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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의 비극? 뉴스스탠드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Written by leejeonghwan

July 3, 2013

[해설] 작정하고 나온 네이버, 언론사들에 호통 “이용자 외면, 자정노력 우선돼야”

8 대 1. 수세에 몰릴 거라는 전망과 달리 네이버는 강하게 언론사들을 압박했다. 언론사들 입장을 대변하는 발제자와 토론자가 8명, 네이버 관계자는 1명이었다. 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세미나에서 유봉석 NHN 미디어서비스실 실장은 “당분간 뉴스스탠드 시스템에 변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공유지의 비극’까지 언급하면서 언론사들의 책임을 묻고 “단기적으로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로 단호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시종일관 네이버에 공격이 집중됐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뉴스스탠드는 대다수 이용자들에게 매우 불편한 서비스”라고 평가했고 박상호 한국방송협회 연구원은 “뉴스 이용자에 대한 논의와 배려가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부국장은 “뉴스스탠드가 연성 뉴스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뉴스스탠드와 뉴스캐스트를 병행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았다. 김 교수는 “과거 뉴스캐스트 시절 선정적 제목 낚시가 많았다면 뉴스스탠드에서는 선정적 사진 낚시가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수 이데일리 콘텐츠사업팀 부장은 “손님이 짜다면 짠 거다, 네이버가 주는 트래픽에 안주해서 건전한 뉴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합리적인 콘텐츠 유통구조를 확립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지금이라도 포털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NHN 유봉석 실장은 “뉴스스탠드에 대한 비판은 사실 뉴스스탠드의 문제라기 보다는 언론사 홈페이지의 문제고 온라인 저널리즘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뉴스캐스트도 마찬가지지만 단일 서비스 모델이 모든 가치를 담을 수는 없다”면서 “트래픽이 줄어들어서 선정적인 편집을 하게 됐다는 비판이 있는데 트래픽 많아지면 더 많은 트래픽 받기 위해 더욱 선정적인 편집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유 실장은 “뉴스캐스트나 뉴스스탠드나 네이버의 노력 만으로 성공하기 힘든 서비스”라면서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달리 대안이 없다”, “운신의 폭이 좁다”는 등의 말을 반복했다.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뉴스캐스트나 뉴스스탠드나 모델로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콘텐츠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유 실장은 “참여 주체들이 더 나은 저널리즘 공간을 만들려는 의지가 있고 그런 토대가 만들어져야 뉴스캐스트로 갈 수 있다”면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뉴스스탠드가 사실상 실패한 모델로 드러나면서 뉴스스탠드를 기획했던 유 실장 등이 내부에서 입지가 좁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많지만 기획자 입장에서는 끝까지 뉴스스탠드를 포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언론사들 자정 노력으로 꺼져가는 뉴스스탠드를 활성화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관측도 많다. 유 실장이 강조하는 것처럼 뉴스스탠드 이후 선정성 경쟁이 완화된 측면도 있지만 뉴스스탠드의 부진은 일차적으로 인터페이스와 접근성의 문제다. 적극적인 뉴스 소비를 유도한다는 취지와 달리 뉴스 소비 총량을 줄이고 어젠더를 희석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언론사들의 책임이 크지만 언론사들의 자정 노력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뉴스스탠드 개편에 이해진 NHN 의장과 김상헌 대표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최고경영자가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는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면서도 언론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면서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 이외의 제 3의 대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큰 힘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뉴스스탠드 기본형, 52개 그대로 가는 이유는…”
[인터뷰] 유봉석 NHN 미디어서비스실 실장, “뉴스캐스트로 회귀 불가, 언론사 자정 노력이 유일한 대안.”

네이버 뉴스스탠드 개편 논의와 관련, 화제의 중심에 있는 유봉석 NHN 미디어센터 미디어서비스실 실장을 만났다.

NHN은 1일 52개 뉴스스탠드 기본형 언론사들을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마이뉴스 설정 건수를 기준으로 기본형과 선택형 언론사들 사이에 진입과 퇴출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으나 집계 결과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유 실장은 뉴스스탠드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당분간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언론사들의 자정 노력이 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최근 언론사들 사이에서 네이버가 뉴스스탠드 전면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온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뉴스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배경에는 언론사들의 선정성 경쟁도 있지만 애초에 서비스 설계와 인터페이스의 문제, 근본적으로 철학의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유 실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은 2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만난 유 실장과 일문일답.

– 52개 기본형 언론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적 부담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고 뉴스스탠드 폐지를 염두에 두고 일단 현행 유지로 가기로 한 거라는 관측도 있다.
“공지한 대로 마이뉴스 설정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기본형과 선택형 언론사들 사이의 격차가 컸다.”

– 선택형 언론사들 가운데서도 시사인 같은 경우는 마이뉴스 설정 건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독자 기반이 좁은, 이를 테면 지지통신 같은 언론사 보다 마이뉴스 설정 건수가 적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아무래도 기본형 전체를 선택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선택형 언론사들을 보려면 따로 전문지나 지역지 카테고리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이뉴스 설정 건수가 적었다.”

– 마이뉴스 설정 비율 자체가 턱없이 낮았던 것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뉴스스탠드의 인터페이스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신규 진입을 허용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지 않을까.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다.”

– 뉴스스탠드 개편은 논의되고 있나.
“전혀 논의된 바 없다.”

