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10년도 훨씬 전에 '주말의 명화'에서 봤던 영화다. 기억을 더듬어 한참을 찾았는데 DVD 따위는 아예 없고 어렵사리 토런트에서 내려 받아 영어 자막으로 다시 봤다. 미키 루크가 권투에 다시 빠져들기 전, 살인 미소를 흘리고 다니던 무렵의 영화다. 마틴은 아일랜드 해방군의 테러리스트다. 경찰에 쫓기다가 원치 않은 살인 청부를 떠맡은 마틴은 살인 현장을 한 신부에게 들키고 만다. 그는 신부에게 총을 겨눴다가 그냥 돌려 보낸다. 그 뒤 마틴은 성당으로 숨어들어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브뤼노 다베르는 어느날 갑자기 직장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2년 반이 흘렀다. 어느날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보는데 아들이 말한다. "우리 아빠도 저런데서 일해야 되는데." 브뤼노는 중얼거린다. 저 친구가 내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군. 그날 저녁 브뤼노는 위험한 계획을 떠올린다. 내 경쟁자가 과연 몇명이나 되는지 알아야겠어. 브뤼노는 다음날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낸다. 사서함에 경쟁자들의 이력서가 가득 쌓인다. 브뤼노는...

영화 ‘디바’.

영화 ‘디바’.

장 자끄 베넥스의 1981년 영화로 이른바 누벨 이마쥬의 대표 작품으로 꼽힌다. 이미지만 강조한 현실 도피적인 영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영화가 또 얼마나 되나. 나는 이 영화를 10번쯤 봤다. 여기 두 개의 테이프가 있다. 하나는 소프라노 신시아 호킨스의 공연 실황을 몰래 녹음한 테이프고 다른 하나는 인신매매 조직에 개입한 장 사포르타 경감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테이프다. 영화가 시작되면 알프레도 카탈리니의 오페라 '라 왈리' 가운데 '나는 멀리 떠나야...

탐정 몽크.

탐정 몽크.

에이드리안 몽크는 사랑하는 아내 트루디가 죽고 난 뒤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잘 나가던 강력반 형사였던 그는 3년 동안 집밖에 나오지 않다가 지금은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고의 탐정이지만 누군가의 셔츠에 얼룩이 묻어 있거나 테이블 위에 놓인 연필의 길이가 다르거나 하면 도무지 집중을 하지 못한다. 경찰 복직을 희망하지만 거부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악수를 할 때마다 물수건으로 손을 닦아야 하고 엘리베이터가 무서워 30층 건물을 걸어 올라간다. 길을 걸을 때면 모든...

왜 그들은 도청을 떠나지 않았을까.

기록과 증언을 종합해보면 1980년 5월 27일, 광주 금남로 전라남도 도청에는 157명의 시민군이 남아 있었다. 질 게 뻔한 싸움. 그야말로 개 죽음이 될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들은 끝까지 도청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죽음의 공포와 맞서면서 군인들을 기다렸고 결국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죽는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그들이 왜 그렇게 무의미한 죽음을 자처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섰고 병원으로 부상자들을...

보증보험 시장 개방은 재벌의 음모다.

정부가 보증보험 시장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내부 검토에 들어갔고 곧 공청회도 열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보증보험회사인 서울보증보험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새로운 시장을 넘보게 된 손해보험회사들은 벌써부터 군침을 삼키고 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보증보험 시장 개방, 과연 독일까 약일까. 정부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보증보험 시장개방 문제가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가...

약 못 사먹어 죽는 사람, 더 늘어난다.

세계적으로 에이즈 환자가 4천만명이 넘지만 그 가운데 제대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5%도 안 된다. 무엇보다도 약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약회사들이 내놓은 에이즈 치료제는 한 달 분량에 700달러 정도. 그런데 인도의 제네릭 약품을 만드는 제약회사들은 거의 비슷한 약을 30달러 미만에 만들 수 있다. 당장 사람이 죽어 가는데 약값이 없다. 700달러짜리 정품과 30달러짜리 짝퉁, 약효에 차이가 없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아프리카에서는 물론 30달러짜리 짝퉁도...

실험실 벤처 에스엔유 프리시젼의 성공 이야기.

에스엔유 프리시젼은 특별한 회사다. 대학교 실험실 벤처로 출발한 이 작은 회사는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에 초정밀 계측장비를 납품하고 있는데 해마다 매출과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73%에 이르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32.6%, 1인당 순이익도 1억2500만원이나 된다. 대학 교수가 사업에 뛰어들어 세계시장을 무대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성공 비결을 들어보고 대학과 기업의 연계, 산학협력의 현실과 과제를...

