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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새로운 가능성.

“허걱, 여자 친구 사진을 올렸더니 리플이 100개나 달렸어요.” (네이버 블로그의 어떤 사용자)

최근 인터넷 문화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블로그다. 블로그는 웹과 로그의 합성어다. 블로그는 인터넷에 올려놓은 개인 게시판이면서 다른 수많은 블로그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터넷 문화의 전기가 될 획기적인 실험이다. 홈페이지가 인터넷의 드넓은 바다에 떠있는 섬이라면 블로그는 수많은 섬이 단단하게 연결돼 만든 거대한 대륙이다.

날마다 전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덧글을 남긴다. 블로그에서는 클릭 두어번이면 누구나 당신의 글을 다른 블로그로 옮겨갈 수 있다. 당신은 당신의 블로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그 사람의 블로그에 글을 남길 수도 있다. 블로그는 각각 독립적이면서 거미줄처럼 서로 얽히고 설킨다. 그래서 블로그는 이른바 쌍방향 매체가 된다. 블로그의 사용자들, 이른바 블로거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면서도 긴밀하게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

이제 블로그의 이용자들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사실을 판단하고 해석하고 옮겨오고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블로그는 독특한 색깔의 수많은 목소리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지금까지 그 어떤 매체도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끌어안지 못했다.

블로그의 기본 속성은 협업과 무한 복제와 확대 재생산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블로그는 단단히 연대하면서 서로 강화한다. 당신은 하나의 블로그를 만들고 있지만 당신의 블로그는 여러 사람의 블로그와 함께 어울려 여론의 한축을 형성한다. 블로그는 여론을 확대 재생산한다.


블로그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여기저기서 흉내를 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된 블로그가 없다. 그러나 머지 않아 모든 홈페이지를 블로그가 대체하게 될 날이 온다.

다시 강조하지만 블로그의 기본 속성은 협업과 무한 복제와 확대 재생산이다. 블로그의 네트워크는 특정 회사의 소유가 아니다. 블로그는 네이버나 엠파스나 싸이월드의 벽을 넘어 세계의 블로그들과 소통하고 서로 공유돼야 한다.

블로그는 블로거들 사이의 약속이다. 블로그는 빠른 속도로 표준화하고 확산되고 있다. 외국에는 이미 블로그를 직접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머지 않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도 있다. 표준만 정해진다면 업그레이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한번 표준이 만들어지면 모든 홈페이지가 그 표준을 따르게 된다. HTML 표준을 따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홈페이지는 블로그가 구축된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구축되지 않은 홈페이지로 나뉘게 된다. 그리고 이제 누구나 블로그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블로그가 구축되지 않은 홈페이지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지금 인터넷의 바다에는 또 하나의 유령이 맴돌고 있다. 나는 블로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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