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하려거든 검색 광고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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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얼추 한 달에 35억건 이상 검색을 한다. 한 사람 앞에 평균 100건 정도 된다. 10년 전에는 이 정도까지 우리가 인터넷에 많은 걸 의존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특히 검색에서 얻는다. 검색 마케팅은 그래서 중요하다.

TV에서 삼성전자의 위성 DMB 휴대전화 광고가 흘러나온다. 이참에 휴대전화를 바꿔볼까 하고 네이버에 접속해 검색창에 ‘위성DMB폰’이라고 쳤더니 웬걸, 검색 결과 맨 윗줄에 LG전자의 싸이언 제품소개로 가는 주소가 뜬다. 삼성전자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굳이 삼성전자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 이거라도 볼까 하고 클릭을 하게 되고 그렇게 LG전자 홈페이지에 접속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이 회사 휴대전화를 사게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꽤나 억울할 것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TV 광고를 했는데 엉뚱하게도 경쟁업체인 LG전자에 고객들을 몰아다 준 결과가 됐다. LG전자가 이렇게 ‘위성DMB폰’이라는 검색어를 차지하고 삼성전자의 고객 한 사람을 빼앗아 오는데 들인 비용은 겨우 몇백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마케팅 담당자가 만약 이 기사를 읽는다면 곧바로 ‘위성DMB폰’이라는 검색어에 광고를 추가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검색 결과에 집어넣는 광고를 검색광고라고 부른다. TV 광고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검색광고는 구매 의향이 있는 잠재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당연히 광고효과도 훨씬 크다. TV 광고는 여전히 브랜드 이미지 재고와 신뢰 확보 등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검색광고는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훨씬 높여준다. 검색엔진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색광고 전문업체 오버추어 김대선 전무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의 8.7%가 검색을 통해 제품 정보를 알게 되고 68.3%가 제품 구입에 앞서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활용한다. 또한 42.6%가 제품 구입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검색을 활용하고 28.2%는 어디에서 얼마에 구매할 것인가를 찾기 위해 검색을 활용한다. 브랜드를 인지하고 구매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검색이 활용되고 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 상무에 따르면 상위 100대 검색어 가운데 제품 이름과 관련된 검색어가 75개에 이른다. 문제는 이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검색결과가 과연 잠재 소비자들을 어디로 이끄느냐다. 검색창에 ‘리바이스’라는 검색어를 입력한 사용자들 가운데 15% 이상이 경쟁업체나 가격 비교 사이트로 빠져나간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삼성전자 휴대전화를 사려는 사람이 LG전자 홈페이지로 빠져나가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안티 사이트의 경우는 더 큰 골칫거리다. 구글에 ‘월마트(walmart)’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월마트 홈페이지가 가장 위에 뜨고 그 바로 아래 월마트워치닷컴이라는 월마트를 비판하는 시민운동단체의 홈페이지가 뜬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월마트를 찾으러 왔다가 월마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코크(coke)’라고 입력하면 코카콜라 홈페이지 바로 밑에 킬러코크라는 코카콜라를 반대하는 웹사이트가 뜬다.

롯데월드가 홈페이지에 무료 개장 사태와 관련해 사과문을 게재했는데 ‘롯데월드’를 검색할 때 계속 그 사과문이 뜬다고 생각해보자. 롯데월드 입장에서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이처럼 검색결과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 수십억원의 광고효과를 얻기도 하고 거꾸로 엄청난 손실을 입기도 한다. 그래서 검색엔진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검색광고는 이미 2001년부터 배너광고를 추월했다. 전체 온라인 광고의 50% 이상이 검색광고다.

TV나 신문 광고에서 “검색창에 ○○○을 입력하세요”라는 문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런 광고를 본 사람들 가운데 27% 이상이 실제로 검색창에 이 검색어를 입력해 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미국에서는 인기 드라마 끝 무렵, 드라마에 나온 자동차 회사 홈페이지 주소를 소개했는데 41분 만에 1천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롯데리아는 야후의 검색창에 ‘롯데리아’를 기본 검색어로 집어넣은 뒤 홈페이지의 방문자수가 하루 6만명에서 11만명으로 늘어났다.

