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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라 하세요.” 윤영찬 논란에서 이야기해야 할 것들.

Written by leejeonghwan

September 11, 2020

이번 주 내내 뜨거웠던 뉴스죠.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의 카톡 지시로 불씨가 붙은 포털 사이트의 뉴스 배치 항의, 논란이 커지자, 윤영찬 의원이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만, 이로 인해 포털 사이트 뉴스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이 포털 뉴스의 메인에 어떤 뉴스가 걸리느냐, 하는 이 문제… AI가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공정하게 관리하고 있다, 각 기업들도 밝혔습니다만 그렇다면 그 공정하다는 AI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 AI가 관리하면 100%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이런 궁금증이 여전히 남습니다.

여기에 대해 포털 뉴스 공정성 논란 이렇게 하면 정리가 된다, 의견을 낸 언론인이 있으세요. 직접 이야기 나눠보죠.

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0. 대표님 안녕하세요?

1. 먼저 포털뉴스의 공정성 논란을 보고, 직접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정치권이 포털에 개입한 역사 등을 인상적으로 써주셨는데, 실제 이전에 이런 일이 어떤 식으로 있었죠?

2007년에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 뉴미디어 팀장이었던 진성호씨, 나중에 한나라당 의원이 되죠, 이 분이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은 손봐야 한다”고 말해서 엄청난 논란이 있었습니다. 네이버가 10억 소송을 냈고 결국 진성호 전 의원이 사과를 했습니다.

2012년에는 안철수 룸살롱이 인기 검색어에 떴는데, 박근혜 룸살롱을 검색하면 결과가 안 뜨고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창이 떠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우택 성상납이라는 검색어가 사라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죠. (네이버는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어떻게 검색 결과가 바뀌게 됐는지 밝힐 수 없다고만 했습니다.)

삼성 장충기 문자에도 등장합니다. 2015년 5월, 최홍섭 삼성전자 전무가 장충기 사장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죠.

“사장님, 네이버와 다음에서 대상 기사들 모두 내려갔습니다. 포털 측에도 부탁해뒀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사례들은 모두 의혹인데 실제로 청탁 받고 기사를 삭제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기사를 내려달라고 네이버 이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기사가 사라졌고 나중에 이게 들통났습니다. 공식적으로 시인했고요.

– 정치권이 그렇게 개입하면 포털 뉴스 기조가 진짜로 바뀝니까? 그러면 상대 당에서도 가만히 안 있을텐데요?

제가 여러 명의 포털 뉴스 편집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들었는데요. 알고리즘 편집을 하기 전에는 온갖 군데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겁니다. 왜 이 기사를 올렸냐, 왜 이 기사는 안 올라가냐, 왜 어느 쪽에 유리한 기사만 싣느냐, 왜 이런 이슈를 계속 띄우느냐 등등, 실제로 이런 항의나 청탁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 우리나라만 그런걸까요? 다른 나라는 포탈의 뉴스 편집이 문제된 적 없나요?

한국처럼 포털 사이트가 뉴스를 사들여서 서비스하는 나라는 없죠.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 점유율이 65.2%나 되고요. 뉴스 점유율은 77.8%나 됩니다. 네이버는 74개 언론사, 다음은 142개 언론사가 뉴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비율이 4%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96%가 포털에 있다는 이야기겠죠.) 다른 나라는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뉴스 편집 이슈가 없죠.

2. 역사를 말씀해주셨는데, 지금은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었죠?

다음은 2015년 6월부터, 네이버는 2019년 4월부터 사람 편집자 없이 알고리즘으로 뉴스를 자동 편집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한때 편집자가 20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10명 남짓 관리 인력만 남겨두고 모두 다른 부서로 옮겨갔죠.

– 지금 각 기업에서는 AI가 전적으로 편집을 한다고 하는데, 이 포털 메인 뉴스 편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집니까?

이슈가 발생하면 기사가 쏟아지겠죠. 비슷비슷한 주제의 기사가 쏟아진다, 그럼 이게 중요한 이슈라고 판단을 하겠죠? 그렇게 기사 풀을 만든 다음에 기사를 이용자들에게 노출하면서 잘 읽힐 것 같은 기사를 고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왜 주호영은 뜨는데 이낙연은 안 뜨느냐 이렇게 항의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주호영도 이낙연도 기사 풀에 들어 있는데 누군가의 핸드폰에는 뜨고 누군가의 핸드폰에는 안 뜰 수 있는 거죠. 만약 알고리즘이 주호영을 더 많이 띄웠다면 그게 더 잘 읽히고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기사라서 알고리즘이 미는 기사였을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가 인공지능 편집 알고리즘의 원리를 공개한 논문이 있는데요. 멀티 암드 밴딧(Multi armed Bandit) 알고리즘이라고 하는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카지노에 있는 슬롯머신 확률을 높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잘 되는 기계에 베팅을 해야 하는 것처럼 잘 읽히는 기사를 더 많이 노출한다는 것입니다.

