혹은 모두 검찰이 던져준 것이었고 애초에 검찰이 조직적 차원에서 조 전 장관의 검찰 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토론회에서 “애초에 사실 확인이라는 가짜 목표를 버려야 한다”면서 “사실에 충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이유가 되고 변명이 된다는 자기기만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영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말한 것은 분명한 팩트니까 일단 쓰자”는 타협이 수없이 벌어지고 있는 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기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질문을 잘 해야 한다. 이완수 동서대 방송영상학과 교수가 신문과방송 2019년 10월호에서 지적했듯이 “기자들은 바로 시민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대신 확인해 알려줘야 할 의무를 지닌 사람들”이다. “질문이 빠진 뉴스로 시민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는 없다. 기자가 질문하지 않으면 의심은 사라지지 않고, 의혹은 더 커진다. 기자가 취재원의 말만 받아쓰면 취재원의 일방적 주장과 의견만이 뉴스로 전달될 뿐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취재원의 주장과 의견이 아니라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이다.”

호르헤 라모스의 질문하는 방식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노트북 없이 신년 인사회를 열겠다고 했을 때 기자들이 두 손을 곱게 모으고 박 전 대통령의 말씀을 경청했던 장면을 기억한다. 조국 국면에서 기자들의 평면적인 질문에 분노했던 것도 기자들의 정의가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확증 편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자의 질문과 관련해 호르헤 라모스의 사례는 한국 언론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멕시코 이민자들은 범죄자들이고 마약 운반상이고 강간범들”이라고 말한 적 있다. 멕시코 이민자 출신으로 스페인어 방송 네트워크 유니비전 기자로 일하고 있는 호르헤 라모스는 인터뷰를 요청하는 자필 편지를 보냈다. 트럼프는 이 편지를 그대로 트위터에 공개했고 편지 끝에 적힌 라모스의 휴대전화로 엄청난 비난 메시지가 쏟아졌다.

공식적인 절차로는 답변을 듣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라모스는 트럼프가 나타나는 모든 기자회견마다 참석해서 질문을 하기로 했다.

라모스 : “당신의 이민에 대한 계획은 공허한 약속으로 가득합니다.”
트럼프 : “앉으세요. 부르지 않았습니다.”
라모스 : “저는 기자이고, 이민자이자 미국 시민으로서 질문할 권리가 있습니다.”
트럼프 : “유니비전으로나 돌아가시오.”

트럼프는 결국 경비원들을 불러 라모스를 밖으로 끌어냈다. 라모스는 쫓겨나면서 이렇게 외쳤고 그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을 탔다.

“당신은 1100만 명을 추방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3000km의 장벽을 설치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이 나라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의 시민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복도에서 한 남자가 라모스를 가리키며 말한다. “내 나라에서 나가. 이건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
라모스는 나중에 당시의 일을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언론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두 가지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첫째, 일어선다. 그냥 앉아서 질문하면 힘의 균형이 전혀 달라지죠. 둘째, 우리는 내가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겨우 몇 초밖에 안 될 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그쪽에서 어떻게 나오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질문을 하겠다고 애초에 그렇게 결심을 한 거죠.”

라모스의 TED 강연은 기자의 질문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라모스의 질문은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였다. 라모스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하나는 절대 절대 트럼프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해야 할 때 중립을 지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힘 있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러 갈 때 저는 항상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어렵고 불편한 질문을 내가 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요. 그리고 저는 그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잘 지내거나, 특권을 갖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대통령의 친구가 되거나 적이 되어야 하는 선택 앞에 놓인다면 저는 언제나 적이 되기를 선택할 겁니다.”

기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질문’ 같은 건 없다. 뭐든 물을 수 있지만 이제는 독자들이 취재 현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시대다. 질문의 품격과 깊이를 갖춰야하고 핵심과 본질을 짚어야 한다. 기자의 질문이 곧 뉴스가 되고 기록이 되고 진실을 규정하고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지금보다는 좀 더 신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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