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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투자 가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정책대학원 교수에게 쌍용자동차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문 닫아야죠. 가치를 생산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속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게 쌍용차 문제를 보는 일반적인 시각인 것도 사실이다.


참고 : 쌍용자동차, 사람 자르는 것으로 위기 넘어설 수 있나. (이정환닷컴)

쌍용차 노동조합에 물었다.

– 정말 공적자금 8800억원만 투입하면 살아날 수 있나.

“위기가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자본잠식 상태지만 일시적인 부진일 뿐 우리 회사가 경쟁력이 뒤쳐진다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가 신차를 내놓지 못한 건, 잘 알겠지만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투자를 중단해서다. 우리는 R&D 기술센터도 있고 하이브리드카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다. 공적자금은 우물에서 물을 퍼올리는데 필요한 마중물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망하게 내버려 두기에는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손실이 너무 크다.”

– 쌍용차만 어려운 게 아니라 숱하게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숱하게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쌍용차는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나. 덩치가 크니까? 문 닫으면 손실이 크니까? 너무 이기적인 요구 아닌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 안다. 그렇지만 쌍용차가 무너지면 쌍용차의 수많은 협력업체들도 같이 무너진다.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게 현실이다. 그리고 쌍용차에서 만들던 자동차를 그대로 상하이차가 만들게 된다. 쌍용차를 살려달라는 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넘어가는 걸 막아달라는 이야기도 된다. 한편으로는 다른 음모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부는 노골적으로 자동차회사를 5개에서 3개로 줄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애초에 쌍용차를 청산하고 넘기기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 같다.”

– 그동안 쌍용차와 쌍용차 노조가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나. 쌍용차는 그냥 영리 기업일 뿐 아닌가. 그런데 위기가 닥치면 경제 전반에 충격 운운하면서 살려달라고 한다. 이건 좀 염치없게 들리지 않겠나.

“부끄럽지만 맞는 말이다. 1987년 투쟁 때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 임금 보다는 협력회사의 불공정 거래나 비정규직 차별 대우가 더 심각한 현안이다. 쌍용차 노조가 사회적 역할을 했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반성하고 있지만 지금 그런 비판을 하는 건 본질을 흐트러뜨리는 것 같다. 노조가 뭘했느냐, 그런 비판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당장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 그래서, 일단 살려달라 그건가. 그럼 뭐가 달라지나.

“위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따져 보자는 거다. 우리가 월급을 많이 받아서인가. 우리가 일을 열심히 안 해서인가. 그보다는 과잉 생산과 과잉 투자가 원인이다. 쌍용차의 경우는 부실 매각이 더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런데 왜 그 책임을 노동자들이 떠안아야 하는가. 위기의 해법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구매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려면 일자리를 지키고 창출해야 한다. 쌍용차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노동자들을 살리는 정책, 그들의 구매력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거다. 그게 정부의 책임이고 역할이다. 쌍용차의 경우 부분 국유화도 가능할 것이다. 과거처럼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그걸 다시 민간 기업에 통째로 넘겨주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 경제에 기여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쌍용차를 과연 공적자금을 쏟아부어가면서 살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여기에 뭔가 중요한 빠진 부분이 있는데 그건 별도의 글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이건 굳이 쌍용차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여러분도 함께 고민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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