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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은 인디언 드림의 젖줄.”

Written by leejeonghwan

November 9, 2001

인터뷰 :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산증인 사우라브 스리바사타바 벤처캐피털협회장

인도 벤처캐피털협회의 사우라브 스리바사타바 회장은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산증인이다. 그는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여러 장의 명함을 책상 위에 죽 늘어놓았다.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협회의 공동 설립자이면서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인 잔사의 사장이고 벤처캐피털인 인피니티 벤처 펀드의 사장이기도 하다. 그밖에 여러 크고작은 회사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그동안 정부를 상대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한 각종 법률과 행정조치들을 제안해왔다. 직접 업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요즘 관심을 갖는 분야가 벤처캐피털이다. 그동안의 단순한 하청작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성장성을 찾으려면 초기 벤처기업과 자본의 결합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인도의 벤처캐피털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시장의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서도 인도의 벤처캐피털들은 투자규모를 오히려 늘려나가고 있다. 꿋꿋이 홀로서기를 해왔던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자본을 만나 또 한차례 성장성에 날개를 달 순간이다.

– 인도 자본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계산을 해봤더니 올해 1분기에 자본시장에 흘러다니고 있는 돈이 모두 1천억루피, 달러로 하면 22억달러 정도 된다. 지난해를 통틀어 643억루피, 14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인도 자본시장은 미국 경기와 상관없는가? 다들 정보기술의 거품이 빠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런 성장은 뜻밖이다.
= 인도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매력 때문일 것이다. 성장잠재력을 놓고 볼 때 인도 시장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저평가돼 있다.

– 인도 벤처캐피털 상황은 어떤가?
= 인도에 서 벤처캐피털이 처음 만들어진 건 1987년이지만 실제로 벤처 투자가 이뤄진 건 90년대 후반부터다. 겨우 첫발을 뗀 상태인데, 나스닥이 망가지면서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이야말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지금은 주식투자보다 벤처투자가 훨씬 매력적인 때다. 앞날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미리 싼값에 뛰어들어 오를 때를 기다려라.

– 요즘 같이 불확실한 때를 이겨내는 전략이 있다면?
= 다들 호들갑을 떨지만 달라진 건 없다. 인도에서 수출 중심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 상대적으로 인도의 벤처캐피털은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것 같다. 투자가 필요한 초기단계 기업보다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기업에 돈이 몰리는 것 아닌가?
=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주식시장이 어려우면 다들 자금회수에 안달하게 된다.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거나 매력적인 실적을 보여주는 기업을 고를 수밖에 없다. 물론 성장성 있는 초기단계 기업을 찾는 일도 게을리하지는 않는다.

– 언제까지나 값싼 인건비로 승부할 수는 없다. 중국도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자신이 있나.
= 인도의 경쟁력은 값싼 인건비만이 아니다. 우리는 어떤 작업이라도 수행해낼 수 있는 잘 짜여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인도의 시스템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이다. 오랜 시간 축적해온 노하우를 하루 아침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거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단순한 하청작업에 그치지 않고 직접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거나 컨설팅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켜보면 알겠지만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또 한차례 격동기를 맞게 될 것이다.

뉴델리=글·사진 이정환 기자 jlee@dot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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