초고속인터넷 업체 파워콤도 검색 광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TV 광고만 했을 때는 ‘파워콤’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38.3%에 그쳤는데 검색광고를 병행한 이후 60.9%까지 올라갔다. 초고속인터넷이라는 검색어에 파워콤 광고를 연계시킨 것이다. 검색광고는 특히 다른 광고와 병행할 때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TV에서 광고를 보고 추가 정보를 어떻게 얻느냐는 질문에 90% 이상의 응답자가 인터넷 검색을 활용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4월 27일 코리아인터넷닷컴이 주최하고 ‘이코노미21’이 후원한 검색엔진 마케팅 컨퍼런스에서는 검색엔진 마케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전략이 소개됐다. 기조 발제에 나선 NHN 여민수 이비즈본부장은 “검색엔진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비용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검색광고 시장이 향후 5년간 25%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파이퍼제프리에 따르면 홈페이지 방문을 유도하는데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우편 광고가 9.9달러, 온라인 배너광고가 2달러, 전화번호부 광고가 1.2달러, 전자우편 광고가 0.05달러인 반면, 검색광고는 0.3달러밖에 안 됐다. 광고대행회사 엠포스는 프로야구 개막 이벤트 광고를 내보내면서 전체 온라인 광고비 5천만원 가운데 10%인 500만원으로 검색광고를 내보냈는데 이벤트 참가자가 전년 대비 무려 62%나 늘어났다.

삼성카드가 운영하는 항공권 예약 사이트 삼성TNE의 사례도 재미있다. 삼성카드는 회원들에게 보낸 홍보 전자우편 등이 효과가 없자 검색광고를 하기로 하고 2천개 이상의 검색어를 사들였다. ‘항공권’이나 ‘해외여행’ 등의 인기 검색어는 물론이고 ‘시드니’나 ‘오키나와’, ‘휴스턴’ 등의 항공 노선 지명이 들어간 검색어를 모두 사들인 것이다. 그 결과 웬만한 도시 이름으로 검색하면 삼성TNE 홈페이지 바로가기가 가장 위에 뜨게 됐다.

주목할 부분은 이런 비인기 검색어의 경우 비용도 별로 들지 않으면서도 클릭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시드니’를 검색하는 사람은 시드니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고 그는 첫 번째 줄에 ‘시드니 여행 전문’이라고 소개돼 있는 삼성TNE 홈페이지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검색광고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삼성TNE의 항공권 예약건수는 하루 5.0건에서 55.9건으로 11배 이상 늘어났다.

삼성TNE의 경우 광고를 처음 내보낼 때만 해도 전환비용이 12만9811원이나 됐는데 두달 뒤에는 1만5781원으로 줄어들었다. 엠포스 이상화 부장은 “고객에게 정확한 오퍼를 제시하는 게 핵심”이라며 “2천개의 검색어는 곧 2천개의 마케팅 오퍼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배너나 전자우편 광고뿐만 아니라 전체 광고비의 10%라도 쪼개서 검색광고를 병행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 ‘스키니진 인기 폭발… 없어서 못 팔아요’라는 ‘연합뉴스’ 기사가 네이버 첫 화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이 검색어를 아무도 사지 않은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키니진이 뭔가, 어디 가면 살 수 있나 하고 검색을 해볼 텐데 말이죠. 제가 옷 장사를 한다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겁니다. 기사를 보자마자 바로 광고를 신청했어야죠.” 역시 이 부장의 이야기다.