양극화 해소하려면 시장과 경쟁 원리를 도입해라?

'조선일보'에 "방향 잘못 잡은 양극화 해소 정책"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성신여대 경제학과 강석훈 교수의 글이다. 강 교수는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시장과 경쟁 원리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득 격차가 확대되면 소득 분배는 약화되지만 계층이 다양하게 분화되고 양극화도 완화된다는 논리에서다. 그의 결론은 그래서 개별 이익집단의 집단 이기주의와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양극화 해소의 정책 목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신공격이 될 수 있으니 역시 논평은 생략한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

나는 매주 월요일마다 경기도 의왕시의 야학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야학의 강학(주로 가르치는 사람)들은 대학생들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들이고 학강(주로 배우는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정규학력 미필자들이다. 이들은 배움의 한을 풀려고 날마다 저녁에 야학에 온다. 문제는 강학들의 태도와 문제의식이다. 서울권 4년제 대학생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거의 모두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가 된다. 이를테면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학강들의 삶은 입학...

“건강보험 확대하면 전 국민 무상의료 가능하다”

김미숙은 수다스럽고 말많은 아줌마다. 언제 어디서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는 아마도 우리나라 보험 시스템의 문제를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이다. 보험이론을 전공한 대학 교수들도 그만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도의 이면을 고민하지 못한다. 진보진영의 이론가들 못지 않게 그의 관점은 명확하고 정치적으로도 올바르다. 인터뷰 / 김미숙 한국보험소비자협회 회장. 한때 잘 나가던 보험설계사였던 그는 어느 날 보험회사들이 계약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영화 ‘아일랜드’.

영화 ‘아일랜드’.

황우석은 말한다. 배아줄기세포는 생명이 아니라고. 난자에서 핵을 떼내고 사람의 체세포를 이식해 만든 배아줄기세포는 자궁에 착상될 수 없기 때문에 생명이 될 수 없다고. 다만 장기 세포로 분화해 인공 장기를 만드는데 쓸 뿐이라고 말한다. 이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7월31일 생명윤리법에 따라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에 배아줄기세포 연구룰 승인했다. 국내 첫 승인 사례다. 영화 '아일랜드'에서 메릭 바이오테크는 500만 달러를 받고 복제인간을 만들어 준다. 한번 더 사는...

‘혈의 누’를 보다.

순박한 섬 마을 사람들이 살인 사건의 공범이 된다. 그리고 몇년 뒤 누군가가 잔인한 복수를 시작한다. 이 영화가 끔찍한 것은 어쩌면 관객들 모두 공범이 될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 때문이다. 저주처럼 피의 비가 쏟아질 때 마을 사람들은 뛰쳐나와 흐느껴 운다. 집단화한 공포는 개인적인 공포보다 더 끔찍하다. 이 영화는 계급사회의 폭력성이 어떻게 인간성을 말살하는가 보여준다.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다. 실제로 살인은 권력에 의해 이뤄지지만 마을 사람들은...

‘점프’를 보다.

일요일 저녁, 어설픈 도둑 2인조가 담을 넘어 들어온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도둑들, 집을 잘못 들어온 것 같다. 할아버지부터 시작해 엄마, 아빠, 삼촌, 딸이 모두 무술깨나 한가닥하는 고수들, 무술 합계가 모두 117단이나 되는 집이다. 아닌 밤중에 신나고 통쾌한 도둑 잡기가 시작되고 도둑들은 한바탕 혼쭐이 난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관객들은 한시간 반 동안 조금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점프'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몇 안되는 연극 가운데 하나다. 이 연극에서 임○○씨의...

‘머리 없는 남자’를 보다.

"L'homme sans tete". 후안 솔라나스 감독의 17분46초짜리 단편영화다. 머리를 가게에서 사고 팔 수 있다면 어떨까. 돈만 내면 얼마든지 멋진 머리를 살 수 있지만 돈이 없으면 별볼 일 없는 머리밖에 살 수 없다. 그마저도 없거나 내키지 않으면 머리 없이 다니는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머리는 그냥 액세서리, 장식품일 뿐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머리를 달고 다니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유행처럼 똑같은 머리를 달고 다니기도 한다. 몇개씩 마련해두고 기분에 따라...

영화가 여배우를 소비하는 방식.

