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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와 신자유주의의 대안 논리 찾기.

Written by leejeonghwan

February 26, 2004

신자유주의에 맞설 논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여러차례 지적했던 것처럼 FTA를 체결하면 농업이 죽는다는 논리만으로는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농업을 죽여서라도 자동차와 휴대전화 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시장이 옳다고 믿고 있습니다. 과거 진보이론의 반작용 탓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국가의 통제와 간섭을 최소화한 자유시장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하지만 구태의연한 호소는 더이상 먹혀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칠레 FTA 비준 과정에서 보듯이 개방된 자유시장에서 더 기회가 많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플러스가 되는 세계화는 옳다는 논리입니다.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는 시장의 자유고 자본의 자유입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자본의, 침탈의 자유입니다. 문제는 자본의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상관관계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IMF 금융대란을 겪으면서 자본의 세계화가 초래하는 여러 문제점들은 충분이 지적됐지만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논리는 제대로 서있지 않습니다.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가져올 폐해, 제3세계의 몰락과 빈곤의 심화, 부의 불균형 등의 구조적인 문제는 당장 눈앞에 닥친 자동차 판매 둔화만큼 사람들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굳이 FTA를 반대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누구도 제3세계의 빈곤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차 수출이 줄어도 좋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제가 세운 논리는 이렇습니다. “FTA는 시작일뿐이다. 이제 세계는 하나의 큰 자유시장이 된다. 자본은 국경을 넘고 모든 규제와 보호를 넘는다. 개방된 시장에서 가난한 나라들은 경쟁력을 잃고 더욱 가난해진다. 착취당하는걸 알면서도 시장을 열어주고 그나마 남아있는 자원을 송두리째 내준다. 성장의 이면에서 약자는 철저하게 희생되고 부는 편중된다. 자본의 논리 앞에서 더이상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제 곧 온다.”

우리가 약탈하는 자의 입장에 설 수 있을 때, 세계화의 폐해는 도의적인 문제일뿐 경제 논리로는 100% 옳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국민이나 노동자와 여성과 약자와 소수자의 입장일 때 세계화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지금 세계화의 대세에 순응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아무도 우리를 위해 싸워주지 않습니다. 국가조차도 이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합니다.

과제 1. 자본의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라. 자유무역은 과연 위험한가.
과제 2. 기업을 부정할 수 있는가. 기업과 자본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과제 2. 자본에 침탈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국가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가.
과제 3. 자유시장과 세계 시장통합은 대세다. 거부할 방법이 있는가.
과제 4. 지구적 대안은 뭔가. 어떻게 가능한가. 민중적 대안은 뭔가.

참고 : FTA와 민중연대를 생각함. (이정환닷컴)
참고 : 쉽게 풀어쓰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정환닷컴)
참고 : FTA가 불러올 참혹한 미래.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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