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스크린의 역습? 사실은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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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가입자 ‘푹’ 유료 전환율은 8% 수준… 케이블·통신사들까지 가입자 확보 출혈 경쟁.

N스크린 전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N스크린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유료 전환 비율이 낮아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지상파 4사가 모여 만든 동영상 서비스 푹(pooq) 가입자가 서비스 시작 100일 만에 100만 가입자를 넘어섰다는 떠들썩한 보도가 쏟아졌지만 정작 유료 전환율은 8%도 안 돼 아직은 호기심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스크린 서비스는 TV는 물론이고 PC와 모바일, 태블릿 컴퓨터 등에서 방송 서비스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스트리밍 방식의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선방송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통신사들과 포털 사이트들까지 비좁은 시장에서 가입자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출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푹은 MBC와 SBS가 50%씩 지분을 출자해 만들었다.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해 9월부터 유료로 전환됐다. 가입하면 처음 한 달 동안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한 달 뒤부터는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 실시간 방송을 보려면 월 2900원, 다시 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8900원, 두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9900원인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각각 1900원과 3900원, 4900원으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푹보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티빙이라는 서비스도 있다. 티빙은 지난해 1월 유선방송 사업자 CJ헬로비전이 만든 N스크린 서비스다. 푹이 지상파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티빙은 유선방송 채널 사업자인 CJE&M의 콘텐츠를 전략 콘텐츠로 내세운다. 엠넷의 슈퍼스타K나 tvN의 SNL코리아와 코미디빅리그 등을 한 곳에서 다시 보기로 볼 수 있는 곳은 티빙 밖에 없다. 티빙은 지난 2월부터 지상파 콘텐츠도 서비스하고 있다.

티빙은 가입자가 380만명에 유료 가입자가 10만명에 이른다. 티빙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지상파팩이 월 1900원, 200개 채널을 모두 볼 수 있는 베이직팩이 월 5000원이다. 이밖에 스포츠채널만 볼 수 있는 스포츠팩(월 3000원)을 구매할 수도 있고 각각의 채널별로 이용권을 구매할 수도 있다. 유료 전환율은 푹 보다 낮지만 아직은 무료 서비스가 많고 개별 콘텐츠에 대한 선택적 구매가 많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티빙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유선방송 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통신사들 움직임도 분주하다. 일찌감치 KT는 지난해부터 올레TV나우라는 이름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시작해 9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465만명에 이른다. 최근 출시한 SK브로드밴드의 BTV모바일도 가입자가 하루 3천명 이상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사들은 과거 IPTV 서비스에서 큰 재미를 못 봤지만 최근 유선통신과 모바일 등과 결합상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온라인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도 다시 뜨고 있다. SK플래닛이 지난해 2월 출시한 호핀은 한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올해 들어 가입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영화관 상영이 종료된 최신영화를 포함한 20여 편의 추천 영화를 횟수 제한 없이 볼 수 있는 영화 전용 월 정액 상품이8800원이다. 이달 1일 기준으로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후발주자인 LGU+도 33개의 실시간 방송과 1만여편의 VOD를 제공하는 U+박스 슛앤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종 플랫폼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푹과 티빙이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방송 콘텐츠의 재송신 없이 N스크린 서비스를 한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콘텐츠 구매 비용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T의 경우 국내 최대의 VOD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IPTV 가입자 한 명에 280원씩을 지상파 방송사들에 지불하고 있다.

KT 올레TV나우의 경우 LTE62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에게 6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된다. 무료 이용기간이 끝난 뒤 유료 전환율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말하는 N스크린 서비스 가입자 수에 허수가 상당히 섞여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들은 지상파와 CJE&M 등에 콘텐츠 구매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푹 관계자는 “경쟁이 심한 데다 유료화 장벽이 있어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결국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한 지배적인 사업자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티빙 관계자는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경쟁이 활성화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이용자들 소비 패턴이 바뀌는 건 환영할 일”이라면서 “손익분기점은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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