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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H, 브릿지증권 청산 절차 돌입.

브릿지증권의 대주주인 BIH가 본격적인 청산과 퇴각 절차를 밟고 있다.

브릿지증권은 25일 공시를 통해 1주에 1천원씩 1500억원을 유상감자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감자 비율은 67.6%. 이를 테면 1천주를 들고 있는 주주는 주식 수가 676주만큼 줄어드는 대신 67만6천원을 받게 된다. 브릿지증권은 시장이 문을 닫은 이후인 저녁 8시30분에 이같은 공시를 내보냈다. 브릿지 증권의 이번 유상감자는 우리나라 증권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BIH는 지분비율은 70.9%인데 처분할 예정인 자사주 19.4%를 빼면 실제로 유상감자를 통해 BIH가 받게될 감자대금은 13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BIH, 브릿지 인베스트먼트 라부안 홀딩스는 미국의 위스콘신 연기금과 홍콩의 리젠트 퍼시픽 그룹 등이 세운 투자 펀드로 본사는 말레이시아의 조세회피 지역인 라부안에 있다.

이에 앞서 브릿지증권은 지난 14일 290%의 무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이번에 발행될 신주는 1주에 1천원씩 모두 1608만주, 브릿지증권의 자본금은 6백88억원에서 229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무상증자로 늘어난 자본금을 유상감자로 빼내간다는 전략인 셈이다.

월간 『말』은 6월호에서 BIH의 이같은 자산 약탈 전략과 전망을 상세하게 분석한 바 있다. 이번 무상증자와 유상감자 결의는 월간 『말』의 전망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무상증자 규모는 월간 『말』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BIH는 당초 공언했던 1200억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이번에 빼내갈 계획이다.

브릿지증권은 25일 자사주 처분 계획도 발표했다. 처분 규모는 모두 119억원에 이른다. 브릿지증권은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을지로와 여의도 사옥을 매각해 714억1천만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렇게 마련한 현금은 모두 무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으로 들어가고 다시 유상감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빠져나갈 전망이다.

BIH의 전신인 KOL, 코리아 온라인 리미티드은 1998년 2월 대유증권을 인수한데 이어 2000년 11월 일은증권을 인수한다. 뒤에 대유증권은 리젠트증권으로 이름이 바뀌고 두 회사는 2002년 1월에 합병되면서 다시 브릿지증권으로 이름이 바뀐다. 2002년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의 합병 당시 두 회사의 자본총계는 4842억원, 그러나 KOL이 두 회사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투자자금은 모두 2천2백억원을 조금 넘는 정도였다. 4470억원짜리 회사가 절반도 안되는 2천2백억원에 넘어간 셈이다.

BIH는 2000년 3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을 통해 204억원을 빼내간데 이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지분을 49.7%에서 70.9%로 늘렸다. 이어 2002년 11월부터 2003년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유상감자를 통해 805억원을 빼내간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브릿지증권의 자본금은 1164억원에서 68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브릿지증권은 지난해 4월 유상감자를 실시하면서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추가 감자는 없다는 공시를 내보낸 바 있다. 브릿지증권은 이번 유상감자 결의를 통해 이 공시를 번복한 셈이 됐고 증권거래소는 25일 브릿지증권을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 27일 하루동안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BIH의 브릿지증권 약탈 작전은 법적으로 완벽하게 합법이다. 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 당국은 손을 놓고 있고 이 회사 노조는 6월 국회가 열리는대로 민주노동당과 협의, 대책 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최악의 경우 매각이나 청산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승균 노조 부위원장은 “주주총회까지 가면 표 대결로는 대주주를 이길 방법이 없다”면서 “주주총회에서 물리력을 행사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월간 『말』은 20일 발간된 6월호 ‘BIH의 브릿지증권 약탈작전 전모’라는 기사에서 1998년부터 시작된 BIH의 브릿지증권 약탈 작전 전모를 7단계 전략으로 구분해 알기 쉽게 상세히 소개했다. 아울러 외국계 투기자본의 국내 침투 사례를 집중 분석한 바 있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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