스키니진 기사가 나온 그 전후로 검색과 클릭 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4월 19일에는 ‘스키니진’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이 4129건, 클릭이 298건이었는데 기사가 실린 20일에는 16만8693건과 1만1012건으로 40배 가까이 늘어났다. ‘스키니진’이라는 검색어를 선점한 업체가 있었다면 이날 크게 재미를 봤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때는 아무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은 광고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NHN 심도섭 검색사업 유닛장은 “검색엔진 마케팅의 핵심은 최적의 검색어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개선해 나가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바다 속에 무수히 있는 잠재고객을 낚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겠죠. 어떤 미끼를 쓸 것인가, 그물로 잡는다면 그물코를 얼마나 큰 것을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가 검색어를 선정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비용까지 함께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꽃배달’ 같은 인기 있는 검색어로 광고를 내보내려면 한 달에 1천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그런데 ‘ㅤㄱㅗㅊ배달’이나 ‘꼿배달’처럼 철자법이 틀린 검색어는 거의 거저나 다름없이 살 수 있다. 아예 발상을 바꿔서 ‘여자친구 선물’이나 ‘백일 선물’ 또는 ‘200일 선물’, ‘300일 선물’ 등의 검색어를 노릴 수도 있다.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 등 온갖 ‘데이’들도 노려볼 만하다.

청바지를 파는 사람이라면 굳이 ‘청바지’가 아니라도 ‘청바지가 싼 곳’, ‘유행 청바지’, ‘청바지 세일’ 등의 검색어를 노릴 수도 있다. 클릭 수에 따라 요금을 내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이 검색어들을 선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포장이사 전문업체라면 굳이 ‘포장이사’라는 비싼 검색어 말고도 ‘공덕동 이사’, ‘효창동 이사’, ‘만리동 이사’ 등의 검색어들을 싸게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건 실제 사례다.

심 유닛장은 “순위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상위에 올라있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고 의미 없는 클릭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맨 위부터 클릭을 하겠죠. 그런데 처음에는 그냥 둘러보고만 나왔다가 두 번째나 세 번째 들른 곳에서 구매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맨 위에 올라있는 사이트가 두 번 클릭에 한번 구매가 이뤄진다면 그 밑의 사이트는 한번 클릭에 한번 구매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랜딩 페이지다. 광고를 클릭했을 때 어떤 페이지로 가게 만드느냐는 것. 홈페이지로 가게 만들 것인지, 제품 소개 페이지로 가게 만들 것인지, 또는 별도의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 것인지, 그리고 그 페이지의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나이키’라는 검색어로 들어온 고객에게 “나이키 10% 할인”이라는 페이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랜딩 페이지에는 상품정보와 가격, 배송조건 등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 구매 결정을 미루지 않도록 기간 제한 프로모션이나 무료 배송, 적립금 등을 강조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특정 타겟이나 시즌 이슈에 맞춰 특화된 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좋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하기 보다는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나 특정 상품을 강조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타겟팅도 중요한 변수다. 사용자의 IP 주소를 읽어 들여 위치에 따라 다른 검색결과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족발’을 검색할 경우 연신내 인근이라면 연신내 근처의 족발집을, 이문동 인근이라면 이문동 근처의 족발집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용자의 성별에 따라 다른 제목을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여성의 경우 “봄 시즌 구찌 샤넬 콜렉션”이라는 제목을, 남성의 경우 “빈티지 스타일 백팩”이라는 제목을 보여주는 식이다.

야후코리아 이동재 차장은 한발 더 나가 ‘검색 미디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기자들의 92% 이상이 기사를 쓸 때 검색을 활용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이 말은 곧 검색결과가 아젠다 셋팅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고 검색결과를 바꿀 수 있다면 아젠다를 움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우리는 검색에 메시지를 담아내는 시대, 검색이 곧 미디어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드름’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수많은 여드름 치료제 광고가 뜨는데 이 광고들은 다들 비슷비슷하고 사용자들은 이를 구분할 능력이 없다. 그런데 만약 “황사에 여드름 관리는 어떻게 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검색결과 맨 위에 뜨게 하고 그 기사 중간에 여드름 치료제 광고를 집어넣는다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다.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미디어의 권위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이다.

이 차장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마케팅과 검색엔진 최적화를 동시에 고민하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검색광고는 기술적 진입장벽이 거의 없지만 검색 미디어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인식의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색을 미디어로 이해하고 접근하라는 이야기다. 정보의 유통과 소비 전반에 걸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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