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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안 들면 빨리 죽는다… 보험개발원의 엉터리 통계.

생명보험에 가입한 환자가 오래 살아남는다는 자료를 보험개발원이 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2년 암 진단을 받은 생명보험 가입자 2만5천명의 생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상대생존율이 남자는 51.2%, 여자는 76.0%로 나타났다. 전체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자가 36.8%, 여자는 55.2%다.


상대생존율이란 암 환자의 관찰생존율을 동일한 성별과 연령대의 평균 기대생존율로 나눠 구한 값으로 일반인 대비 암환자의 생존율을 말한다.

남자의 경우 암에 걸리고 5년 뒤까지 살아있을 확률이 36.8% 밖에 안 되는데 생명보험에 가입하면 51.2%로 확률이 불어난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입원과 수술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금을 2천만원 이상 수령한 암 환자의 상대생존율이 71.0%로 1천만원을 수령한 환자 59.0% 보다 높게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의 주장에 따르면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수록 더 오래 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부분 언론이 보험개발원의 보도자료를 단순 인용해 “보험에 가입한 암환자가 생존확률이 더 높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보험개발원의 주장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보험개발원이 조사한 생명보험 가입자 2만5천명과 비교 대상으로 삼은 국립암센터의 일반적인 암 환자는 애초에 조사 시점과 모집단이 다르다.

국립암센터 자료는 2000년에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2005년까지 살아있을 확률을 추산한 것이고 보험개발원 자료는 2002년에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2007년까지 살아있을 확률을 추산한 것이다. 치료 방법이 해가 갈수록 발전하고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애초에 정확한 비교가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또한 생명보험 가입자는 대부분 60세 미만이고 30~40대가 대부분인 반면 국립암센터 자료는 모든 연령대의 암 환자들을 포괄한다. 당연히 젊은 암 환자가 나이든 환자들까지 포함한 전체 평균보다 생존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남성의 5년 생존률은 50%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 애초에 모집단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국립암센터에 2002년 자료가 있었으면 활용했겠지만 2000년 자료가 가장 최신 자료라 부득이하게 기간을 달리 잡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어느 정도 차이는 감안하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가 발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집단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60세 이상 암 환자의 생존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어느 정도 오차는 감안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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