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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과 전병헌, 두 전 대변인의 갈등.

Written by leejeonghwan

June 4, 2005

전여옥이 “대통령을 다시 뽑는다면 대학나온 사람을 뽑겠다”고 했다. 아래는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의 전병헌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이다. 전여옥과 함께 묶여서 ‘전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이야기다. 정말이지, 애들 장난 같다.


언론인 여러분, ‘전병헌 대변인’이라고 써주십시오.

요즘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 때문에 참 곤혹스럽습니다. “대졸 대통령”을 주장한 이후 국민들의 비난과 우려가 전대변인에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언론의 기사 중 본문 중에 ‘전 대변인…’이라고 보도되는 것을 보면, 절로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저 역시 ‘전 대변인’이라 불리는 터라 기분 끝 맛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과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같은 성(姓)에 같은 본(本)입니다. 17대 국회에 유일하게 전(田)씨 성을 쓰는 두 명의 의원이 모두 양당의 대변인이기 때문입니다. 대변인 전성시대(田姓時代)? 가 곤혹스럽기만 합니다.

한나라당의 전여옥 대변인은 엘리트주의자임을 자처하고 대통령을 폄하하는 입장이라면 저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엘리트주의에 거부감을 갖고 있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존중하는 것이 곧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언론인 여러분, 저 전병헌 대변인이 바라옵기는 이제 한나라당 전 대변인을 지칭할 때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전 대변인’이 아니라 ‘전여옥 대변인’으로 그 이름 석자 모두를 써주셨으면 합니다. 같은 ‘전 대변인’으로 불리지만 갖고 있는 상식과 생각, 그리고 입장이 너무나 상이한 두 사람의 ‘전 대변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사나 인터넷 등에도 ‘전 대변인’이라는 약칭으로 인해 혼돈된다는 네티즌들의 댓글도 보아온 터라 여러차례 망설이다 이번 기회에 이 같은 글을 띄우게 되었습니다. 언론인 여러분에게 우리당의 입장을 보다 성실히 전달하는 대변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5. 6. 4. 열린우리당 대변인 전병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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