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뉴욕 3부작’을 읽다.

이게 뭐야. 비슷한 줄거리의 하다가 뚝 끊긴 같은 세 이야기. 이런 이야기에 나는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다. 첫번째 이야기, 유리의 도시. 퀸은 잘못 걸린 전화를 받고 엉뚱하게 탐정 노릇을 하게 된다. 교도소에서 막 나와 자기 아들을 죽이려는 미친 아버지를 감시하는 일. 그런데 13년만에 세상에 나온 이 남자는 딱히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 날마다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맴돌뿐이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일은 꽤나 지루하고 막막하다. 어느날 퀸은 방심하고 있다가 이 남자를...

‘달의 궁전’을 읽다.

"나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였지만 왜 그랬을까. 이제부터는 미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위태위태한 삶을 살고 싶었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본 다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사실 내가 이루어 낸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결국 무일푼으로 전락해 아파트마저 잃고 길바닥으로 나앉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세명의 남자가 있다. 첫번째 남자 마르코 포그는 아버지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어머니의 이름은 에밀리 포그. 11살 때 교통사고로 죽었다. 어머니의...

‘세계화와 그 불만’ 메모.

책을 술집에 놓고 와서 한동안 상실감에 허우적거렸다. 서점에 가서 사려고 보니, 좀처럼 엄두가 안났다. 밑줄까지 그어놓고 군데 군데 메모까지 했던 책이라 더욱 아쉬웠다. 결국 어렵사리 기억을 떠올려 찾아간 신촌의 어느 술집에서 책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주인에게 책갈피에 꽂혀 있던 구두 상품권을 답례로 건넸다. 굉장히 비싼 책이 된 셈이다. 독후감은 다시 정리하겠지만, 교과서처럼 제대로 공부해야 할 책이다. 누가 세계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거대한 적의 실체가...

삼미 슈퍼스타즈를 생각함.

요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책이 은근히 인기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정말 지지리도 야구를 못하는 구단이었다. 해태 타이거즈의 불성실한 팬이었던 나는 삼미 슈퍼스타즈를 꽤나 비웃었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있다. 도대체 만년 꼴찌 주제에 슈퍼스타즈라니, 이름까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기록을 뒤져보니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2년 첫해, 깜짝 놀랄만한 기록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18연패, 원정 최다 21연패, 최저승률 1할8푼8리. 시즌 최소 302득점, 최소...

‘MIT 수학 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를 읽다.

10원짜리 동전을 10번 던져서 어쩌다가 10번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11번째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앞면이 나올만큼 나왔으니 이제 뒷면이 나올 때도 된 걸까. 아니면 여전히 앞면이 나올 확률이 높은 걸까. 흔히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로또에 가장 많이 나왔던 숫자가 37이라니까 왠지 37을 빼놓으면 안될 것만 같다. 그래서 그동안 나왔던 숫자들을 놓고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가며 이번주에 당첨될 숫자를 골라내는 사람들도...

‘일본 정신의 기원’을 읽다.

재미있는 책이다. 나는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의 한자와 그 문화적 차이에 관심이 있다. 다만 일본 사람이 쓴 책이라 우리나라 사람들과 이해하는 맥락이 좀 다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는 맥락으로 '일본 정신의 기원'을 다시 써보기로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중국 사람은 '사람'을 '人'이라고 쓰고 '렌'이라고 읽는다. 우리는 '人'을 '인'이라고 읽는다. 그러나 사실 '인'은 '렌'의 잘못된 발음이다. 우리는 '인'이라고...

’20대 독립해서 1억 만들기’ 출간 임박.

복숭아 꽃잎이 무릉도원을 뒤덮던 어느 봄날, 20대 격랑의 파도를 갓 건너온 경제 전문기자 세명이 모여 20대의 재테크를 주제로 책을 한권 쓰기로 했다. 물론 재테크 책은 어디에나 넘쳐난다. 서점마다 산더미처럼 쌓인 책들 사이에 한권을 더 보태자는 무모한 계획은 우리가 20대의 재테크와 관련, 전혀 다른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자신감이 섰기 때문이었다. 경제 전문기자로서 우리는 천박한 일확천금의 이데올로기가 재테크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사람들을...

