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는 로또일까, 바가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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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아파트는 얼마에 지어서 얼마에 팔려야 적당한 것일까. 분양 공고를 앞두고 판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쪽에서는 당첨만 되면 대박을 터뜨린다고들 난리법석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격을 더 낮추라고 성남시와 건설회사들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만약 성남시가 이겨서 분양가를 더 낮추면 그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당연히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청약 당첨자들이다. 여기에 판교의 딜레마가 있다. 주변의 아파트 가격은 이미 터무니없이 비싸게 치솟았는데 판교를 좀 싸게 공급한다고 해서 이 아파트들 가격이 낮아질까. 또한 지독히도 운 좋은 몇몇 당첨자들에게 정부가 이렇게 엄청난 횡재를 안겨줘도 좋은 것일까.

또 다른 문제는 분양원가를 따지고 들면 판교조차도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주변의 아파트들은 가격이 뛰어올라 판교보다 최소 2억원 이상 더 비싸다. 결국 판교 덕분에 한국토지개발공사와 건설업체들과 주변의 아파트 주인들, 그리고 판교 당첨자들만 돈을 번다. 그 나머지 집 없는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판교의 경우 원가연동제가 적용돼 택지 가격과 건축비가 이미 확정돼 있다. 택지 가격은 평당 평균 569만원, 건축비는 341만1천원이 상한으로 잡혀있다. 이렇게 910만1천원에다 지하층 건축비용과 분양 보증 수수료, 복리시설 설치비용 등의 가산비용이 더 붙게 된다. 32평형이라면 가산비용을 빼고도 2억9123만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건설업체들은 가산비용으로 313만~328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동탄 신도시의 경우 가산비용이 150만~160만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거의 두배에 이르는 셈이다. 건설업체들은 판교는 동탄과 달리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집어넣을 계획인 데다 지하에 암반이 많아 공사비용이 훨씬 더 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시는 가산비용을 놓고 건설업체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성남시의 입장은 190만원 이하로 낮추라는 것. 반면 건설업체들은 313만~328만원을 제시하고 여기서 더 낮추려면 택지 가격이나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토공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들 폭리도 폭리지만 도대체 택지 가격은 왜 이렇게 높은 것일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아파트 가격의 절반 이상이 택지 가격으로 빠져 나가는 셈인데 정작 토공은 영업기밀 등을 이유로 택지 조성원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토공이 얼마에 택지 개발지를 사들여 얼마의 이익을 남기고 있는지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정감사 자료 등을 종합하면 토공이 판교 택지 개발지를 사들이면서 지급한 보상비용은 평당 평균 120만원도 채 안 됐다. 그런데 이번 분양원가에 반영된 평균 택지 가격은 569만원, 여기에 용적률 163%를 적용하면 실제 토공이 건설회사에 공급한 가격은 평균 928만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120만원에 사들인 택지가 928만원으로 뛰어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판교 개발이 예정되면서 택지 개발지 가격이 터무니없이 치솟고 보상비용이 늘어난 까닭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토공이 굳이 보상비용을 깎거나 택지 가격을 낮출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건설회사들은 토공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택지 가격에는 철도나 간선도로 등을 까는 데 들어간 광역교통 시설비와 공원녹지와 상하수도 등을 개발하는 데 들어간 조성비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들 광역교통 시설비의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몫인데 고스란히 택지 가격에 포함돼 아파트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토공은 택지 가격을 낮추려면 광역교통 개선비율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택지 가격을 낮춰 싼 아파트를 많이 공급하는 것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판교의 경우에서 보듯 극소수의 청약 당첨자들에게 횡재를 안겨주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한주택공사는 3월 23일 평당 평균 분양가를 1099만원으로 책정해 공식 발표했다. 민간 건설업체들 분양가보다는 100만원 이상 낮은 편이지만 역시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평가가 많다. 경실련은 “주공은 수천억원의 택지 판매 수익을 남겼으면서도 택지 가격을 민간 건설업체에 매각한 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산정해 분양가를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이 내놓은 더 근본적인 대안은 아파트를 팔지 말고 모두 장기 또는 영구 임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이번에 판교에 공급될 물량 9420가구 가운데 임대 아파트는 모두 3576가구. 문제는 이들 임대 아파트의 임대료가 웬만한 전세 값 못지않게 비싸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임대 물량은 10년 뒤에 분양 전환된다. 그야말로 무늬만 임대인 셈이다.

