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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타임’을 보다.

돈 주고 보기는 아까운 그저그런 영화다. 평범하지만 그럭저럭 기본은 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 공식을 따른다. 심각한 고민없이 만드는 이런 영화들이 한해 수백편씩 쏟아져 나온다.

매트는 시골 마을의 보안관이다. 덜렁대는 꼴이 딱히 실력이 대단한 것 같지는 않다. 부인과는 별거 상태, 곧 이혼할 계획이고 따로 오래된 애인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애인이 뇌종양인가 암인가 심각한 병에 걸린다. 의사는 얼마 더 살지 못할거라고 한다. 애인은 죽고나면 100만달러에 이르는 보험금을 매트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매트는 감동을 먹는다.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매트는 스웨덴에 가서 수술을 받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경찰서 금고에서 48만달러를 빼돌린다.

스위스로 떠나기로 한 날, 애인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다. 애인의 집은 불이 꺼져있다. 그리고 다음날 애인과 그의 남편은 집에서 불에 타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돈 가방은 사라지고 없다.

매트는 이제 보험금을 노리고 애인과 그의 남편을 죽인 방화범으로 몰리게 됐다. 게다가 공금까지 횡령했다. 불륜도 드러날 판이다. 수사가 시작되고 강력반 형사인 부인이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매트는 부인의 수사를 돕는척 하면서 방해하고 부인보다 더 빨리 진짜 범인을 찾아내서 누명을 벗어야 한다.

놀랍게도 애인이 불치병에 걸렸다는건 거짓말이었다. 이제 상황은 분명해진다. 애인과 그의 남편이 짜고 매트를 속여 공금을 훔쳐내도록 한다. 보험을 매트 앞으로 돌려놓고 가짜 시체를 만들어 불을 지른다. 두 사람이 돈을 챙겨서 사라지고 난 뒤 매트의 온갖 추악한 비밀이 드러난다. 이미 두 사람이 죽었고 돈은 사라졌고 불륜과 보험만 남았다. 이 상황에서 누가 매트를 믿겠는가.

상황 설정은 그럴듯하지만 결말은 모두 예측가능하다. 너무 뻔해서 하품이 날 정도다.

– 매트의 아내는 신참 경찰이면서 수사를 총괄 지휘하게 된다. 이혼 위기의 매트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서로 도우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 매트의 아내는 남편의 수상한 행동을 눈여겨 본다. 결국 남편이 범인이라는걸 가장 먼저 알게 된다.
– 매트에게는 친구가 있다. 친구는 매트를 무조건 이해하고 돕는다. 친구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매트를 구출한다.
– 매트를 배반한 애인은 결국 총을 맞고 죽는다. 매트가 죽기 직전 매트의 부인이 나타나 애인을 쏜다. 어, 당신이 어떻게? 관객은 모두 알고 있는데 매트만 혼자 놀란다.
– 매트의 애인은 일찌감치 돈을 들고 튀었어야 했다. 얼쩡거리다가 매트를 맞닥뜨리게 되고 진실이 드러나고 결국 매트의 부인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신세가 된다.
– 돈도 되찾고 누명도 풀린다. 그 여자를 사랑했어? 글쎄, 잘 모르겠어. 결국 아내는 남편을 이해하게 되고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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