죽은 여자친구가 어린 남자애로 환생하고 어처구니 없게도 그와 사랑에 빠진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줄거리다. 이 영화에서 이은주는 인우의 죽은 여자친구 태희로 나온다. 태희는 영화가 시작하고 20분도 안돼서 죽는다. 태희는 예쁘긴 하지만 수동적이고 마치 소품처럼 영화의 흐름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영화는 철저하게 인우의 관점에서 흘러간다. '연애소설'에서 이은주는 비를 맞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수인으로 나온다. 수인은 친구 경희가 죽고 난 다음 연락을 끊고 사라진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

유령과 크리스틴은 언뜻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사라 브라이트만을 생각나게 한다. 음악을 가르쳐 주었지만 크리스틴은 유령을 존경하기만 할 뿐 사랑하지는 않는다. 유령은 그런 크리스틴을 소유하려고 한다. 그것은 가망없는 욕망이다. 대신 크리스틴은 너무나 쉽게 라울과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에서 라울은 젊고 돈이 많다는 것 말고 특별한 매력이 없다. 노래도 그냥 그렇다. 유령도 마찬가지다. 늘 신경질을 부리고 잔뜩 폼만 잡을뿐 그에게서는 어떤 안타까움마저도 느껴지지 않는다. 관객들은...

‘이터널 선샤인’을 보다.

흥미롭고 놀라운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상영되지 않았고 당분간 상영할 계획도 없는 것 같다. 따라서 당신은 이 영화의 줄거리를 읽어도 무방하다. 아마도 볼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시간 순서가 뒤섞여 있기는 하지만 영화의 흐름을 따라 줄거리를 다시 정리해 본다. 천천히 제대로 읽어야 이해가 된다. 1. 기차 여행에서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만난다. 그런데 이상하다. 조엘은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채~"라는 그 흔한 노래를 모른다. 어색함을 풀어보려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다.

'오아시스'에서 종두는 공주를 강간하려다 실패한다. 공주는 그런 종두에게 전화를 걸고 종두는 다시 공주를 찾아간다.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다는 공통점 말고는 두 사람이 왜 서로 사랑하게 되는가 아무런 이유도 없다. 오히려 이 영화는 왜 이들이 서로 사랑하면 안되느냐고 반문한다.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다. 관객들은 이 불편하고 어색한 상황을 선뜻 부인하지 못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관객들은 종두와 공주의 영역...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다.

이 그림, 어딘가 수상하다. 일단 옛날 그림치고는 꽤나 직설적이고 선정적이다. 이 여자애 표정을 봐라. 슬쩍 뒤돌아보는 그런 무심한 눈빛이 아니다. 진주 귀걸이도 수상하다. 예쁘긴 하지만 많아봐야 17살 정도밖에 안돼 보이는 딱 봐도 별로 부유해 보이지 않는 여자애가 하기에는 지나치게 크고 예쁜 귀걸이다. 1632년 네덜란드 태생의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그림이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꼽힌다.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냈던 베르메르는 평생...

‘엘리펀트’를 보다.

마이클 무어는 다큐멘터리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사람들이 총을 얼마나 쉽게 살 수 있는가 보여준다. 미국, 특히 미시간주에서는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사은품으로 총을 준다. 논란이 많은 부분이지만 미국에서는 실제로 누구나 총을 쉽게 살 수 있다. 그 총으로 당신은 누구든 쏠 수 있다. 해마다 1만1000여명이 그렇게 총에 맞아 죽는다. '엘리펀트'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우편 주문으로 총을 샀고 13명을 쏘아 죽였다. 이 영화는 부분적으로 영화지만 본질은...

‘맨 온 파이어’를 보다.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다. 개연성은 있지만 지나치다. 용병 출신의 크리시는 처음으로 보디가드 일을 맡는다. 멕시코시티에서는 한시간에 한건 꼴로 유괴가 벌어지고 그 가운데 70%는 돌아오지 못한다. 크리시는 피타의 보디가드가 된다. 영화는 여기서 조금 복잡해진다. 군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크리시는 한번도 다른 사람을 사랑해본 적 없다. 그런데 예쁘고 착한 피타가 크리시를 사랑한다고 한다. 피타는 아홉살 짜리 여자애다. 피타는 너무 예쁘고 착하고 그런데도 별 볼 일 없는 크리시를...

‘영웅’.

‘영웅’.

장이머우 감독이 만든 중국의 체제 선전 영화. 진시황과 그를 죽이려는 자객들의 이야기다. 수천 명 정예 군사의 호위를 뚫고 진시황을 죽일 방법은 거의 없다. 장천과 파검, 비설이라는 자객들이 그를 죽이려 했다가 실패했다. 진시황은 이들 세 명의 자객을 모두 죽이는 자에게 황제를 열 걸음 앞에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주겠다고 선언한다. 또 다른 자객 무명은 이를 노린다. 자객들을 모두 죽이고 호위를 뚫고 황제 앞에 설 수만 있다면 그를 죽일 수도 있다. 동족의 원수를 갚는...

