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는 누가 감시할 것인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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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사회를 말한다 ⑥ [인터뷰] 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지난 7월 방통심의위가 삭제 조치한 한 남성의 성기 노출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박경신’이라는 검색어를 포털 사이트에서 찾으면 ‘성기 노출’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였다. 박 위원은 “행정기구가 법적 판단도 없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면서 최소한의 고지나 의견청취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성기 노출 사건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박 위원은 그 이전부터도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에서 날카롭고 선명한, 때로는 다소 과격한 논리로 국가 주도의 감시·검열 시스템을 비판해 왔다. 박 위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이를 사전에 통보해야 하며 구제절차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방통심의위 개혁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회적인 비판과 감시·통제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블로그에 올린 글로 논란이 많았다. 이런 것까지 심의해야 하느냐며 지지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심의위원이 심의 대상 게시물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내 생각은 다르다. 심의 대상 게시물은 공개해야 한다. 특히 지워진 것일수록 공개돼야 한다. 국민들이 무엇으로부터 차단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원칙에 맞다. 법원에서 명예훼손 재판을 할 때도 어떤 것이 명예훼손인지 판결문에 명시한다. 국가기관은 국민의 감시를 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심의 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게 문제라는 말인가.
“물론 전혀 알려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방청도 공개돼 있고 회의록도 전부 공개돼 있다. 문제는 심의 대상 게시물이 너무 많아서 방청을 하더라도 어떤 사진이 지금 심의 대상인지, 어떤 사진이 지워지는지 볼 수 없다. 심의위원들도 다 보지 못한다. 방통심의위에도 거버먼트 2.0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민들이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공개하는 게 거버먼트 1.0이라면 국민이 청구하기 전에 알려주는 게 거버먼트 2.0이다. 적어도 자신의 게시물이 삭제된다는 사실을 게시자는 알아야 한다. ”

– 차단된 게시물만 모아서 공개한다면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차단된 게시물을 모두 공개하라는 게 아니라 심의의 기준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가장 답답한 것은 엄청난 분량의 게시물이 삭제되고 있는데 게시자에게 알리지 않으니 국민으로부터 실질적인 검증을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심의의 기준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라인이 될 게시물 몇 개만을 알려주고 있다. 방통심의위에서 자발적으로 한다면 나는 내 블로그를 폐쇄할 용의가 있다.”

– ‘세상의 기원’ 사건 이후 달라진 게 있나.
“많이 달라졌다. 국민들은 내가 뭘 못 보는지, 국가 권력이 그걸 삭제하는 게 맞는지를 검증을 할 권한이 있다. 정부는 그런 검증이 가능하도록 해 줄 의무가 있다. 물론 공개심의를 통해 심의위원들이 그걸 하겠다고 하지만 너무 심의해야 할 양이 많다. 양이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직원들이 건의를 하고 건의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너무 많아서 제대로 살펴볼 수도 없다. 대충 넘겨보면서 정말 문제다 싶은 것들을 골라 문제제기를 하는데 심의위원들은 직원들이 힘들게 건의 사항을 올렸는데 특별히 직원들보다 자세히 보지도 못하면서 지우지 말자는 말을 잘 하지 못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직원들이 올리는 대로 통과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변화가 좀 있다. 꼭 나 때문이라기 보다는 현아나 무한도전에 제재조치가 나오면서 그리고 최근에 ‘나는 꼼수다’를 심의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났다. 사람들이 방통심의위와 방통위를 구분할 정도로 방통심의위의 실체를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위원들도 사무처의 의견에 반대를 할 용기가 더 생긴 것 같고 직원들도 세밀하게 불법성을 확인하는 것 같다.

– 하루 심의하는 게시물이 몇 건이나 되나.
“한달에 8번 회의를 하는데 하루에 많으면 1천 건이 넘을 때도 있고 보통 몇 백 건을 심의한다.”

–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하고 삭제하는데 부담이 있었겠다.
“그렇다. 게시자 당사자가 심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피고 없이 재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과거에는 이런 심의를 승인할 수 없다고 모두 해당없음 의견을 냈었고 심의 대상자를 심의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연구하는 조건으로 정상적으로 심의에 참여하고 있다. 방통심의위가 음지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제한 당하는 당사자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건 국민주권 입장에서 문제가 있다.”

