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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을 때려잡는 40가지 방법.

Written by leejeonghwan

April 24, 2018

이 글은 3월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토론문을 보완한 글입니다.

원래 오늘 토론문 제목을 포털을 때려잡는 40가지 방법이라고 정하려고 했습니다.

포털을 때려잡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죠.
그동안의 논의는
1. 네이버와 다음은 정말 나쁜 놈들이다,
2. 그렇지만 너네가 그런 말할 자격은 없지,
이 둘 사이에서 공전을 거듭했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규제 논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발의하고 정부 차원에서 포털을 규제하는 논의는 모두 실패했거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거나 핵심을 벗어난 구호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저도 플랫폼 독점과 저널리즘 황폐화, 독과점과 공정성 이슈 등 정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포털의 플랫폼은 영리 기업이면서 동시에 공공적 성격의 공론장으로 작용하고 있죠. 포털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감시 견제하고 사회적으로 압박해서 플랫폼의 공공성을 구현할 것이냐가 오늘 이야기의 핵심일 겁니다.

저는 포털을 옹호하는 사람이 아니고, 저희 미디어오늘은 언제나 포털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마 네이버와 다음에 가장 공격적인 언론사 중에 하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포털 역시 저널리즘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고 정치적으로 포털을 흔들려는 시도를 비판하는 것이죠.

포털을 때려잡으려는 사람들, 의욕만 앞설 뿐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포털을 때려잡는 방법 40가지 모두 먹히지 않는 이유가 있는 거죠. 네이버나 다음도 영리 기업이라 욕을 먹지 않고 최대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편을 들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으면 하겠지만 그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양쪽에서 욕을 먹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죠.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네이버와 다음이 ‘문빠’로 돌아서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물론 네이버와 다음이 공정하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박근혜 정부든 문재인 정부든 포털의 뉴스 편집이나 댓글이 마음에 안 든다고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으로 압력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왜냐, 이건 비즈니스가 아니라 언론 자유의 영역이기 때문에 압력을 넣는 순간 변질되기 때문에, 차라리 문제가 있더라도 내려버두는 게 낫기 때문에. 정치와 포털 사이에 방화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포털을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가. 분명히 포털이 한국 사회의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있고 저널리즘 황폐화에 큰 책임이 있습니다. 질주하는 자본의 횡포를 방치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저널리즘을 정치로 풀 수는 없고, 우리는 네이버와 다음이 아젠다를 쥐고 흔드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게 현실이죠.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포털의 저널리즘 공공성을 보호하되 동시에 사회적 감시와 견제, 그리고 공적 지배를 확보하는 방안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해 봤습니다.

플랫폼 공정성과 공유지의 비극,
정치가 아니라 사회적 압박과 비판, 감시와 견제로 풀어야 한다.

이른바 한국형 포털 사이트의 문제는 시장에 맡겨두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고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는 데 있다. 몇 가지 키워드를 살펴보고 대안을 짚어보기로 하자.

1. “제휴하면 검색해 준다.” 한국형 포털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구글과 다른 전략이다. 이른바 가두리 양식장 전략의 장점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포털 입장에서는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묶어두고(lock in) 습관을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로 연계할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인링크 뉴스의 경우 로딩 속도도 빠르다. 광고도 없다. 사실 네이버가 먼저 시작했지만 페이스북과 구글도 언젠가부터 네이버 같은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양상은 많이 다르다. (나쁜 것이 모두 불법인 건 아니다. 상당수 이용자들은 좋아한다.)

2. 네이버의 문제는 네이버의 외부를 잠식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에 가면 모든 뉴스를 공짜로 읽을 수 있는데 누가 개별 언론사 사이트를 방문하겠으며 누가 돈을 내고 뉴스를 구독하겠는가. 뉴스는 네이버와 다음의 킬러 콘텐츠였다. 포털에 언론사들에 지불하는 전재료가 결코 적지 않지만 이들의 독점으로 얻는 부가가치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3. 검색 공정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돈 내는 광고 링크 이른바 프리미엄 링크를 상단에 배치하거나 외부 웹 문서의 랭킹 순위를 낮추고 네이버 지식인과 네이버 블로그에 우선 순위를 둔다거나 네이버 자사 이해관계에 따라 검색 결과를 조정해 왔다. 물론 구글도 스폰서 링크가 있지만 네이버는 의도적으로 내부 콘텐츠로 트래픽 유입을 유도하면서 점유율을 높여왔다.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은 공정한 경쟁으로 확보한 것이 아니다. 자본의 힘으로 콘텐츠를 확보하고(뉴스를 사들여 공짜로 뿌린다거나 공짜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해 콘텐츠를 확보한다거나) 검색 쿼리를 네이버 내부로 가둔다. 네이버의 독점은 불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회적으로 큰 해악이다.

