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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이 아니라 영국박물관이다.

“영국박물관에 진짜 영국제는 수위 밖에 없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이 박물관에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을 비롯해 이시리아의 날개 달린 황소, 로제타 석 같은 세계적인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집트에서 그리스와 로마,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대륙까지, 이 박물관은 영국의 광범위한 약탈의 역사를 증거한다.

1753년에 건립된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고 루브르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함께 3대 박물관으로 불린다. 2000년에 개관한 한국관에는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 유물부터 청자와 백자 등 250여점의 우리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영국 사람들이 ‘British museum’이라고 부르는 이 박물관을 우리가 굳이 ‘대영(大英)박물관’이라는 부를 이유는 전혀 없다. ‘영국박물관’이라고 하면 된다. 당연한 것 아닌가.

어제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대영박물관 한국전’이 열리는데 관람료가 무려 1만5000원이나 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고려청자를 비롯해 채제공의 초상화 등 우리나라 작품도 전시된다. 참고로 이 전시회는 창간 85주년 기념으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사업이다. ‘영국박물관’을 ‘대영박물관’으로 고쳐부른 것은 아마 조선일보의 무지거나 조야한 상술이다.

어쩌면 아직도 영국을 ‘대영제국’이라고 부르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가.

1만5000원의 관람료 가운데 얼마나 조선일보의 몫이 될까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조선일보다운 상술이다. 조선일보는 날마다 온갖 지면을 동원, 바람잡기에 나섰다. 5000원 할인권까지 찍어서 나온다고 한다. 다음은 조선일보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관람객들 “너무 귀한 유물들” 곳곳서 감탄, 대전서 올라와 2시간 기다리다 관람하기도.
“대영박물관 한국전서 세계의 문명 느껴보길”, 개막식 참석 버넷 부관장.
“대영박물관을 서울서 보다니…”, 한국전시회 어제 예술의전당서 개막.
내가 만난 대영박물관 / 신현림, 권지예, 김원일.
대영박물관 한국전 Q & A.
대영박물관 한국전 찬란한 인류문명 한눈에, ‘푸와비 여왕의 수금’ ‘청자대접’등 335점 한국 나들이.
대영박물관 서울전 내일 개막… 7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13일부터 10일간 독자할인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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