– 심의 대상자에게 연락을 하는 게 가능한가. 수백수천 명을 심의할 때마다 이들을 모두 참여시킬 수 있나.
“물론 연락을 해도 안 오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연락처를 찾는 게 어렵지는 않다. 인터넷 실명제 덕분에 포털사들은 개인 정보를 갖고 있다. 또 직접 연락 안해도 된다. 내가 말하는 사전 통보는 매우 간단한다. 주차 위반 단속을 할 때 자동차에 주차 딱지 남겨 놓고 가지 않나. 국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이를 통보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운전자가 원하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재판을 걸 수도 있고 이의신청을 포기하거나 졌을 때만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지금 방통심의위 심의는 주차 위반이 명백하다고 해서 다퉈볼 여지도 주지 않고 은행 계좌에서 과태료를 뽑아가는 것과 같다. 방통심의위가 위헌 논란을 벗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적법 절차 원리를 따라야 한다. 이 원리는 아주 쉽고 명확하다. 국민은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자유를 뺏어가려면 뺏어간다고 알려주고 그 이유가 타당한지 반박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게 안 되고 있으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게시자통지만 이루어져도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그래서 그걸 연구해 보자고 제안했다. 연구 결과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고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 결과를 기다리면서 심의에 참여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실제 심의에 참여시키자는 것이 아니고 심의에 참여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 음란물은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많다.
“그렇다. 음란물은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음란물이 뭐냐. 기준이 다 다르다. 지금 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의 기준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청소년이 보지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익적인 목적을 이룰 수 있는데 성인들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경우고 있다고 본다. 법원에서도 성기 노출을 무조건 음란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그렇다면 재판을 그렇게 길게 할 필요가 없다. 김인규 교사 사건을 봐라. 성기 노출이 있더라도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가 하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음란한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 미국 같은 경우는 음란물 허용 수준이 낮지 않나.
“아동 포르노나 강간이나 범죄를 동반하거나 범죄 상황을 설정한 표현물이 아니라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기준을 적용하자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성 행위를 하고 있는 성기는 음란이라는 현재 방통심의위의 판정에 동의한다. 발기된 성기 자체는 성인도 보지 못하는 음란한 것인가. 남자 목욕탕에서 발기가 된다면 그 사람은 범죄를 저지른 것인가.”

– 사안마다 기준이 다르다면 그때마다 논리 다툼을 벌여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한가.
“논리 다툼을 해야한다. 국가가 논리 다툼으로 이기지 못하면 지우지 말아야 한다. 명백한 주차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이의 신청을 받지 않나. 그렇다면 심의에 대해서도 논리 다툼을 할 기회를 줘야한다. 국가가 국민의 입을 막으려면 국민들이 왜 내 입이 막히는지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 방통심의위를 개혁한다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라고 보나. 6 대 3의 의사 결정 구조을 바꿀 방법은 없을까.
“공적 통제를 확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더 많은 심의위원을 추천하는 건 어쩔 수 없다. 6 대 3의 결정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방통심의위 국가가 국민을 감시하는 시스템인데 거꾸로 이 국민이 이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게 게시자들이 심의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게 국민에 의한 국민 스스로의 감시를 실현하는 대안이라고 본다.”

– “심의위원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심의 기준이 결정되는 지금 심의 방식은 옳지 않다, 그래서 게시자심의참여를 시행해서 사회적인 감시·통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정리하면 맞나.
“그렇다. 공적 통제 시스템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 방통심의위의 온라인 심의도 문제지만 포털 사이트들에서는 광범위한 임시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폭로한 최병성 목사의 경우 사회적으로 유익한 비판인데도 명예훼손이나 영업 손실 등의 이유로 게시물이 차단 당했다. 임시조치 제도도 개선돼야 한다고 보지 않나.
“해법은 간단하다. 임시조치 제도는 미국의 개정 저작권법에 있는 노티스 테이크 다운(Notice and Take down)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정작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핵심 요소를 빠뜨렸다.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 못지 않게 게시자의 복원권도 보장해야 한다. 네이버는 복원 절차가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법으로 복원권 보장을 의무화하지 않아서 다른 포털 사이트들은 큰 관심이 없다. 네이버는 복원 신청을 하면 해준다. 다음은 복원 신청을 해도 다시 올려주지 않는다. 법률이 삭제할 동기만 부여하고 복원할 동기를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신고만 받으면 무조건 차단하는 이런 제도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것 같다.
“노티스 테이크 다운 제도는 요청하면 무조건 내리고 복원 요청하면 무조건 살려주는 방식이다. 이 둘이 충돌하면 법원에 가게 된다. 그런데 삭제되고 난 뒤 복원 요청하는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 미국의 경우 5%를 넘지 않는다. 95%는 삭제 조치를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다.”

