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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100일.

오는 29일은 용산 참사 100일을 맞는 날이다. 이들이 아직까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칠 때마다 나는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의 그 떠들썩했던 장례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성직자, 죽음의 무게가 어쩌면 이렇게도 다른가.


그날 그 망루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특수 공무집행방해·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불법으로 건물에 침입해 화염병 등을 던져 경찰 특공대의 진압을 방해하고 경찰관 일부를 다치거나 숨지게 했다는 이유다. 법원은 국민 참여재판 신청을 기각했고 검찰은 수사 기록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죽었거나 살아남았거나 철거민들은 여전히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잿더미 위에서 철거공사는 다시 시작됐다.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의 빈약한 기억력과 둔감한 감수성이다. “여기 사람이 있다”던 그 절박한 외침을 너무 쉽게 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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