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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의 억지와 헛소리.

Written by leejeonghwan

March 15, 2004

노동자와 소외계층의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하는 정당이 수구정치권의 난장판에서 그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옳다.

나는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게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들이 이 기가막힌 상황에서 표 계산을 하고 앉아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상황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을 그냥 보고 넘어갈 수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이 가결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탄핵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억지고 헛소리다. 결과가 어떻든 노무현이 가장 큰 이득을 챙긴 거 아니냐는 비아냥은 맥락을 한참 잘못 짚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탄핵과 민중의 삶이 별 관련이 없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나는 김규항이 확신을 갖고 말하는 것과 달리 정치의 이면과 음모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확실한 것은 우리의 손으로 뽑은 우리의 대통령이 쫓겨났다는 것이다. 역시 우리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을 내쫓았다고 억지를 부린다. 어쩌면 대의(代議) 민주주의는 처음부터 허구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분노한다. 나는 알량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명목상이나마 지켜지고 있던 내 주권을 빼앗긴 사실이 서럽고 슬프다.

나는 이해득실을 따져가면서 팔짱을 끼고 물러앉은 김규항 같은 사람들이 밉다. 당신들은 서럽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가.


탄핵, 누구에게나 분명한 것 10 / 김규항.

출처 : 김규항의 블로그. http://gyuhang.net/archives/2004/03/14@10:16PM.html

1. 노무현 씨는 바보가 아니다.
2. 탄핵 사유는 노무현 씨의 개혁성과는 별 관련이 없다.
3. 탄핵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다.
4. 노무현 씨는 탄핵이 가결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 즉, 노무현 씨는 탄핵을 선택했다.
6. 탄핵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건 노무현 씨와 열우당이다.
7. 노무현 씨와 열우당은 탄핵이 가져올 이익을 알 수 있었다.
8. 탄핵 사태와 민중의 삶은 별 관련이 없다.
9. 탄핵 사태와 6월항쟁은 별 관련이 없다.
10. 오늘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농민과 노동자들이 죽어나갈 때도 나왔다면 대한민국은 좀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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