– 복원 제도가 까다롭기도 하고 주말에는 복원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불만이 많더라.
“시정 요구해야 한다. 사업자들이 복원권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포털들이 아무런 기준 없이 삭제해도 면책이 된다. 신고를 받고 삭제하면 일단 면책이 된다. 하지만 복원했을 때는 복원한 것에 대한 면책이 없다. 복원 요청을 받고 복원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포털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복원할 동기는 엄청 적고 삭제할 동기는 엄청 많은 셈이다.”

– 복원하면 바로 살려주고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는 그런 것이 제도화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최병성 목사 같은 억울할 일이 안 생길까.
“그런데 지금은 방통심의위에 올릴 수 있으니까. 인터넷 실명제에다 임시조치 제도가 있고 거기에 방통심의위 행정심의도 있고. 3중 규제의 요소 하나 하나 모두 우리나라 밖에 없다.”

– 인터넷 실명제를 이야기해 보자. 이미 유명무실한 제도가 됐는데.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서비스는 아무런 규제도 못하고 있고 언론사의 소셜 댓글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선거 기간이 되면 언론사들이 게시판 실명제를 강제한다. 이런 유명무실한 제도가 내년 선거 때도 적용될까.
“법에 있으니까 하긴 하겠지. 정보통신망법에 있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는 하루 방문자 10만명 이상인 사이트에만 적용되지만, 선거법에 있는 게시판 실명제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인터넷 언론사가 모두 해당이 된다.”

– 인터넷 실명제가 다른 나라에도 있나.
“없다. 중국도 안 한다. 지방정부에서 하며 모를까.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 미디어오늘의 경우 실명제 도입 이후 댓글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회사 차원에서 헌법 소원을 낸 상태다. 인터넷 실명제는 익명 표현의 자유 침해도 문제지만 영업 손실도 되는 것 같다.
“그렇다.”

– 그것과 별개로 사전 선거운동 기간을 제한하는 기간이 너무 길지 않나. 사전선거운동 제한을 없애야하지 않나.
“그렇다. 지금은 누가 당선됐으면 좋겠다, 누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돼 처벌을 받는다. 과도하다고 본다.”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규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규제가 가능하기는 한 건가.
“과거에는 돈 있는 사람들이 언론 지면을 장악하니까 선거 운동 기간을 뒀는데. 선거운동기간이 2~3주로 너무 짧다. 국민이 후보자들에 대해서 자유로운 입장과 견해를 주고 받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선거라고 볼 수 없다.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도 폐지되는 게 맞다. 지금 선거법에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길면 돈을 많이 가지는 사람일수록 유리하다는 문제의식을 깔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또 다르지 않나.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폐지하면서 금권선거를 예방하는 조치를 두면 된다.”

– 방송 심의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최근 무한도전 심의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당신도 제재에 찬성하지 않았나.
“방송심의는 통신심의와 달라야 한다. 지난번 심의는 고성을 지르고 표준어 아닌 비속어를 썼다는 이유로 품위 위반과 폭력성 이유로 제재 결정이 내려졌다. 그런 이유로 제재하는 건 나는 반대한다. 다만 무한도전이 나이키 로고를 반복 노출해 간접광고를 한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만 경고 정도의 제재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비속어를 쓴다고 제재하는 건 지나치다고 본다. 욕설도 아니고 신조어다. 신조어를 못 쓰게 하는 건 불가능하고 해서도 안 된다. 무한도전만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만 봐도 막장 드라마라고 해서 제재를 하는데 그게 국가기관에서 할 일인가. 자발적으로 시청자들이 토론도 하고 의견제시도 하고 방송사들이 자발적으로 할 일이지 국가기관이 막장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원래 방송심의의 취지에 맞지 않다. 방송 심의는 어느 것이 건전한 프로그램인지 어느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프로그램인지 판단하려고 만든 게 아니다. 시청자들이 전파라는 공공재를 통해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든 제도다. 무한도전에 나오는 신조어나 벌칙 등이 유해한가. 실제로 초등학생도 쓰는 말이고 그런 것이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밝혀진 바도 없다. 이러니 검열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 아닌가.”

