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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Note 사용법 간단 요약.

Written by leejeonghwan

September 9, 2020

엔드노트(EndNote)는 논문 및 서지 관리 도구 가운데 최고로 꼽는 툴이다. 쉽게 말해 참고문헌 관리에 쓰는 툴이지만 애초에 참고 자료를 아카이빙하고 분류하는 용도로 활용하기에 좋다(고들 한다). 30만 원이 훌쩍 넘어가지만 웬만한 학교에서는 단체 구매해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별거 아니지만 처음 써보는 사람들은 은근 헷갈릴 수 있어서 간단히 사용법을 정리해 본다.

엔드노트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논문을 아카이빙하는 것, 그리고 인용 정보를 관리하는 것.

논문은 정확한 인용 규칙이 있다. 엔드노트는 인용 규칙에 맞게 서지 정보를 옮겨오는 게 1차적인 용도다.

구글 스칼라나 디비피아에서 인용할 만한 논문을 찾았다면 인용 표시 버튼을 누르면 엔드노트로 전송하기 메뉴가 뜬다. 웬만한 학술 사이트는 모두 엔드노트로 전송하기 기능을 지원한다.

전송하기를 누르면 엔드노트 안에 논문의 제목과 저자, 날짜, 출처, 그리고 초록까지 규격에 맞게 저장된다. 한 건씩 옮기기 보다는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서 전체 목록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도 있다. 이렇게 관련 논문 수백 건을 한꺼번에 목록으로 긁어오는 게 가능하다.

엔드노트에서 텍스트로 내보내기를 선택하면 이렇게 모은 논문 전체의 초록을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다. 이걸 넘겨 보면서 중요한 논문과 그렇지 않은 논문을 간단히 분류하고 필요하지 않는 논문은 삭제하면 된다. 그러니까 논문을 하나하나 다 열어보지 않아도 한꺼번에 관련 논문 목록을 긁어온 다음 초록을 넘겨 보면서 읽을만한 논문을 추려내는 방식이다.

엔드노트를 설치하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 엔드노트 플러그인이 설치된다. 논문 작업을 할 때는 간단히 인용 집어넣기(Incert Citation) 버튼만 누르면 인덱스가 추가된다.

인용 양식을 선택할 수 있고 참고 문헌은 본문 맨 마지막에 가나다 순서로 정리된다. 이렇게 관리를 하면 인용문을 빠뜨리거나 인용은 했는데 출처를 빠뜨리는 오류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논문 정보만으로 원문 파일을 찾는 기능도 있고 파일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서지 정보를 찾아주는 기능도 있는데 한글 문서는 잘 안 되는 듯

 

다음은 이아무개 교수님의 논문 강의 요약.

논문을 쓰려면 일단 기존 연구 A를 골라야 한다. A는 이미 퍼블리시된 거기 때문에,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내가 모을 수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기존 연구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야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노벨상 받은 연구도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공개된 데이터의 장점은 이미 많은 연구 논문이 있으니까. 기존 연구를 발판으로 삼는 것이다.

데이터가 있으니 기존 연구에서 했던 걸 똑같이 재현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연구는 기존 연구 A가 못했던 B를 했다, 내가 설명하는 게 훨씬 넓고 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기존 연구를 알고 있는 논문 리뷰어들이 오, 이건 한 발 진전했네, 새로운 이야기네, 이게 우리가 하려는 전부다. 그런데 이게 또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데이터라는 게 인간의 팔자와도 같아서 우연히 받는 경우도 있고, 배타적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있고. 하지만 어떤 식으로 데이터를 모으더라도 우리는 A도 하고 B도 한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은 지적 능력이 아니라 에너지의 문제다.

질문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은 ‘why’다. 우리는 인과적 진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과적 진술이 논문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런데 사실 인과적 진술을 100% 충족하는 연구는 많지 않다.

논문의 결론 부분에는 연구의 의의를 한두 패러그래프를 써야 하기 때문에 그걸 머리에 두고 주변과 대화를 해야 한다.

질문을 던질 때 사랑과 결혼이 아니라, 그게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논문을 쓸 때는 부부 합산 연봉과 이혼의 관계, 뭐 이런 식으로 써야 한다. 개념과 리얼리티와 causality와, 이렇게 가면 지루해지는데 그래도 이런 기준을 세워야 한다.

