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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 위키피디아로 본 독도와 한국해.

Written by leejeonghwan

March 18, 2005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에 따르면 독도의 영어 이름은 ‘리안코트 락(Liancourt Rocks)’이다. 서양인으로는 독도를 처음 방문한 프랑스 어선의 선장 이름, 리앙쿠르에서 따왔다.

위키피디아는 세계 수많은 참여자들의 공동 작업으로 만드는 백과사전이다. 누구나 마음대로 쓰고 고쳐 쓸 수 있고 당연히 저작권도 없다. 누군가가 항목을 새로 만들거나 고쳐 쓰면 세계 수많은 참여자들이 달려들어 검증하고 다시 다듬는다. 이곳에서는 정보의 무한 공유가 이뤄진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언어를 망라, 100개가 넘는 언어로 항목을 찾아볼 수 있고 그 가운데 영어 항목만 35만건이 넘는다. 7만5천건 수준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7배다. 모든 언어를 통털어 100만건 이상의 항목이 수록돼 있고 하루 페이지 뷰가 870만건이 넘는다.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 ‘dokdo(독도)’를 치면 ‘리안코트 락’으로 연결된다. ‘takeshima(다케시마)’를 쳐도 마찬가지다. 첫줄은 이랬다.

The Liancourt Rocks are islets in the Sea of Japan (East Sea), claimed by both Korea and Japan but administered by South Korea since 1953.

번역하면 이렇다. “독도는 일본해(동해)에 있는 작은 섬이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지만 1953년 이래 한국이 점유해 왔다.” 중립적인 표현이지만 ‘일본해’라는 단어가 아무래도 거슬린다. 보자 마자 들어가서 수정해 놓고 왔다. 물론 누군가가 보고 다시 원상 복귀시켜놓을 수도 있다.

이것 말고도 돌아보면 고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리안코트 락’ 페이지에는 독도 지도라고 떡 하니 ‘Japan sea map’이 올라와 있다. 독도 바로 윗쪽에 ‘Sea of Japan’이라고 적혀 있고 그 밑에 괄호 안에 ‘East Sea’라고 병기돼 있다.

게다가 ‘East Sea’라는 항목은 아예 없고 ‘Sea of Japan’이라는 항목만 있다. 여기에 보면 ‘일본해’라는 이름이 세계적으로 쓰이는데 한국 정부가 ‘동해’라는 이름을 고집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중국도 이 바다를 ‘일본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동해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동해’와 ‘일본해’를 둘러싼 논란은 꽤나 오래됐다. 기회가 됐으니 생각하고 있던 걸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 입장에서 ‘동쪽 바다’일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고유명사로서 ‘동해’는 사실 없다. 과거 기록을 봐도 ‘MAR CORIA’나 ‘MARE DI CORAI’, ‘MAR DE CORRER’, ‘SEA OF COREA’ 등의 ‘고려해’ 또는 ‘한국해’가 대부분이고 ‘MER ORIENTALE OU MER DE COREE’나 ‘Ocean ORIENTAL’ 같은 동양이라는 의미의 ‘동해’가 간혹 눈에 띄는 정도다.

‘동해’ 보다는 ‘한국해’라고 주장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다. ‘한국해’를 ‘일본해’에 뺏기고 나서 이제 와서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라고 우겨봐야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우리에게나 동쪽 바다일뿐 세계 다른 나라들이 볼 때 ‘동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좁은 바다다.

독도 분쟁에 주는 교훈도 있다. 아무리 우리가 옳아도 힘이 없으면 언젠가 독도도 뺏길 수 있다. 객관적인 논리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우리야 하늘이 두쪽 나도 독도가 우리 땅인게 당연하지만 일본 애들은 나름대로 논리가 있고 국제적으로 볼 때도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멀쩡한 땅, 뺏기지 않으려면 이런 난리법석 냄비근성은 별 도움이 안된다.

참고 : 공동체 웹사이트 시스템, 위키위키를 설치하다.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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