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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저가 출혈경쟁 후유증?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던 조선업계가 저가수주 경쟁의 후유증을 겪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선가가 크게 떨어졌던 지난 2002년에 수주된 선박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건조돼 앞으로 수년간 조선업계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조된 선박의 70% 이상이 비교적 선가가 높았던 2000년 하반기∼2001년 상반기에 수주한 선박으로 높은 수익성을 안겨줬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 건조될 선박들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평균 선가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35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의 경우 2000년 4150만달러에서 2001년에는 3600만달러, 2002년에는 3300달러까지 선가가 크게 떨어졌다. 초대형컨테이너선의 선가도 7650만달러에서 2002년말 635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선박의 수주에서 건조까지 2년∼2년6개월까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저가수주 경쟁에 나섰던 업체들은 앞으로 수년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게다가 대부분 업체들이 낮은 선가에 대규모 수주를 통해 앞으로 3년 이상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 추가 수주 여력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증권 이종승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2006년까지 인도예정시점을 기준으로 한 평균 건조선가는 지난해보다 9∼11% 가까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발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부분 선박의 선가가 2001년 수준까지 회복되긴 했지만 지난해 선가 인상은 2006년 이후에나 제대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오히려 올해는 환율 하락이나 인건비와 선박용 후판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들의 지난해 말부터 물량위주 수주를 지양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07년 물량까지 일부 수주, 작업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35억달러로 낮춰잡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건조될 선박의 선가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액 대비 2% 정도는 생산성 향상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36% 가량 줄어든 44억5000만달러로 잡았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선박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top@leejeonghwan.com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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