Find a Question in Your Topic, 이건 우리의 연구가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찾으라는 거다. 이게 아까 말한 A다. 기존의 연구와 발견이 설명하지 못하거나 밝혀내지 못하거나 밝혀내지 못한 B라는 영역이 남아 있다, 나는 B를 여기에서 보여주겠다, 그걸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으로 보여주겠다, 일단은 남들이 다 하는 A를 한다, 하지만 남들이 못한 B를 찾아낸다, 그러려면 데이터를 먼저 구하고 B를 찾아낼 수밖에 없다.

논문을 쓰려면 이 스트럭처를 벗어나면 안 된다.

1. Intoroduction
2. Theory & Hypothesis
3. Data & Analysis
4. Results & Intepretation
5. Conclusion

문제는 실제 연구가 이 순서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3. Data & Analysis
4. Results & Intepretation
2. Theory & Hypothesis
5. Conclusion
1. Intoroduction

이렇게 가야 한다.

학계는 아드레날린과 스테로이드로 범벅이 돼 있는 곳이다. 죽여 버리는 것이다. 노벨상 정도가 되면 1~5가 되는데, 이러려면 개인적으로 학계의 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데이터가 예상되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고, 도사가 되면 가능하지만, 우리는 결혼 3개월차와 비슷한 것이다. 출산도 하고 명절 때마다 시부모나 장인장모에게 어떻게 할 것인가, 막 부딪혀야 하기 때문에 100% 실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여러분이 시간을 집중적으로 쓴다면 무조건 데이터다.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를 상상하는 게 의미는 있겠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무지하게 걸린다. 2년 안에 석사 3년 안에 박사 프로포잘하려면 불가능하다. 나는 지도 학생들에게 데이터 구해오라고 내보낸다.

원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분들, 리서치 디자인하기가 까다롭다. 케이스가 하나짜리 연구는 어렵다. 이런 문제들이 교과서에서 배울 수가 없는 거다. 논문을 쓸 때 마음을 먹었을 때 맞닥뜨리는 문제다. 이런 걸 매니지하려면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구할까가 문제, 통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게 가장 핵심이다.

데이터를 준비한 다음에 문헌 조사를 해보면 많은 경우 내가 한 걸 이미 누가 해 놨다. 이게 두 번째 난관이다. 관심 분야 서치해 보면 대학원생들이 임시로 올려놓은 거 많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 발버둥 쳐봤자 거기서 거기다. 그나마 남은 건 아직 한국을 연구한 경우는 없다는 것. 그런데 그것도 요즘은 다 끝나가고 있다. 이미 한국 시장 분석을 끝냈다. 넷플릭스 돈 받은 JP모건 어쩌고 그런 데서 다 끝냈을 거다. 컨설팅 보고서 정말 좋다. 가트너 보고서, 카이스트 도서관에서 나눠준다. 4차 산업혁명 기술, 1년씩 예측이 거기 다 들어 있다. 내가 하는 것은 이미 다 돼 있다. 이걸 인정해야 한다.

내가 관심이 있고 내가 안다고 해서 논문을 쓰기 시작했는데 더럽게 잘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연구자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이다. 역설적이지만 인생이 원래 그런 거다. 가장 충격적인 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미워할 수 있는가, 이런 느낌이다. 합리적인 설명이 안 된다. 원래 그런 것이다. 리얼리티라는 건 두 가지가 같이 있는 거다.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 것이다. 디펜스를 앞두고 느끼게 된다. 진지하지 않고 건성건성할 거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순간 느껴지는 나의 무식함과 부족함은 당연한 과정이다. 중요한 건 그 지점에서 포기하지 말라는 거다.

배우는 것도 있다. 주변의 학자들을 조금은 리스펙하게 된다. 남의 논문 비평하는 게 직접 쓰는 것보다 1000배 쉬운 일이다.

논문 발표하는 그 비참한 순간에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걸 예측하고 그래서 이걸 공부하는 거다. 존재 자체가 부조리다. 한 인간으로 정직해지는 몇 안 되는 순간에 나를 내놓는 거기도 하다. 나는 무식한 사람이라는 걸 리뷰하는 순간 깨닫게 된다, 내가 하려는 건 이미 3년 전에 끝났다. 디펜스 들어가면 나랑 별로 안 친한 사람이 5년 전에 다 한 거다, 이런 코멘트 나온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미리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야 한다. 시간을 적게 뺏으면서 물어봐야 한다. 보통은 쫓겨서 지도교수에게 보내는 데 급급해서 3일 전에 새로 보내고, 대충 이러면 오케이 넌 죽었어, 이러고 들어가게 된다. 이미 제목과 초록 보고 이미 끝난 거다. 벼르고 있다가 너 나 기분 나쁘게 한 애지?

