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조선일보 무고죄 공소 시효 8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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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의 재발견, 오늘은 장자연 사건 진행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새로운 사실이 몇 가지 확인됐죠?

= 한겨레가 보도했죠.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이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가 장자연씨와 여러 차례 만난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방정오씨가 장자연씨에게 “니가 그렇게 비싸”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여러 명의 증언이 있습니다. “방 전 대표가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자살을 했다. 나중에 방 전 대표에게 들어보니 그 여자가 장씨더라”는 진술도 있고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접대를 받은 것으로 꾸며줘서 사건이 잘 마무리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진술도 있습니다.

= 방정오씨는 장자연씨와 한 차례 술자리를 가졌지만 한 시간만 있다 자리를 떴고 따로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겨레 보도도 사실 무근이라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 방정오 전 대표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이죠?

= 네. ‘장자연 사건’ 아닌 ‘조선일보 방사장 사건’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국내 최대 발행부수를 기록하고 있는 신문이죠. 한때 조선일보 사장이면 밤의 대통령으로 불리기도 했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래서 장자연 사건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병폐와 특히 언론 권력의 카르텔을 드러내는 사건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면, 조선일보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면 이 사건이 1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겠죠.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2009년 3월7일이었습니다.)

3. 언론이 이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보십니까.

= (조선일보 방 사장이 결백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애초에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사건 초기부터 조선일보 방 사장이란 이름이 계속 거론됐는데요. 조선일보가 방 사장을 거론하는 모든 언론에 소송을 걸겠다고 강력하게 협박을 해서 모든 언론이 침묵했습니다. 처음 방 사장이 언론에 등장한 건 2009년 4월 이종걸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방상훈 사장의 이름을 처음 거론하면서부터입니다. 몇몇 인터넷 신문이 방상훈 세 글자를 기사에 박았는데, 대부분 신문이 OO일보 O사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3-1. 소송의 압박 때문에 실명을 보도하지 못한 거네요?

= 그럴 수 있습니다.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문제도 있고요. (설마 조선일보 사장이 이런 자리에까지 나왔겠느냐 하는 의구심도 있었을 거고요.)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이 조선일보 방 사장이 리스트에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언론 보도에서는 방상훈 사장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조선일보가 해명 자료를 냈는데도 OO일보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OO일보가 이종걸 의원을 고소했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 문제는 조선일보 방 사장이 장자연 리스트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에도 대부분 언론이 침묵했다는 겁니다. 10년 전에도 엄청난 논란이 있었지만 방 사장은 공인이고 문건에 방 사장이라고 적힌 것도 확인된 사실입니다. 문건의 진위 여부는 수사를 통해 가려야겠지만 문건 자체는 사실이라는 거죠. 그런데도 대부분의 언론이 몸을 사렸습니다.

= 결과적으로 방상훈이 아니라 방용훈 또는 방정오인 것으로 확인되긴 했지만 조선일보 방 사장이 리스트에 있었던 건 사실이었죠. 클레이 셔키 뉴욕대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모두가 무엇인가를 아는 단계에서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아는 단계를 지나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 단계”였는데 언론만 침묵하고 있었던 겁니다.

3-2. 미디어오늘도 소송을 당했죠?

=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을 협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죠. MBC와 미디어오늘에 각각 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송입니다. 조선일보는 이종걸 의원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고 이 사건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봅니다. 참고로 저희는 단 한 번도 소송에 져 본 적이 없습니다.

4. 검찰 수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죠.

= 어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방상훈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는데 불러다 조사한 게 아니라 경찰이 조선일보까지 찾아가서 조선일보 경찰 출입 기자가 배석한 상태에서 35분 정도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겨레는 황제 조사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일반인들이 이런 조사를 받을 수는 없죠.

= 조선일보가 엉뚱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운 정황도 있습니다. “장자연씨 소속사 대표가 스포츠조선 사장을 조선일보 사장으로 부른 게 오해를 불렀다”고 보도했는데요(2011년 3월9일). 일단 이건 지면 사유화죠. 자기네 사장이 아니라는 주장을 신문에 내보내는 건 저널리즘 윤리에도 위반됩니다. 게다가 스포츠조선 사장은 방씨가 아니고, 이 자리에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있었다는 사실도 빼먹었습니다. (방상훈 사장의 동생이죠.)

5. 또 다른 방 사장이 장자연씨와 술자리에 있었던 거네요.

= 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방용훈과 방정오 두 사람이 장자연씨를 만난 것은 분명합니다. 방용훈은 두 번, 방정오는 장자연씨 어머니의 기일에 불러내서 장자연씨가 밖에 나와서 울었다는 증언도 있고요. 그리고 조선일보 전직 기자 조아무개씨도 거론됩니다. 장자연씨를 무릎위에 앉히고 성추행을 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다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미디어오늘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사람 부인이 현직 검사입니다. 그래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요. “조씨의 아내가 검사니 잘 부탁한다”는 청탁이 있었다고 합니다.

= 권재진 대검찰청 차장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사위였죠. 임우재씨 등도 리스트에 올라 있습니다. 검찰이 장씨 사망 전 1년 치 통화내역을 확보하고도 이를 누락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은 같이 골프여행을 간 것으로 확인됐고요. MBC 출신의 정세호 PD도 거론됩니다.

6. 장자연 사건의 증인 윤지오씨가 신변 위협을 느낀다고 하죠. 국민 청원도 20만이 넘었던데요.

= 긴급 호출을 했는데 10시간 가까이 답이 없었다고 하죠. 청와대가 답변을 했습니다. 기기 결함과 업무 소홀이었다는 건데요. 실제로 유력한 증인인 윤씨를 누군가가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뒤늦게 경찰이 24시간 밀착 경호를 하기로 했다고 하니 다행이긴 한데, 하루 1시간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나는 자살할 생각이 없으니 죽더라도 자살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을 믿지 못하는 게 그동안 10차례 이상 진술을 했는데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죠. 윤씨 입장에서는 경찰이 진실 보다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하죠.

7.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까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 일단 진상조사단이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 권고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 또 검찰이 조선일보에 무고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공소 시효가 8일 남았는데요. 조선일보가 이종걸 의원 등을 고소했는데 만약 방 사장이 개입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소했다면 이게 무고죄가 된다는 거죠. 고소장을 2009년 4월11일이니까 시효가 며칠 안 남았습니다.

= 장자연씨 성추행 또는 성폭행 사건은 아직까지 가해자는 단 한 명도 처벌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제추행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 특수강제추행을 적용해도 10년이라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강제추행 치상죄를 적용하면 15년으로 늘어나는데 피해 사실 입증이 안 되면 역시 처벌할 수가 없고요.

=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처벌 여부와 별개로 일단 진상을 규명하는 것, 그리고 과거 수사과정에서 부당한 압력과 부실 수사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중요한 일 같습니다. 장자연씨가 죽음으로서 폭로하려고 했던 진실을 파헤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밝히는 것이 장씨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