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퀵서비스 노동자들에게도 산재보험을 지급하라.

Written by leejeonghwan

November 5, 2011

아슬아슬 오토바이로 도심을 질주하는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보험 가입도 안 된다고 한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전국적으로 퀵서비스 기사는 17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퀵서비스 기사들은 일정 금액의 알선료를 선불로 회사에 납입한 뒤 배송 고객에게 요금을 직접 수령한다. 퀵서비스 회사는 주문을 중계만 할 뿐 오토바이를 보유하지도 않고 기사를 직접 고용하지도 않는다. 퀵서비스 기사들은 대부분 자영업자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

워낙 위험한 업종이다 보니 보험회사들은 퀵서비스 기사들을 블랙리스트로 취급한다. 가뜩이나 저소득에 비정규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은 다치기라도 하면 병원비는커녕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태가 된다. 4일 노동부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퀵서비스 기사들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입법예고 법안을 살펴보면 여전히 그림의 떡일 뿐이다.

노동부는 당초 퀵서비스 기사 본인이 보험료를 100% 부담하라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입법예고 법안에는 1개 업체에 전속된 경우는 특수고용노동자 방식을 적용해 사업주와 본인이 반반씩 부담하도록 하고 여러 업체의 주문 물량을 배송하는 경우에는 중소기업 사업주 방식을 적용해 임의 가입에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구분됐다. 문제는 대부분의 퀵서비스 기사들이 2개 이상의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는 데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지역 퀵과 광역 퀵, 준 광역 퀵, 개인 퀵 등으로 구분된다. 1개 업체에 전속되는 경우를 지역 퀵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 조사에 따르면 지역 퀵 종사자는 전체의 14.3%에 지나지 않았다. 경쟁이 가속화 되고 PDA(개인휴대단말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1개 업체에 전속되는 노동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이번 입법예고 법안에 따르면 2개 이상 업체들과 계약을 맺을 경우 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건설일용직 노동자나 하역 노동자의 경우 날마다 사업주가 바뀌고, 어떤 경우에는 하루에도 여러 사업장에 가서 일을 하지만 산재보험을 적용받고 있다”면서 “노동부는 임의 가입 방식인데다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산재보험을 85%의 퀵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면서 10만명의 퀵 서비스 노동자들이 산재보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산재보험법의 특수고용노동자 특례조항은 ‘주로 하나의 사업에’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노동부는 퀵 서비스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을 ‘1개 업체에 전속된 경우’로 제한하고 있어 오히려 전속성 기준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퀵 서비스 노동자의 가슴에 두 번 대못을 박고 있는 산재보험 적용방안 입법예고를 즉각 철회하고 업종 특성에 맞는 실질적인 산재보험 적용방안을 다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

www.leejeonghwan.com

Related Articles

Related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것.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것.

오늘 아침 주주총회를 끝으로 미디어오늘에서 제 역할은 끝났습니다. 오후에는 자유언론실천재단에서 “ChatGPT와 저널리즘의 책임”을 주제로 특강이 있는데 이게 제가 미디어오늘 대표로 나서는 마지막 대외 행사가 되겠네요. 끝나고 선배들 저녁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몇 가지 계획이 있는데요. 1. 4월부터 슬로우뉴스 대표를 맡기로 했습니다. 유한회사 슬로우뉴스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제가 100%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기자들도 뽑고 콘텐츠도...

라즈베리 파이 오디오 만들기.

라즈베리 파이 오디오 만들기.

시간 날 때마다 만들었던 라즈베리파이 오디오. 드디어 완성. 사실 별 거 없는데 여기저기서 부품 조달하고 거기에 맞춰 도면 만드는 게 힘들었습니다. build log는 영어로. This is my new network audio system. All in one Integrated Amplifier. 1. Raspberry Pi 4B. 2. Hifiberry DAC+DSP. 3. 7 inch touch screen for raspberry pi. 4. Chromecast...

미디어오늘을 떠납니다.

미디어오늘을 떠납니다.

미디어오늘에 경력 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으로 3년, 사장으로 6년을 지냈습니다. 다행히 월급날을 한 번도 밀리지 않았고요. 열심히 벌어서 금융 부채를 모두 정리했고 만성적인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습니다. 언론사 경영이라는 게 날마다 전쟁 같았지만 한 번도 원칙과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속가능한 미디어오늘을 위한 성장 엔진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면 지난 15년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오늘 지면에 대해서는 자부심과 아쉬움이...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Join

Subscribe For Updates.

이정환닷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

www.leejeonghw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