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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을 만나다.

이상준 사장은 7번이나 사업에 실패했다. 그 여파로 5년 동안 신용불량자로 떠돌기도 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는 17년 만에 졸업했다. 10여년 동안 수배를 피해 쫓겨다녔고 용접공으로 노동판을 떠돌기도 했다. 그야말로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다 했다. 1998년부터 김영선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금융에 눈을 떴고 2000년 골든브릿지를 설립해 구조조정과 자산운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골든브릿지는 뉴코아백화점 매각을 비롯, 신호스틸, 프로칩스, 삼익악기, 신화특수강, 크라운제과, 쌍용캐피털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을 성사시킨 바 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1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7번 실패하고 8번째 성공했으니 그야말로 7전8기인 셈이다.

– 결국 BIH의 유상감자를 묵인하고 말았다. 다른 방법은 없었나.
=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1천억원 유상감자가 마지노선이었다. 그러고도 인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까지 모두 우리 쪽에서 떠맡으라고 했다. 국제 관행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결렬 분위기까지 갔다가 막판에 밤샘협상으로 유상감자 규모를 850억원까지 낮췄다. 최선을 다했고 다른 대안은 없었다.

– 상장기업으로는 ESOP을 도입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노사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핵심과제가 될 텐데.
= 일단 ESOP의 도입으로 갈등비용이 줄어들 걸로 기대하고 있다. 그 비용을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브릿지증권은 그동안 개인영업에 치중해왔는데 그걸로는 더 버틸 수 없다. 투자은행으로 가게 되면 지점 영업도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ESOP에서도 이런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 전체 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ESOP 도입과 관련이 있는 건가.
= 골든브릿지에는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구분이 없다. 모두 1년짜리 계약직이다. 브릿지증권 직원들도 모두 퇴직하고 재입사 과정을 밟게 된다. 급여는 업계 최고 수준을 원칙으로 하되, 회사 상황을 감안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짤 계획이다. 우리는 지는 싸움은 안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지금은 어느 정도 부담을 모두 나눠 짊어져야 한다.

– ESOP가 노사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 ESOP와 노조는 다르다. ESOP는 노동자의 이해 못지않게 회사의 발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동자의 이해를 희생해야할 수도 있다. 그게 ESOP의 성공 관건이다. 대신 회사는 그렇게 얻은 이익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ESOP과 나눠야 한다.

– ESOP 지분비율을 50%까지 늘리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 물론 회사가 잘 된다는 가정에서다. ESOP의 지분을 늘리려면 그만큼 이익이 나야 하고 그 이익을 회사와 직원들이 분배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일부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지만 직원들 월급을 깎아서 ESOP에 강제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은 안 된다.

– 브릿지증권의 자본규모는 이미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상태다. 850억원이나 더 내주고도 전망이 있다고 봤나.
= 증권사가 살아남는 방법은 대형화나 특화, 두가지 밖에 없다. 브릿지증권의 경우, 대형화는 이미 불가능하게 됐고 특화가 살 길이다. 브릿지증권의 문제는 재무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였다고 본다. 우리는 브릿지증권을 투자은행으로 키울 계획이다. 전망은 매우 밝다. 골든브릿지의 다른 계열사들과 연계해 구조설계채권이나 부동산펀드, 사회책임투자펀드 등을 비롯해 대체투자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그게 이른바 ‘블루오션’이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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