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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구속이 해답이다.”

Written by leejeonghwan

December 11, 2007

삼성 그룹 분식회계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삼성이 우리은행을 통해 임직원들의 명의를 도용, 광범위한 차명계좌를 운용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흔적이 발견됐고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검찰, 경찰 등이 이를 알고도 묵인한 정황도 밝혀졌다. 삼성공화국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과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은 10일 삼성중공업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금감원에 특별 감리를 요청했다. 심 의원 등은 “삼성중공업의 과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채권의 진행률을 조정해 대규모 분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의혹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감리 요청서에서 “삼성중공업의 진행률 채권 규모가 2000년 1조5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 채권의 88.2%에 이른다”며 “상대방에게 청구되지 않은 매출채권을 과다 계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아시아경제 등 일부 언론에만 짧게 보도됐다.

심 의원은 또 2004년 1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이 삼성 쪽의 부탁을 받고 삼성직원들의 계좌를 3500여건에 걸쳐 불법 조회한 사실을 경찰이 인지 수사했으나 금감원과 검찰이 이를 묵살 또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데 그친 사실도 폭로했다. 이 사실도 한겨레와 경향신문, 내일신문에만 보도됐다.

이밖에 예보가 삼성상용차의 분식회계 의혹을 묵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04년 예보 특별 조사단은 삼성상용차 분식회계 조사 결과 18억 원 정도가 회계처리기준에 어긋나지만 분식회계 혐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예보는 삼성상용차에 보증을 섰던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 3천백억 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이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997년 삼성상용차의 분식회계 규모가 3124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예보 조사단과 금감원이 분식회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준 의혹도 있다는 이야기다. 심 의원은 또 당시 삼성상용차 분식회계 여부를 심사, 문제 없다고 회신했던 금감원 관계자가 삼성경제연구소에 상무보로 옮겨간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또한 당시 서울보증보험이 작성한 사채보증보험 청약심사서에 보면 삼성상용차의 판정등급은 C등급이었는데 결재 과정에서 특A등급으로 바뀐 사실도 드러났다. 심 의원은 삼성상용차의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과 법률자문을 맡은 세종법무법인 등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언론은 여전히 침묵하거나 삼성을 옹호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서울경제는 5일 검찰이 추적 중인 차명계좌와 관련, <“모두가 비자금 관련 단정은 못해”>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파이낸셜뉴스는 11일 <“‘삼성중 분식’ 주장 객관성 부족”>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신문은 4일 <특검 파장이 우려된다>는 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

다음은 심상정 의원 인터뷰.

심상정 의원은 삼성과 이건희 회장 일가를 분리하는 것이 삼성 사태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재벌도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는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삼성자동차 분식회계를 오래 전부터 추적해 왔다. 이 사건이 그동안 묻혀 있었던 이유가뭐라고 보나.
“이미 2005년 국정감사에서 삼성상용차의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고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제기했던 의혹이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확인된 셈이다. 삼성은 3124억원의 적자를 2억원의 흑자로 바꿔놓았다. 검찰은 당시 삼성상용차의 감사를 맡고 있었던 이학수 부회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

– 삼성 차명계좌 조사에 금감원이나 검찰이 미적거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검찰이 두 차례나 경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삼성의 비호나 외압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경찰의 수사 협조 의뢰를 받고 우리은행의 자체 감사 결과를 회신하기도 했다. 도둑을 잡아달라는데 도둑의 의견을 듣고 도둑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린 셈이다.”

–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어떻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재벌 회장이라도 잘못을 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건희 회장이 구속된다고 해서 삼성이 망하지는 않는다. 삼성 계열사들은 독자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다. 이 회장 일가와 삼성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임을 규명하고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금산분리 원칙을 다시 확립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소유와 경영의 민주화를 이루자는 이야기다.”

– 연일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삼성이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언론과 자본의 유착은 뿌리가 깊다. 우리 사회 마지막 남은 성역이 바로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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