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방송, 나꼼수 확장판 아닙니다.”

Scroll this

[인터뷰] 국민TV방송 대변인, 이재정 동화법무법인 변호사.

국민TV방송(가칭)의 대변인으로 선임된 이재정 동화법무법인 변호사는 앉자마자 “‘나꼼수’가 국민방송의 주축이라는 건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터뷰에 앞서 만났던 김용민 나는꼼수다 PD도 “공식적인 입장을 들으려면 나보다는 대변인을 만나는 게 좋겠다”고 발을 뺀 뒤였다. 대안방송을 표방한 국민방송은 나꼼수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으면서도 나꼼수에 발목을 잡힐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변호사는 “케이블 채널에 진출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고 심지어 종합편성채널을 인수하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밖에 RTV를 키우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고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케이블 채널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크고 지상파와는 애초에 방향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해직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타파와 합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제안도 많았다. 실제로 뉴스타파 기자들도 뉴스타파와 국민방송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뉴스타파도 후원회원이 3만명을 넘어선 상태지만 국민방송이 출범하면 동력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뉴스타파와 따로 가는 건 절대 아니고 뉴스타파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방송 준비모임은 야권의 대선 참패 이후 지난달 26일 첫 회의를 열고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김용민 PD가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서영석 서프라이즈 대표와 나는꼽사리다 멤버인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고발뉴스 제작자인 이상호 MBC 기자 등이 합류하면서 판이 커졌다. 지난 6일 열린 3차 회의에는 장영승 캔들미디어 대표와 곽동수 사이버대 교수,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차승재 동국대 교수 등이 참여해 아이디어를 나눴다.

이 변호사는 “협동조합 형태로 법인을 출범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지금은 주식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케이블 채널 보다는 셋톱박스 형태의 IPTV로 간다는 큰 방향을 잡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존의 TV에 채널을 하나 더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전략인데, 역시 이용자들이 이런 방식을 불편없이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이 변호사는 “협동조합 형태로 가게 되면 조합원들에게 셋톱박스를 나눠주게 될 텐데 셋톱박스 연결 방식이나 리모컨 구성 등을 최대한 간편하게 설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셋톱박스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유튜브 등에서 무료로 방송을 볼 수 있지만 거실에서 TV로 보는 건 또 다르다. 자녀들이 조합비를 내고 유튜브로 방송을 보면서 부모님댁에 셋톱박스를 설치해 드리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집집마다 케이블이나 IPTV 등의 셋톱박스가 설치돼 있는 상황에서 셋톱박스를 추가하는 게 효율적이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존의 플랫폼에 합류하지 못한 신생 매체의 의욕과잉일 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방송은 기존의 플랫폼과는 차원이 다른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다 이를 명분으로 막대한 초기 비용을 충당할 후원금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방송은 당초 기성 언론과는 제휴를 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회의에서는 뉴스타파를 비롯해 한겨레 하니TV나 오마이뉴스 오마이TV,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 등과 폭넓은 제휴를 맺고 콘텐츠를 확충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국민방송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하겠지만 콘텐츠의 상당 부분을 외부 콘텐츠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기자들을 채용해 직접 방송 뉴스를 생산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 변호사는 “협동조합이든 주식회사든 국민적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대중적 지지를 끌어내고 실현 가능한 규모가 돼야 한다는 합의를 끌어낸 상태”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10만명만 돼도 조합비나 연 이용료로 셋톱박스 제작과 설치, 애프터서비스 등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면서 “인터넷 기반이라 실시간 방송은 물론이고 다시 보기와 인터랙티브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편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콘텐츠일 텐데 우리가 모든 프로그램을 다 만들겠다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국민방송이라는 콘셉트에 맞지도 않다”면서 “국민방송을 나꼼수의 확장판으로 생각하거나 특정 정치세력에 편향된 ‘우리들만의 방송’이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뉴스타파 같은 다양한 대안 방송을 지원하는 대안 플랫폼으로 키우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Submi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