경실련의 주장은 이를테면 아파트를 소유에서 주거의 개념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장기 또는 영구 임대 아파트가 충분히 늘어나면 굳이 아파트를 소유할 이유도 없고 자연스럽게 집값도 낮아지게 된다. 정부가 나서서 투기를 조장하고 건설회사들에게 폭리를 안겨줄 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토지 임대부 분양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토지 임대부 분양이란 정부가 토지 소유권을 갖고 건설회사가 건물만 파는 방식이다. 입주자는 건물만 사고 토지 임대료는 전세나 월세 형태로 정부에 내면 된다. 이 경우 분양가에서 택지 가격이 빠지기 때문에 평당 분양가가 500만원 정도로 낮아지게 된다.

정부가 토지 소유권을 갖게 되면 무엇보다도 택지 개발과 매매과정에서 토공이나 개발업자들이 챙기던 개발이익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택지 가격에 거품이 빠지면 그동안 말로만 떠돌았던 아파트 절반 가격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건물만 사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값어치가 떨어진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정부는 송파 신도시에 시범적으로 토지 임대부 분양방식을 도입할 계획인데 문제는 당장 택지 개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다. 지금이야 택지를 건설회사들에 넘기면 바로 비용을 뽑을 수 있지만 임대부 분양방식으로 바뀌게 되면 회수 기간이 마냥 늘어나고 그만큼 정부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물론 광역교통 개선비 등도 고스란히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성남시와 건설회사들의 협의가 결렬됨에 따라 3월 29일로 예정돼 있었던 민간임대 아파트 청약 일정을 일단 연기했다. 협상 경과에 따라 분양가가 조금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판교는 결국 수많은 로또 당첨자들을 만들 것이고 부동산 불패 신화를 더욱 확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판교 투자 매력, 잘 따져봐야.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판교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집어 들자니 너무 뜨겁고 그렇다고 내버려두고 돌아서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무엇보다도 일단 값은 싸다. 가까운 분당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싼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25.7평 이하의 경우는 10년 동안, 25.7평 이상의 경우는 5년 동안 전매 제한이 걸려있다는 것이다. 당첨된다고 해서 바로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입주 시점은 2009년, 그로부터 5년 또는 10년 뒤 부동산 가격을 누가 지금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 사이에 고령화가 진행되고 부동산 가격이 동반 하락 또는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결국 판교의 매력은 지금 시점에서 상대적인 매력일 뿐이고 무엇보다도 5~10년 동안은 실현할 수 없는 이익인 셈이다. 들어가서 평생 살 생각이 아니라면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격도 물론 부담이 된다. 평당 분양가가 1200만원이면 32평형 기준으로 3억8400만원이다. 특히 판교는 투기지구로 묶여 있기 때문에 분양금액의 40%밖에 대출이 안 된다. 당첨 5일 만에 내야 하는 계약금을 포함해 나머지 60%, 2억3천만원 이상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민들에게 로또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당첨된 이후에 계약을 하지 않으면 5년 동안 청약 자격이 상실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가격 부담은 조금 덜 하겠지만 임대 아파트의 경우도 선뜻 뛰어들기는 조심스럽다. 임대 의무 기간이 10년이고 이민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전매도 안 됩니다. 역시 재테크 보다는 아예 들어가 살 생각을 하는 게 좋다. 물론 10년 뒤면 분양 전환을 받을 수 있지만 전환 가격이 임대 의무 기간 종료 이후 감정평가액 이하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기껏 임대료만 실컷 물고도 나중에 훨씬 비싼 가격으로 사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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