4. 네이버의 뉴스 공정성 논란은 높은 점유율에 따르는 숙명이다. 네이버가 첫 화면 뉴스를 직접 편집하던 2009년 이전에는 기사 한 건을 1000만 명이 읽는 일도 가능했다. 아무리 공정하게 편집하더라도 여론의 쏠림 현상을 피할 수 없었다. 언론사들에게 첫 화면 뉴스 편집을 위탁한 뉴스캐스트는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했다. 트래픽 장사에 재미가 들린 언론사들이 낚시질 기사로 여론을 유린했다. 결국 2013년부터 뉴스스탠드를 도입하면서 아예 첫 화면에서 뉴스가 사라졌다. 저널리즘의 추락을 비난하는 걸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뉴스를 선택하기 부담스러우니 알아서 편집해 달라는, 선의로 포장된 책임 회피가 문제의 본질이었다. 뉴스는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을 만든 핵심 콘텐츠였지만 영리 기업으로서 네이버는 누군가에게 불편할 수 있는 뉴스를 게재할 용기도 동기도 없었다. (뉴스캐스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뉴스스탠드의 대안도 아직 없다.)

(물론 네이버가 여론 다양성에 기여한 측면도 없지는 않다. 미디어오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랭키닷컴 기준으로 상위 200개 사이트 가운데 언론사는 35개에서 2010년 52개, 2011년에는 67개로 늘어났다.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10개월 만에 뉴스캐스트 소속 언론사들은 평균 40% 가까이 트래픽이 늘었고 네이버 뉴스 섹션의 트래픽은 65% 가까이 줄었다. 언론사 트래픽은 늘었지만 낚시 기사가 넘쳐났고 독자들의 충성도는 오히려 낮아졌다. 1회 방문당 페이지뷰가 2건 미만인 언론사가 대부분이었고 1인당 체류시간도 반 토막이 났다. 2012년에는 네이버 의존도가 평균 75%에 육박할 정도였다. 기사로 위장한 광고도 늘어나서 3시간 노출에 200만원씩 기사를 돈 받고 파는 수익모델도 생겨났다.)

5. 네이버의 기계적 중립은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는 결과를 만든다. 네이버 뉴스 섹션은 편집자들이 뉴스를 고르고 밸류에이션을 판단한다. 네이버 뉴스 섹션은 한국 여론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런데 미디어오늘이 2015년 네이버와 다음 뉴스 섹션의 기사 78만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네이버는 연합뉴스와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 비중을 높이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뭉개는 가치 중립적 편집을 해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서는 2016년 5월 기준으로 네이버와 다음 뉴스 편집의 46%가 통신 3사 뉴스였다. 속보성 이슈에 대응한다는 게 네이버의 해명이지만 네이버를 흔들려는 외부의 압력이 끊이지 않았고 기계적 중립으로 도망쳐 왔던 게 현실이다. 카카오 루빅스 같은 알고리즘 편집 역시 편집자의 의도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자칫 상업적인 동기가 앞서 트래픽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네이버는 이미 모바일 뉴스에서 편집자가 인위적으로 편집하는 영역이 20%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편향이 문제가 아니라 기계적 중립이 문제일 수도 있고, 언론의 자유 영역이라면 담론의 시장에서 비판 받게 하는 게 맞다. 비판이 적어서 문제지, 공정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유승희 추혜선 김경진 의원 모두 우리 편을 들지 않아서 문제라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판의 지점이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공정성, 상대적이고 다분히 주관적인 개념이고. 같은 논리로 자유한국당이 비슷한 토론회를 열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회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겁니다. 정치가 빠져야 답이 나오고, 정치가 빠진 상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와 다음을 언론으로 규정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따지는 건 핵심을 짚는 질문이 아닙니다. 네이버와 다음이 뉴스를 선택하고 편집하고 등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죠. 이들을 언론으로 규정한다면 이들의 뉴스 편집 역시 언론 자유 영역에서 보장돼야 한합니다. 지상파 방송에 공정성 등의 의무를 부여하기는 하지만 그건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이고 공정성 심의 역시 편파 심의 논란과 함께 정치 심의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불공정한 심의가 문제가 아니라 방송의 재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무늬만 민간 기구에서 방송의 내용을 심의하고 규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문제의식에서죠.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포털이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정작 정부와 여당에 더 우호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는 게 달라지고 편향성 논란은 포털의 숙명입니다. 보수 진영이 포털을 보는 인식은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은 손봐야 한다”던 인식에서 조금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6.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연관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나 일부는 오해에서 비롯한 것이고 네이버가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다. 검색어는 계속해서 관리돼야 한다. 편집자의 판단을 배제할 수 없고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권리 침해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네이버가 아무리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도 애초에 완벽하게 설득하거나 완벽하게 공정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문제다. 알고리즘을 공개하라거나 이용자 위원회를 둬서 감시한다거나 하는 대안도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알고리즘이 뉴스 편집을 100% 결정하지 않으며 알고리즘을 공개할 경우 오히려 악용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네이버의 선의에 의존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다. 투명성 백서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자율 규제도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검증위원회는 2016년 보고서에서 “명예훼손을 근거로 한 네이버의 제외 검색어에는 기업과 관련된 검색어의 비중이 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피해자 구제라는 명목으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현재로서는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하면서 사회적 압박을 가하는 이상의 해법은 있을 수 없다.