3. 그래도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가 있을까요?

전화를 하면 바꿔준다, 이런 오해가 있죠. 실제로 과거에 의심할 만한 사례도 많았고요. 네이버와 카카오가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이런 의혹을 쉽게 풀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윤영찬 의원의 이번 논란처럼 아, 저렇게 불러들여서 야단치고 그러면 좀 더 우호적인 기사가 편집되겠구나 하는 의혹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대고, 우리는 알고리즘으로 편집하기 때문에 사람이 개입할 수 없다, 이렇게 해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알고리즘이라는 게 완벽하지 않고 계속 사람이 수정하면서 보완해야 하는 것이죠. 어떻게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타임라인이 되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사람이 손을 쓸 수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확한 해명이 될 수 없습니다.

–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뭡니까?

개입하고 있다기 보다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좀 더 설명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뜩이나 윤영찬은 포털의 작동 방식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알고리즘의 변수와 조건을 살짝만 바꿔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되니까요. 이번 사건은 윤 의원 뿐만 아니라 포털의 플랫폼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만드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4. 실제로 포털 뉴스 기업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많이 보나요? 어떻게 느끼십니까?

네이버나 다음은 둘 다 과점 사업자기 때문에 규제 이슈에 약점이 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너네 검색 점유율이 이렇게 높은데 부동산 사업하면 안 된다, 쇼핑몰 사업 하지 마, 그럼 사업을 접어야 하기 때문이죠. 포털에 방송발전기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자주 나오죠. 국감 때마다 증인 채택 이슈도 있고요. 약점이 많기 때문에 정치인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 이렇게 눈치를 보면 생기는 문제점은요?

(정우택을 치면 성상납이 연관 검색어로 뜨니까, 알고리즘이 추천한 거죠, 이걸 삭제해줬다, 이건 뭐 본인이 피해를 호소하면 그렇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준이 일반인들에게도 적용이 되는가, 이런 걸 처리하는 프로세스가 있긴 합니다만 전화 한 통화로 해결되지는 않죠. 며칠 걸리기도 하고요.)

윤영찬 의원이 아마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는 전화 걸어서 항의한다고 바로 바꿔주고 기사를 빼고 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카카오 부사장 출신의 정혜승 작가가 책에 그런 이야기를 썼죠. 전화가 걸려 오면 어차피 노출된지 오래됐으니 좀 이따 자연스럽게 다른 걸로 바뀔 거다, 이런 식으로 무마하는 경우가 많았다고요.

5. 언론의 자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뉴스 포털의 자율성이, 왜 중요할까요?

포털을 언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4.2%가 “언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미디어오늘 기사 봤어, 하지 않고, 네이버에서 봤어, 이러죠.

네이버가 수동 편집을 하던 시절에는 맘만 먹으면 1000만 명이 보는 기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슈를 키울 수도 있고 뭉갤 수도 있고요. 네이버나 카카오나 영리 목적의 기업이지만 이미 공적인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사를 어떤 방식으로 노출하느냐에 따라 이슈의 흐름이 바뀌고 여론이 흔들리게 됩니다.

저도 언론사 경영을 하고 있지만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압력으로부터 편집국의 자율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책무 중에 하나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정성과 신뢰를 지키는 게 기업의 생존과도 연결된 문제입니다.

6. 그런데 이 공정성 논란이 AI 편집이 도입되고 나서도 끊이지 않는다면, 결국 이 시스템이 신뢰를 얻는 어떤 장치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일단은 윤영찬 논란 관련해서 좀 더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들어오라고 해서 어떤 식으로든 불만과 항의를 전달한 적 있는지 설명해야 하고, 네이버나 카카오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정말 벌어지고 있었구나 하고 믿게 되겠죠.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핵심은 완벽한 알고리즘은 있을 수 없고 판단과 전략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게 숙명이고 의혹과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결국 계속해서 해명하고 신뢰를 쌓아나가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영찬 의원이 할 일은 우리 기사 많이 노출해 달라고 압박하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 공개와 공적 감시 체계를 만들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한발 물러서서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는 공적 책임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플랫폼 정책이 돼야 합니다.

– 여기에 대해서 다음 이재웅 전 대표도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 밝혀야 합니다.” 이렇게 의견을 밝히셨더라고요? 결국 뉴스 편집 시스템이 너무 가려져있다,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최소한의 알고리즘의 원칙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읽을 것 같은 기사를 더 많이 노출시키는 게 작동 원리라면 많이 읽지 않을 것 같지만 중요한 기사를 어떻게 선택하는가, 같은 이슈가 있을 때 조선일보 기사와 한겨레 기사 가운데 어떤 것을 고르는가, 그 로직은 무엇인가, 등등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죠. 독자들은 알 권리가 있고요. 이것은 영업 기밀과 무관하게 공론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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