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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장이머우 감독이 만든 중국의 체제 선전 영화. 진시황과 그를 죽이려는 자객들의 이야기다.

수천 명 정예 군사의 호위를 뚫고 진시황을 죽일 방법은 거의 없다. 장천과 파검, 비설이라는 자객들이 그를 죽이려 했다가 실패했다. 진시황은 이들 세 명의 자객을 모두 죽이는 자에게 황제를 열 걸음 앞에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주겠다고 선언한다.

또 다른 자객 무명은 이를 노린다. 자객들을 모두 죽이고 호위를 뚫고 황제 앞에 설 수만 있다면 그를 죽일 수도 있다. 동족의 원수를 갚는 유일한 방법이다.

파검은 무명을 말리면서 바닥에 ‘천하(天下)’라고 적는다. 그러나 결국 무명은 장천과 파검, 비설을 죽였다는 증거로 그들의 칼을 받아들고 황제 앞에 선다. 황제와 무명, 둘 뿐이다. 황제는 촛불이 흔들리는 걸 보고 곧 무명이 살기를 품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그는 알면서도 무명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

무명도 결국 황제를 죽이지 못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무명은 ‘천하’의 의미를 설명한다. 천하가 갈려 있으면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이 죽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나서서 천하를 통일하는게 결국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길이다. 그 누군가가 진시황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결극 무명은 등을 돌리고 선 황제 앞에서 칼을 거두고 돌아 나온다.

‘영웅’은 천하 통일의 대의명분을 선전하는 영화다. 천하를 얻겠다는데 작은 가치들을 돌볼 여유가 있겠는가. 아름다운 영화지만 메시지는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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