(검색어 조작은 아직은 조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포털도 돈 벌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어느 편에 서고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을 거라는 마지막의 믿음이 있는 것이다.)

7. 지난해 스포츠 섹션의 기사 조작 논란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순간 시스템의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편집 권한을 가진 담당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게 네이버의 해명이었지만 드러난 것 이상의 일상적인 편집 조작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사도 마찬가지지만 독자와 취재원의 피드백(항의 또는 제보, 청탁)은 일상적이고 충분히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그걸 편집에 반영하거나 거절하거나 차단하는 건 데스크의 판단이다. 오보에 대한 문제제기는 물론이고 기사의 가치 판단과 해석의 차이는 언제나 넘쳐난다. 네이버의 뉴스 편집 역시 저널리즘의 연장이라고 본다면 견해의 차이를 인정하고 귀를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우리가 네이버의 뉴스 편집자의 판단을 믿을 수 있느냐, 이들의 도덕성을 믿을 수 있느냐, 정당한 문제제기나 피해 구제 요청과 이해 관계에 의한 부당한 청탁이나 압력의 간극, 영리 기업으로서 네이버가 언제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가짜 뉴스와 팩트 체크 등의 이슈도 네이버가 해결할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네이버와 다음의 등록제 시스템이 가짜 뉴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큰 것도 사실이고 팩트 체크 역시 네이버나 어떤 형태든 기관의 영역이 될 수 없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등록만 하면 신문사를 만들 수 있다. 가짜 뉴스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뉴스의 의도적인 왜곡이 더 큰 문제라고 보는 게 맞다. 진짜 뉴스의 최소한의 공신력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포털 등록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게 맞는지 의문이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SNU팩트체크센터 역시 아쉬움은 많지만 언론의 팩트 체크와 상호 비평을 활성화하도록 지원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센터가 직접 언론의 역할을 하거나 플랫폼의 역할에 머물거나 둘 중의 선택을 해야 한다.)

8. 댓글 조작 논란은 또 다른 문제다. 박근혜 정부의 십알단이나 문재인 정부서도 조직적인 댓글 공작의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댓글 조작을 방치하고 있거나 가담하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매크로 프로그램을 걸러낸다거나 중복 게재를 차단한다거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론의 쏠림을 넘어 여론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댓글 폐쇄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전무결할 수가 없고 인터넷 세상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여론의 편중과 왜곡, 집단적인 여론 조작 시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다. 원칙을 정해서 의도적인 중복 댓글을 노출하지 않는다거나 아이디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거나 기사 성격에 따라 댓글의 노출 위치를 조정한다거나 하는 등의 기술적 해법도 가능할 것이다.

9. 네이버는 올해부터 언론사들에게 전재료와 별개로 200억원을 추가로 풀기로 했다. 한국 언론의 네이버 종속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생태계와 포털의 공존을 위한 발전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부에서는 연합뉴스의 포털 탈퇴를 요구하지만 그것만으로 떠났던 독자들이 개별 언론사 사이트로 돌아갈 거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상당수 언론사들이 단체로 포털에서 빠져나온다고 하더라도 과거 2004년 스포츠 신문들의 패착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모든 언론사들이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거고, 일부 언론사라도 남는다면 이런 혁명은 성공할 수 없다. 물론 지금의 네이버 체제를 인정하면서 일정 시점 이전의 과거 기사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한다든가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대신 네이버와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뉴스 포털을 만든다든가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뉴스 생태계는 오늘 이런 자리와 별개로 논의할 문제다.)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네이버와 다음가 자의적으로 진입과 퇴출을 결정하던 때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책임을 회피하는 성격도 있고 자칫 이해관계자 집단으로 변질되거나 스스로 권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당초 공언한 것과 달리 애드버토리얼에 대한 징계를 미루고 있는 정황도 있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영향력 있는 신문은 정작 건드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원회 구성을 보면 밥그릇을 지키려 파견된 사람들이 기득권 카르텔을 깰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많다.)

10. 포털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는 주체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일단은 불공정 행위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만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속성과 해외 업체와 역차별 문제, 망 중립성 논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네이버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이미 70%가 넘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포털의 특성상 검색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를 묶어서 독과점으로 규제하는데 여러 가지 법적인 논쟁이 뒤따른다. 2008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의 동영상 사업을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패소한 적도 있다. 가능하다면 인위적으로 독점의 폐해를 해소할 필요도 있지만 네이버의 외부를 키우고 콘텐츠 다양성을 확대하는 정책적 유인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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