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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의 천국 개정판 진행 상황.

Written by leejeonghwan

October 21, 2017

열심히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래 기다려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미리 작성한 서문 초안입니다. 아직 작성 중이고 아직 책의 결론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 마무리하면서 함깨 보완하겠습니다. 이 페이지를 통해 진행 상황을 계속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작업 진척률은 95%입니다.

 

투기자본의 천국 개정판 서문(초안).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벌떡 일어나 자료를 들춰보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그렇게 1년이 넘도록 붙잡고 있던 책이다. 등장 인물만 수백 명에 이들의 수사기록과 진술 조서, 판결문 등 읽어야 할 자료가 수만 페이지 분량, 관련 논문 수백 건에 엇갈리는 수많은 해석과 평가. 국회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 관련 자료도 수천 페이지, 온갖 토론회와 기자회견에서 쏟아져 나온 증언과 주장,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비공개 자료, 팩트는 넘쳐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퍼즐 몇 조각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초조하기도 했다.

기사를 쓰다가도 흐름을 잃기 일쑤고 한참을 쓰다 보면 이미 썼던 내용이거나 전혀 다른 맥락으로 튀기도 했다. 그동안 취재 메모와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도 온갖 군데 흩어져 있다. 디테일을 파고들수록 큰 그림을 놓치기 일쑤였고 큰 그림을 그리다 보면 군데군데 퍼즐조각이 빠져있었다. 사건과 사건이 연결되는 맥락을 살펴야 했다. 과연 올해 안에 끝낼 수는 있을까 하는 좌절과 절망의 시간을 견뎌내면서 겨우겨우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핵심을 가다듬고 혼미한 정신을 추스리면서 진실의 실체를 파고 들었다.

사명감도 있었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 좀 더 본질에 다가서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내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한다.

이미 지난 15년 동안 그야말로 수십만 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건, 온갖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수많은 편견과 오해에 사로잡혀 있는 사건, 20년 가까이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IMF 외환위기의 망령, 이 책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투기자본의 천국’의 실체를 드러내는 역사적 기록이다. 단순히 나쁜 놈들을 비난하고 분노하는 것만으로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사건을 복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를 드러내고 시스템을 폭로해야 한다.

흔히 기자들끼리 농담 반 진담 반 취재를 너무 많이 하면 기사를 쓰기 어렵다고들 한다. 아는 것만 쓰고 끝내면 되는데 담을 게 많을수록 논리가 꼬이고 변죽을 울리고 주제가 산으로 튀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더욱 쉽고 가볍게 쓸 수 없었다. 이 책은 무겁고 심각하다. 여기에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담겨 있다고 자부한다. 이 책은 복잡하고 어렵다.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의혹을 담고 있고 여전히 시스템을 지배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시스템을 폭로한다.

여전히 사건은 진행 중이고 현재로서는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기자로서 기록의 의무를 다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다할 뿐이다.

이 책은 언뜻 팩션처럼 읽힐 수도 있지만 완벽하게 100% 팩트만 담았다. 이 책에 나온 등장인물은 모두 실존 인물이며 모든 발언은 공인된 기록에서 인용한 것이다. 최대한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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