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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야당’, 민주당의 몰락.

‘정통 야당’의 몰락은 참담했다. 초조한 분위기의 민주당 선거상황실은 오후 여섯시 정각 방송사 출구 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아예 얼어붙었다.

방송사가 발표한 민주당의 예상 의석수는 9-11석. 당직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민노당에게도 뒤졌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말도 안된다”는 수근거림도 들렸다.

기대를 걸었던 호남지역에서 예상과 달리 득표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던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낙선 가능성이 높다는 TV 보도를 보고 참담함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피곤한 표정의 추 위원장은 팔짱을 낀 채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당직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자 6시30분께 선대위원장실로 자리를 옮겼다. 소감을 이야기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 위원장은 “개표하는 걸 보고 이야기하자”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당직자들은 추 위원장을 에워싸고 “기분도 그러니까 비켜달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남 신안에 출마한 한화갑 의원이나 목포에 출마한 이상열 의원 등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시되자 잠깐 안도하는 분위기였으나 당내 중진인 박상천 의원과 이낙연 의원 등이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이내 침울해지는 등 방송사의 예측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예상대로 민주당의 의석수가 10석 안팎에 머물 경우 민주당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민주노동당에 이어 제 4당으로 추락하는 등 당의 존립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된다. 민주당 선거상황실은 당직자와 기자들마저 빠져나가 썰렁한 분위기다.

민주당은 선대위원장 회의를 갖고 잠시 후 대변인을 통해 공식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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