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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아무개 상무의 이야기.

Written by leejeonghwan

November 18, 2007

인터뷰는 아니고 연락이 와서 잠깐 만났습니다. 뭔가 제보할 게 있는 줄 알고 기대를 했는데 그냥 언론의 보도 태도에 불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 전략기획실 상무라고는 하지만 핵심 실세는 아닌 것 같고 비자금이나 떡값 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검찰 수사로 오히려 삼성이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 최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도 그렇고 삼성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면 “삼성이 그럴 리 없다”는 것입니다. 정작 자신들도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인데요.

– 이종왕 법무실장의 돌연 사직에 대해.
“이종왕이 사직하기 전날 나에게 상의를 했다. 일부에서는 문책성 인사라고 하지만 전혀 아니다. 평소 점잖은 사람이 굉장히 화가 나 있었고 나도 말리지 않았다. 문책성 인사라면 왜 변호사 자격까지 반납했겠나. 다만 중요한 시점에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을까봐 걱정하는 눈치였다.”

– 김 변호사 차명 계좌의 실제 주인은 왜 밝히지 않나.
“계좌 거래 내역을 보면 알 거다. 그거 다 있다. 주식 좀 사고 부동산 좀 사고 거래 건수도 많지 않다. 다만 문제는 삼성 외부 인사의 자금 운용에 삼성이 관여했다는 건데, 계좌 실제 주인을 밝힐 수도 있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당장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 만약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 결국 밝혀지겠지만 삼성 입장에서 우리가 먼저 공개할 수는 없는 것. 결코 비자금은 아니다.”

– 당신 명의로 된 비자금 계좌는 없나.
“없다. 내 명예를 걸고 없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 조만간 다 밝혀질 건데 내가 언론계 후배 앞에서 왜 거짓말을 하겠는가.”

– 당신도 구조본 핵심 실세 아닌가. 그런데 비자금이나 뇌물 공여 등에 대해 아는바가 없나.
“핵심 실세인지는 모르겠고. 내가 입사 1년3개월쯤 되는데 내가 아는 바로는 없다. 내가 들어온 다음에 딱 끊긴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없다.”

– 김 변호사가 터뜨릴 것이 더 있다고 보나.
“내부적으로 김 변호사가 어떤 문건을 들고 나갔는지 파악해 본 적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정도가 전부라고 판단하고 있다.”

– 김 변호사가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느낌도 든다. 구조본 내부에서도 정보 접근이 그렇게 어렵나.
“김 변호사는 초기부터 신뢰를 잃었다. 그래서 경영진에서 거리를 두기도 했을 것이다.”

– 떡값 명단이 있나.
“명절 때 100만원 미만의 선물을 돌리기는 하지만 현금을 건네는 건 모르겠다. 내 경우는 법인카드도 쓰고 개인 돈도 쓴다. 우리가 월급이 좀 많다.”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말을 돌림.) “구체적으로 떡값 명단이 공개된 이상 검찰도 살아남기 위해서 최대한 사실을 밝히려고 할 거다. 삼성을 봐주고 말고도 없지 않겠나. 결국 밝혀지겠지.”

– JY 문건은 어떻게 보나.
“2차 기자회견에 김 변호사는 JY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도난당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3차 기자회견에서 이 문건을 공개했는데 아시다시피 이미 재판 때 다 나온 이야기를 담은 문건이었다. 이걸 도난당할 염려가 있다고 숨기고 다니다가 폭로라고 내놓았다. 언론은 김 변호사의 주장의 크레디빌리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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