논문을 쓴다는 건 어디 바에 가서 시가 빨면서 진을 마시는 게 아니라 백종원이 되는 거다. 이 재료 저 재료 다 쓰면서 오케스트레이션을 하는 거다.

해 아래 새로운 게 없는데 주제가 안 겹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엔드노트라고 있다. 비싼 프로그램인데 도서관에서 받을 수 있다. 여러분 분야의 톱 저널 5개를 선택하고 키워드와 제목과 초록만 보고, 엔드노트에 임포트하고 그리고 나서 annotated로 추출하면 몇 백편의 논문을 한꺼번에 다운 받을 수 있다. 거기서 체리 피킹을 해야 한다. 그걸 보면서 줄을 긋고 하나씩 지우는 거다. 그럼 최소한 톱 저널에 나온 논문을 커버할 준비가 된 거다.

“If you torture your data enough, nature will confess.”

강력한 논문을 만드는 비결 가운데 하나는 경마 경주(Horse Race)를 시키라는 거다. 두 개의 다른 이론을 찾고 증거까지 경합을 시키는 것이다.

이론 A를 읽고 설득이 됐는데 이론 B를 읽었는데 또 설득이 돼. 이 중에 뭐가 맞는지 알고 싶어? 이렇게 하는 게 셋업인 거다. 이게 잘 구성되면 정말 재밌는 논문이 되는 거다.

폴 크루그먼과 장하준 이야기를 경합을 시킨다고 해보자. 둘 다 설득력이 있는데 둘 다 한 바구니에 집어넣고 우리 사무실 네 번째 캐비닛 셋째 칸에 있는 데이터로 누가 맞는지 보여주겠다, 그럼 게임이 끝나는 거다. 논리나 흐름을 흥미롭게 만드는 전략이다. 도사들은 말을 세 마리쯤 풀어놓기도 한다. 가설 두 개를 딱 써놓으면 된다. A가 맞는지 B가 맞는지, 그럼 게임 끝.

이렇게 셋업을 잘 하는 경우가 드물다. 톱 저널은 이런 걸 준비해서 들어간다. 그게 초이스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플로어의 단 한 가지 목적은 저 스피커를 죽여버리겠다는 목적의 워크숍도 많다. 그래서 비공개로 열리는 워크숍도 많다. 이런 데 가면 자살 충돌을 느낄 정도다. 나는 바보구나. 그래서 두 가지 질문이 꼭 필요하다. 저 놈을 죽이고 싶다면 이 기술을 쓰면 된다. 논문을 쓰는 내내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첫 번째 퀘스쳔은 Define it. 핵심 용어를 디파인하라는 거다.

만약 “정부 규제가 기존의 일자리를 보호하는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가”, 이런 논문이 있다면, 여기서는 킬러 퀘스천은 “정부가 무엇인가 규정해 봐라”다. 심사위원에게는 뭐든지 질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거다.

내 논문에 있는 제목을 내가 정의할 수 있는가. 정의할 수 없다면 내가 떠든 말 중에 많은 부분을 모른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질문은 꼴 보기 싫어 죽겠는 사람에게 써라.

그리고 Don’t hesitate to look up Wikipedia.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는 걸 망설이지 마라. 부끄러워하지 말고. 참고 문헌만 살펴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영어가 안 되면 나무위키라도 봐라. 하지만 나무위키에 의존하면 안 된다. 안 보는 것보다 낫다는 거다.

두 번째 퀘스천은 What is your hypothesis. 너의 가설은 뭐냐다. 그걸 증명할 수 있냐는 질문이다.

만약 “민주주의 정부일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걸 주장하고 싶다고 해보자. 이론적 주장과 가설은 차이가 나게 돼 있다. 가설을 만들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모델이나 통계 방식이 있어야 한다. 가설을 이야기하려면 이 세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데이터가 있고 모델이 있고, 이걸 입증할 수 있는가.

정직한 사람이라면 여기서 무릎꿇고 나가는 사람도 많다. 정직하지 않으면 무슨 소리하는 거야 하겠지. 플로어에 있는 사람은 다 안다. 정말 모르는 애구나.

논문을 쓸 때 이 두 가지 질문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건 다른 데 가서 이야기하지 마세요.

How to destroy the speaker:
1. define it.
2. what is your hypoth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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