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보다 하나금융이 더 악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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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먹튀 이후 하나금융이 왔다. 이번에는 아예 외환은행 자체가 사라질 판이다. 론스타에게 외환은행을 넘겨받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강제 병합과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1월28일 외환은행을 100% 자회사로 편입, 외환은행을 상장폐지할 계획이라는 공시를 내보낸 바 있다. 외환은행 주식 1주에 하나금융 주식 0.1894302주를 교환하게 된다. 노동조합은 당연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를 3조9157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론스타는 2003년 9월 외환은행을 2조1548억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2월 배당과 지분매각 차익 등으로 4조6635억원을 챙겨 떠났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지분 6.25%를 사들였고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60%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1월27일 공시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오는 15일 주주총회를 거쳐 주식 이전·교환이 의결되면 다음달 4일 주식을 교환하게 된다. 주식 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202만주를 확보해 외환은행 주식과 교환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순조롭게 이전·교환이 마무리되면 외환은행은 100%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다음달 26일 19년 만에 상장 폐지된다.

쟁점은 우선 가격이다. 하나금융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7383원. 4일 종가 7500원보다도 낮고 지난해 2월 론스타에게 지급한 1만1900원보다 4570원이나 적다. 지금보다 주가가 높기도 했지만 그때도 시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줘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장 외환은행 주주들 입장에서는 멀쩡한 주식을 터무니없이 낮은 비율로 하나금융 지분으로 바꿔 받거나 싸게 팔아넘겨야 한다.

4일 김기준 열린우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지주회사 설립 과정에서 주식 병합을 허용한 공정거래법이 뜨거운 쟁점이 됐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가 상장회사 주식의 20%, 비상장회사의 경우 40%만 보유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굳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허용한 이유가 뭐냐는 이야기다. 대주주가 3분의 2 이상 지분을 끌어모아 주식교환을 결정하면 소수주주들은 따르는 수밖에 없다.

김성진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독일에서는 주회사가 피편입회사 주식을 최소 95%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소수주주에게 주식 처분을 강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공개매수 신청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대상 회사 주식 90% 이상을 매입해야 나머지 지분을 강제 매수할 수 있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주식교환 제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유한 지배주주에게 소수주주를 축출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하나금융의 자회사 하나은행은 수차례에 걸쳐 자율형 사립고 하나고에 은행자산을 무상 양도해 은행법을 위반,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하나고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느 특수관계인이라는 게 전 교수의 주장이다. 은행법에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에 대한 은행 자산의 무상 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심지어 외환은행에도 하나고 지원을 요구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외환은행을 자회사에 편입한 이후 외환은행 주식을 추가 매입한 것도 논란이다. 전 교수에 따르면 은행법은 승인 받은 한도를 초과해 주식을 보유하려 할 경우 다시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 교수는 “추가 취득에 대한 금융위원회 승인이 없었다면 은행법 위반이고 승인이 있었다면 하나고 무상 지원 등에 대한 은행법을 위반한 상태에서 이뤄진 하자가 있는 승인”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항 당시 이미 은행법을 위반한 상태로 은행의 대주주가 되기에 적합한 자가 아니었다”면서 “금융위는 하나금융에 대주주 요건을 충족할 것을 명령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물론 론스타가 점유하고 있던 외환은행 주식은 애초에 불법 점유이므로 이의 취득에 의한 외환은행 지배는 당연히 무효”라고 덧붙였다.

김득위 경제민주화국운동본부 정책위원은 “하나금융이 주식 교환이라는 현행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 “강제 주식교환으로 인해 소수주주의 재산권이 박탈되는 등 본질적 내용까지 침해될 수 있어 사실상 강탈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하나금융의 강제 주식교환이 성공하면 론스타에 대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사라지므로 결과적으로 론스타에게 면죄부를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강제병합과 상장폐지는 하나금융이 지난해 2월 약속했던 합의문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노조 김보헌 전문위원은 “통합여부는 5년 뒤 노사합의로 결정하도록 합의했다”면서 “통합을 전제로 한 어떤 행위도 당시 합의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외환은행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등이 강제병합에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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