‘빈 집’을 보다.

김기덕의 영화는 대개 끔찍하다. 이를테면 살인의 예감 같은 것이다. 의도하지 않게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상황, 또는 죽이는 상황, 그리고 파국. 강간을 하거나 강간을 당하고 미치거나 낚시 바늘을 집어삼키기도 한다. 김기덕의 영화가 끔찍한 것은 그런 파국이 일상적인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상상이지만 김기덕은 그런 상상을 그대로 영화에 담아낸다. '빈 집'의 끔찍함은 좀더 교묘하다. (아래는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줄거리를 전혀 모르고 보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연인’을 보다.

우리는 왜 '章子怡'는 '장쯔이'라고 부르면서 '劉德華'는 '유덕화'라고 부르는 것일까. '章子怡'의 중국 발음은 '장쯔이'고 한국 발음은 '장자이'다. '劉德華'의 중국 발음은 '류떠화'고 한국 발음은 '유덕화'다. 우리는 '章子怡'를 '장쯔이'라는 중국 발음으로 부르고 '劉德華'를 '유덕화'라는 한국 발음으로 부른다. 최소한의 원칙도 없다. 일본 사람인 '金城武'는 일본 발음으로 부르면 '가네시로 타케시'가 되고 중국 발음으로 부르면 '진청우'가 된다. 우리는 그를...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을 보다.

쿠르드족에게는 나라가 없다. 이란과 터키, 이라크의 국경 산악 지대에 살고 있지만 남의 땅일뿐이다. 이란과 터키, 이라크는 쿠르드족을 내쫓고 싶어하는 한편, 이들이 적당히 국경의 완충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쿠르드족의 역사는 핍박과 시련의 역사였다. 전체 인구는 3천만명에 이르는데 터키 국민의 24%(1500만명), 이란 국민의 12.4%(800만명), 이라크 국민의 23.5%(600만명)을 차지한다. 이밖에 시리아와 구 소련에도 각각 150만명과 50만명이 거주하고...

‘아는 여자’를 보다.

복선과 확인 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 장진의 '아는 여자'가 그렇다. 이나영이 연기하는 한이연은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 그대로다. 딱히 새로울 건 없는 영화다. 줄거리가 어설프지만 꽤나 재기발랄하고 그럭저럭 재미도 있다. 그게 바로 복선의 힘이다. 아래는 영화를 보지 않을 생각이거나 줄거리를 미리 알아도 상관 없는 사람만 읽기 바란다. 복선 1. 의사가 동치성에게 사망 선고를 한다. 의사 말에 따르면 동치성은 심장이 안좋다. 그런데 이 의사, 좀 이상하다. 복선...

‘슈렉 2’를 보다.

슈렉은 못생겼고 가난하다. 피부색부터 다르다. 진흙탕에서 살고 입 냄새도 고약하다. 사람들은 슈렉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한다. 슈렉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다. 차별과 소외, 무관심과 냉대, 적의에 그는 익숙하다. 그는 사회적 약자고 소수자다. 1편의 마지막 장면, 마법에서 풀려난 피오나 공주가 여전히 괴물에 머물렀을 때 우리는 실망하면서도 안도했다. 공주가 꼭 예쁠 이유는 없다. 못생긴 괴물이라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석연치는 않았지만 그때만해도 '슈렉'은 동화의...

‘트로이’를 보다.

무려 2억달러. 돈을 마구 쳐바른 헐리우드 영화가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그저 그런 흥미거리 영화로 흘려넘기기엔 우연의 일치와 암시가 제법 절묘하다. 3200년전 고대 그리스 시대, 세계 정복의 야심을 품은 미케네는 연합군을 맺어 트로이에 쳐들어 간다. 전쟁의 이유는 좀 어이가 없다.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눈이 맞아 달아났고 이 전쟁은 그에 대한 복수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과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형제다. 이들에게 사실 바람난...

‘효자동 이발사’를 보다.

'포레스트 검프'를 꽤나 비슷하게 흉내냈는데 어딘가 언짢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따뜻한 이야기니까 그냥 보고 감동만 느끼라고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감동을 느끼기에는 상황이 너무 어설프고 억지스럽다.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발사 성한모는 얼떨결에 대통령의 이발사가 된다. 이발사가 본 대통령은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냥 대통령이고 그냥 마냥 두려울 뿐이다. 대통령이 곧 법이던 그런 시절이었으니까. 그런 대통령의 이발사라는건 이발사에게는 최고의 명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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