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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모든 글은 다 찌질합니다. 글을 통해 세상을 바꾼다 만다, 그런 차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글을 쓴다는 건 어긋남이나 상처나 실수나 패착, 성찰의 기록이고. 대인 대물 관계에 실패한 사람들이 골방에서 글을 쓰죠. 그게 너무나 싫어요. 잘 만나고 잘 대하면 되지 않을까. 예수나 소크라테스처럼. 잘 하지 못한 모든 삶의 일회성 반추로서 집에 와서 괴로워하면서 글을 쓴다? 재능만 있으면 글은 잘 쓸 수 있지만 진짜 어려운 건 삶이죠. 우리의 모든 스승은 글을 안 썼습니다. 그런 마음이 안 생기니까. 그런데 우리는 글을 쓰고 싶어 합니다. 왜냐, 인생이 실패했기 때문이죠. 글로 사변으로 낭만으로 고백하지 말고 대인 대물 관계에서 이뤄야 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답답하고 아쉬운 느낌인데, 전체 속에서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 것으로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스승들이 일러준 삶입니다.”

어제 사루비아다방, 김영민 강연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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