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연대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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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민주노동당과 찬성하는 열린우리당의 연대는 과연 가능할까.

울산남갑 선거구에서 추진됐던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후보 단일화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후보 단일화를 먼저 제안했던 윤인섭 민주노동당 후보가 돌연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제안을 철회한 것.

윤 후보는 지난 8일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TV토론에서 “부패 청산을 위해 진보와 개혁 세력이 손을 잡아야 한다”며 정병문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고 정 후보가 이를 적극 받아들이면서 단일화 방안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듯 했다.

MBC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정 후보가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의 최병국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탄핵 열풍이 수그러들면서 둘의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윤 후보가 열린우리당과 연대할 경우 전세를 뒤바꿔놓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25∼30% 수준, 민주노동당 윤 후보의 지지율은 9% 수준이다.

윤 후보는 “정 후보가 이라크 파병 등에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면 한나라당의 당선을 막기 위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다급한 정 후보는 이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윤 후보의 이 같은 돌출행동은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한나라당 최 후보측은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난했고 민주노동당과 윤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보수여당과 연대하려거든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급기야 단병호 비례대표까지 나서서 “정강 정책이 다른 열린우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당의 정체성에 문제가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결국 윤 후보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후보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했다. 윤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실패했지만 한나라당 심판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말 열린우리당 김두관 경남도지부장이 반 한나라 전선 구축 차원에서 제안한 연대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당시 김두관 지부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가 출마하는 창원을에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테니 민주노동당도 거제에서 후보를 내지 말아달라고 제안했으나 민주노동당의 단호한 거절로 무산됐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의 연대에 대해 “불가능하고 관심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정치적 입장이 판이하게 다른 열린우리당과 같은 길을 걸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진보와 개혁 연대’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울산남갑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민주노동당 중앙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윤 후보가 벌인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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