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더 빨라진다… 노트북 시장 지각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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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도저히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날렵하고 산뜻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훨씬 가벼워지고 가격도 깜짝 놀랄 만큼 낮아졌다. 물론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최근 데스크톱 PC 판매가 주춤한 반면 노트북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바야흐로 노트북이 데스크톱 PC를 대체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노트북 시장의 최대 화두는 역시 듀얼 코어다. 코어는 중앙처리장치(CPU)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듀얼 코어라고 하면 하나의 CPU 안에 두 개의 코어가 들어있다는 의미다. 듀얼 코어 CPU는 두 개의 코어가 각각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다중 작업에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이른바 멀티 태스킹, 여러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테면 대용량 파일을 내려 받으면서 음악을 듣고 동시에 인터넷 쇼핑이나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 브라우저 창을 마음 놓고 여러 개 열어둘 수도 있다. 30% 이상 속도가 빠르다. 인텔이 지난해 5월, 데스크톱에 들어갈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내놓은데 이어 올해 1월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듀얼 코어가 바야흐로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그동안 싱글 코어 노트북은 휴대성과 성능 가운데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만 했다. CPU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면서 노트북이 지나치게 뜨거워지거나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도 골칫거리였다. 그런데 듀얼 코어 CPU를 쓰면 이런 문제들이 간단히 해결된다. 더 작고 더 가볍고 더 빠른 노트북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정도면 지각 변동이라고 부를 만하다.

물론 같은 듀얼 코어라도 사양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일단은 휴대하기 편리한 서브 노트북과 아예 데스크톱 PC 대용으로 쓸 멀티미디어 노트북, 그리고 최첨단 사양을 구비한 전문가용 노트북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밖에도 태블릿 노트북이나 울트라 모바일 PC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고급형 가운데서는 삼성전자의 센스 X60이나 R65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MS 윈도우즈 등 운영체제를 부팅하지 않고도 TV나 DVD, MP3 플레이어 등을 즐길 수 있고 고휘도·고광택의 15.4인치 와이드 LCD는 물론이고 오디오 성능도 크게 강화됐다. 저전력 설계기술을 동원, 배터리 시간을 최대 6시간까지 늘린 것도 돋보인다. 가격은 각각 224만원과 214만원.

한편 센스 Q35는 보급형 서브 노트북이다. A4 용지 1장 크기에 무게는 1.89kg, 12.1인치로 줄어든 화면을 생각하면 그리 가벼운 편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다. 고급형인 X60이나 R65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사양이면서 가격은 180만원 수준이다. 비슷한 가격의 LG전자 엑스노트 P1, 삼보컴퓨터 에버라텍 4300 등과 경쟁하는 제품이다.

서브 노트북은 화면 크기 12인치 이하, 무게 2kg 미만의 초소형 노트북을 말한다. 가격을 희생하더라도 휴대성을 강화한 노트북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는 지난해 노트북 판매 가운데 서브 노트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13%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비중은 올해 2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도 델의 인스피론 6400이나 레노보의 N100도 보급형 모델로 주목된다. 화면 크기는 14.1인치와 15인치, 가격은 각각 130만7천원과 149만원이다. 화면이 큰 삼보컴퓨터의 에버라텍 7100는 아예 데스크톱 PC 대체용으로 주목 받고 있다. 화면이 무려 17인치, 들고 다니긴 어렵겠지만 1GB 메모리에 10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도 가격은 179만9천원.

그래픽 전문가라면 HP의 NW8240에 눈을 떼기 어렵다. 15인치면서 1600×1200의 해상도에 ATI의 128MB 그래픽 카드를 채택했다. CAD나 3D 애니매이션 등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인기가 좋겠지만 가격이 400만원을 넘어선다. 무상 수리기간 3년을 보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HP는 이밖에도 보안 기능을 강화한 CEO용 노트북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싱글 코어 노트북은 걷잡을 수 없이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100만원 미만의 노트북은 물론이고 최근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40만원대 노트북이 올라와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다. 49만9천원에 팔린 이 노트북은 중국 제품으로 정품은 아니고 리콜됐다가 수리돼 나온 이른바 리폼 제품이었다. 그러나 둘러보면 정품 노트북도 50만원대에서 찾을 수 있다.

국산으로는 삼보컴퓨터, 중국 수입 제품으로는 하시나 고진샤 등이 저가 노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에버라텍 6100은 화면이 15인치인데도 80만원 안쪽에서 살 수 있다. 중국 제품은 부품이 불안정하고 AS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지만 거의 절반 가격이라 학생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팔려나가는 추세다.

또한 태블릿 PC의 확산이나 울트라 모바일 PC의 등장도 최근의 주목할 만한 변화다. 태블릿 PC는 화면에 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는 노트북을 말한다. 울트라 모바일 PC는 아예 화면에 가상 키보드를 띄운 소형 노트북을 말한다. 종이접기라는 뜻의 일본어로 오리가미라고도 부르고 UMPC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

태블릿 PC로는 HP의 TC 4400이나 후지쯔의 라이프북 P1510이 돋보인다. 병원이나 학교 같은, 키보드 대신 펜으로 입력하는 게 편리한 곳에서 많이 쓴다. 가격은 대부분 200만원을 웃돈다. 펜으로 쓴 글씨를 인식해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주기도 하고 네비게이션 기능을 장착해 운전석 옆에 두고 쓸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UMPC, 센스 Q1은 화면이 7인치에 무게는 0.7kg 밖에 안 된다. A4용지 절반 수준 그야말로 울트라 모바일한 수준이다. 윈도우즈 운영체제가 깔려있고 지상파 DMB 수신 기능과 블루투스, 유무선 인터넷 등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가격도 120만원 수준으로 비슷한 사양의 노트북과 비교해서 크게 비싸지 않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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