– 뉴스 소비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언론사들 선정성 경쟁도 문제지만 애초에 원 뎁스(depth)를 더 들어가는 시스템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이용자의 11%가 아예 뉴스를 읽지 않게 됐다는 통계도 나왔다.
“뉴스캐스트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지만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 이외의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 알고리즘 방식의 뉴스 편집이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테면 300명 정도 뉴스추천위원회를 두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추천, 그리고 댓글 반응 등을 결합해 뉴스의 경중을 구분하고 자동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 뉴스캐스트 시절처럼 10개 정도 뉴스 판을 두고 랜덤 롤링하면 이슈의 편중 현상도 막을 수 있고 뉴스 다양성도 보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뉴스 선택이라는 뉴스스탠드 원칙을 포기하게 된다. 네이버가 일방적으로 뉴스를 보여주는 그런 시스템으로 가기를 바라나.”

– 네이버가 던져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네이버가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인만큼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네이버 첫 화면의 어젠더 셋팅과 관련,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뉴스스탠드를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선의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 선의가 아니라 집단지성에 기대해보자는 이야기다.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알고리즘 편집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뷰징을 막을 방법이 없고 언론사들 반발도 심할 거고 무엇보다도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 그래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거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를 시작해 보자는 거다.
“논의를 시작하는 건 좋지만 지금으로서는 언론사들의 자정 노력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뉴스캐스트 시절보다는 선정성 경쟁이 많이 완화됐다고 보고 있다. 지금보다 훨씬 문제가 많았던 뉴스캐스트 시절에는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던 언론사들이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트래픽이 급감하니까 네이버에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느냐 마느냐는 언론사들에 달려있다. 뉴스스탠드가 실패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이게 네이버 공식 입장이다.

– 이미 실패한 시스템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아직 기대가 남아있다, 그렇게 봐도 되나.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게 있다. 모두가 자기 생각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도 소에게 풀을 뜯길 수 없게 된다. 지금 뉴스스탠드가 그 꼴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은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하려면 시장 메커니즘이나 정부 개입이 아닌, 공동체 중심의 자치제도와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직 뉴스스탠드를 포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뉴스스탠드 총체적 실패 인정해야, 대안 마련 시급한 상황.”
선정성 경쟁 여전, 이용자 11% 아예 뉴스 안 봐… 월 평균 방문 뉴스 사이트 9.2개로 급감.

뉴스캐스트 시절에는 네이버 프론트 페이지 방문자의 68%가 뉴스를 클릭했는데 뉴스스탠드로 바뀌면서 15%로 줄어들었다. 마이뉴스 설정 비율은 전체 이용자 대비 월 평균 7.5% 수준에 그쳤다. 뉴스스탠드를 타고 뉴스 사이트를 방문하는 비율도 전체 뉴스 사이트 방문자 대비 11% 수준에 그쳤다. 뉴스캐스트 시절에는 한 번 방문하면 40페이지를 봤는데 뉴스스탠드로 옮겨오면서 23건으로 줄어들었다. 뉴스스탠드 전면 개편 3개월의 초라한 성적표다.

2일 트래픽 분석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과거 뉴스캐스트 이용자의 11%는 뉴스스탠드 전환 이후 아예 온라인에서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뉴스캐스트 이용자는 2100만명이었는데 4월에는 1858만명으로 줄어들고 5월에는 1846만명까지 줄어들었다. 뉴스 사이트 전체 트래픽은 방문자 수 기준으로 9%, 페이지뷰 기준으로 25% 가까이 줄어들었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정보학회 세미나에서 이주원 닐슨코리안클릭 클라이언트서비스팀 팀장은 “2009년 1월 뉴스캐스트가 시행됐을 때는 방문자 수가 10% 늘고 페이지뷰는 25% 가까이 늘었는데 올해 4월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방문자 수는 10%가 빠지고 페이지뷰는 24%가 줄었다”고 밝혔다. 방문자 수는 뉴스캐스트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지만 페이지뷰는 2008년 12월의 54%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이 팀장은 “결국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주요 뉴스 사이트 방문자 수는 뉴스캐스트 이전 시절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면서 “페이지뷰가 뉴스캐스트 시절보다 더 떨어진 것은 모바일 접속 비율이 늘어나는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3월 대비 5월에는 1인당 평균 방문하는 뉴스 사이트 수가 14.3개에서 9.2개로 3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박상호 한국방송협회 연구원은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트래픽이 급감하고 있지만 줄어든 트래픽이 개별 뉴스 사이트로 옮겨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줄어든 트래픽 총량이 아니라 뉴스스탠드 이후 변화하고 있는 제휴 언론사들의 이용자 트래픽 분포 비율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여러 언론사 페이지를 나열하는 방식의 뉴스스탠드는 특정 언론사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지 않고 이슈가 되고 있는 기사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언론사들의 뉴스 편집권을 소비자들에게 환원시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종합편성채널 방송사들의 신규 편입 논란 등 제휴사 선정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과거 뉴스캐스트 시절, 제목 낚시가 많았다면 뉴스스탠드로 넘어오면서 비주얼 측면에서 선정적인 사진 낚시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뉴스 선정성이 개선됐다는 네이버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결국 뉴스스탠드는 뉴스캐스트의 문제를 전혀 치유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뉴스 소비 총량을 떨어뜨리고 어젠더의 편중 현상을 심화시키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언론사 사이트의 수익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고 적지 않은 언론사들이 검색어 기사의 대량 생산으로 트래픽을 보전하는 등 당초 취지와 달리 여론 다양성과 이용자들의 뉴스 선택권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이버 내부 인링크 방식의 뉴스 페이지 트래픽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 네이버가 편집하는 뉴스 어젠더가 여론을 형성하는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뉴스스탠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겠지만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뉴스캐스트 방식으로 복귀하는 것도 과거의 문제점을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결국 “네이버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는 방식과 이용자에게 완전한 뉴스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의 절충점에서 해결 방식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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