고흐의 증명.

고흐의 증명.

"그렇게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 전혀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는 몹시 괴롭습니다. 제발 성급하게 저를 탓하지는 마세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빈센트 반 고흐, 동생 테오의 부인 요한나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빈센트 반 고흐는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그런데 '왼손잡이'라고 불리는 이 그림은 어딘가 이상하다. 이 그림은 고흐가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던 무렵 그의 정신상태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이 그림은 고흐의 그림이 아닐 수도...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읽다.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니까 하루 한시간 남짓 책 읽을 시간이 된다. 몇일 전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상권과 하권을 사흘만에 읽었다.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그만큼 열심히 읽었지만 읽고 난 다음 돌아보니 별다른 울림이 없다. 하루키의 책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자. 요즘은 들고 다니면서 볼만한 책이 별로 없다. 그래서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다시 읽고 있다. 흔들리는 전철에서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지만 그렇게 아무렇게나 펼쳐 읽어도 늘 새롭고 힘이 넘쳐난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다.

1. 준세이. "약속할 수 있니?" "무슨?" "내 서른살 생일, 피렌체의 두오모, 쿠폴라 위에서 만나기로, 어때?" 스무살 때 일이다.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었던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었던 사람. 그 사람을 잊지 못하면 나는 다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지나가 버린 과거를 되짚는 일은 참 쓸쓸하고 고통스럽다. 기억은 지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아오이와 헤어지고 난 뒤 나는 그림을 포기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오래된 미술품을 복원하는 일을 배웠다. 잃어버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를 읽다.

구두닦이에게 물었다. "돈을 벌면 어디에 쓰죠?" "절반은 쌀을 사고 절반은 주인한테 줘야합니다." "주인이 누군데요?" "당연히 구두 닦는 솔과 구두 통을 빌려준 사람이죠." 구두 닦는 솔과 구두 통은 기껏해야 3만원 정도 밖에 안한다. 겨우 3만원만 없어서 이 사람은 구두 닦는 솔과 구두 통을 빌려준 사람의 노예가 된다. 그나마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낫다.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이들에게...

‘나는 달린다’를 읽다.

취임식에 나타난 독일 녹색당의 새 환경부 장관은 놀랍게도 헐렁한 양복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그가 요쉬카 피셔였다. 언제였을까. 내 기억에 남은 요쉬카 피셔는 그렇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젊고 건강한 정치인이었다.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걸 그는 보여주었다. (나는 우리나라 민주노동당도 독일의 녹색당처럼 언젠가 정권을 잡게될 날이 올거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난 6월13일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도를 봐라. 한나라당은 52%, 민주당은 29%, 민주노동당은...

‘골드바흐의 추억’.

소수는 1보다 큰 자연수 가운데 1과 자신 밖에는 약수를 갖지 않는 수다. 이를 테면 2, 3, 5, 7, 11, 13, 17, 19, 23, 31 따위 말이다. 크리스티안 골드바흐는 어느날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웠다. 이를 테면 4 = 2 + 2, 6 = 3 + 3, 8 = 3 + 5, 10 = 3 + 7, 12 = 7 + 5, 14 = 7 + 7처럼 말이다. '골드바흐의 추측'는 굉장히 큰 짝수에도 들어맞는다. 100 =...

세상 바꾸는 200달러짜리 컴퓨터.

200달러짜리 컴퓨터가 뭐 얼마나 대단할까. 영어도 못 알아듣는 택시 기사를 앞세워 앙코르소프트웨어를 찾아가는 길은 그렇게 짜증부터 앞섰다. 앙코르소프트웨어는 방갈로르에서도 가장 지저분한 거리에 자리잡고 있었다. 인도 하드웨어 기업 협회 비니 메타 회장이 잔뜩 추켜세우지만 않았어도 예정에 없던 취재는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다. 메타 회장은 앙코르소프트웨어를 인도의 대표적인 하드웨어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마침 비아니 데시판드 사장은 영국 출장 중이었고 대신 마크 마르시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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