– MBC ‘PD수첩’이나, MBC 라디오 ‘박혜진이 만난 사람’, KBS 라디오 ‘박경철의 경제 포커스’ 등 심의로 정부 비판적 내용에 대한 심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방통심의위의 문제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적법 절차의 문제고 민주주의의 문제다. 국민들이 스스로 보고 듣는 것을 국가가 통제하는데 이를 국민들이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가 임명한 이런 심의위원들이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물에 대해서 중립적인 심의를 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없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그런 내용에 대한 공정성 심의는 해서는 안 된다. PD수첩의 4대강 비판이나 유성기업에 공권력 투입을 비판한 관련 보도 등. 정부가 한 일을, 동료 고위 공직자가 한 일을 비판하는 것을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이라는 다른 공직자가 막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미국은 공정성 심의 자체를 폐지했지만, 여러 이유로 해서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정부 비판, 고위 공직자를 비판하는 방송이나 인터넷 게시물이 올라오면 심의를 하지 않는 것이 맞다. @2MB18nomA도 심의도 거부할 수 있다. 해당 없음으로 하면 된다.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안 할 수 있다.”

– 삭제를 안 하는 것과 심의를 안하는 것은 다르지 않나.
“절차는 다르지만 어떻게든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부적으로 심의를 안 한다는 식으로 하든 제재를 안 한다고 하든 적어도 정부를 비판한다고 해서 징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떤 인터넷 게시물이 모욕적이거나 명예훼손적이라고 해서 삭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 논리를 극명하게 보여준게 트위터 계정 @2MB18nomax 사건이다. 이 트위터 사용자는 프로파일에 @2MB18nomA를 차단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계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는 심의위에서 이 계정은 우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우리가 심의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중립적인 심의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삭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안 받아들여졌다. 해법은 다시 강조하지만 게시자가 심의에 참여해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거버먼트 2.0을 도입해 심의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는 한편으로 정부 비판 또는 정부 모욕 게시물이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제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 오는 12월1일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한다. 종편이 사실상 지상파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지상파보다 심의 수준을 낮게 잡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상파에 높은 심의 기준을 적용하는 건 전파가 공공재이기 때문에 유통되는 콘텐츠는 공적인 책무를 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지상파를 지상파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가 매우 소수이다. 대다수가 유료 유선방송에 가입해서 본다. 지상파 심의를 그걸 없애지 않는다면 종편도 똑같이 심의하는게 맞다. 특히 종편은 의무재전송을 하기 때문에 접근성에서 지상파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심의도 비슷한 수준으로 하는 게 맞다. 그리고 틀림없이 종합편성이라는 면에서 가족 모두가 볼 가능성이 있어 다른 케이블채널이 갖지 않는 가족생활과의 관련성이 있다.”

– 정부 비판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명예훼손 고소·고발을 당하고 징계를 받거나 PD들이 해고 또는 전출되면서 정부 비판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비판 강도가 떨어진 것 같다.
“명예훼손 고소 고발보다는 방송사 내부에서의 인사권을 통한 내용통제인 것 같다. 공영방송 거버넌스 문제를 솔직하게 논의해 볼 때가 됐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공적 통제를 받아야 하고 공적 통제의 주체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하고 그래서 대통령이 하고 있다. 요즘은 SBS가 차라리 낫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SBS는 주주와 시청자들 눈치를 봐야하는데 MBC나 KBS는 대통령이 밀어주니까 대통령 눈치만 보면 된다. 공영방송은 항상 관영방송으로 변질될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장기적 대안을 논의해야 하지만 쉬운 해법은 없다. 시장에 맡기면 강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공적 통제를 하려면 정부 목소리가 커지고 결국에 모두의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대한 스테이크 홀더들의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 내가 맡은 사회적 역할은 거기에 비하면 작다. 방송 심의로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 방통심의위가 관영방송 변질에 동원되고 정당화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이용되고 있다.”

–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당신도 결과적으로 정치심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검열자의 일기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그런 문제의식 때문인가.
“방통심의위 회의에 갈 때마다 느낀다. 나의 결정으로 누군가가 아무런 통보도 못 받고 자신이 쓴 게시물이 차단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서글프다.”

– 장기적으로 방통심의위는 독립된 민간기구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방송심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독과점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통신심의의 경우 게시자 심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하고 부가적으로 사법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법원이 내려야 하며 그래서 행정기관이 심의를 한다면 즉각적인 후속사법 심사로 정당화 되지 않으면 위헌이라는 게 미국 법원의 원칙이다. 차단을 하면 이를 취소할 수 있는 절차를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행정소송을 통해서 할 수는 있는데 결과가 6개월 이상 걸리니까 사람들이 안 하게 된다. 행정심의가 가진 위헌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절차적인 노력, 즉각적인 사법 심사 등의 적극적인 보완이 있어야 한다. 방통심의위 조직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를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절차적 위헌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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